배우 한예준

배우 한예준 ⓒ 제이와이드컴퍼니


얼굴을 마주하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건 시원시원한 이목구비다. 한 마디로 '잘 생겼다'. 이 첫인상의 주인공은 JTBC <선암여고 탐정단>으로 브라운관에 데뷔한 모델 출신 배우 한예준. 이 드라마에서 한예준은 천재 사진가 하라온 역을 맡아 여성 시청자의 눈도장을 받았다. 하지만 입을 열면 브라운관 속 까칠하고 냉철한 하라온은 온데간데없고 "내 이야기를 하는 게 신선하고 재밌다. 진짜 TV 속 연예인이 된 것 같다"며 수줍은 듯 미소를 짓는 한예준만이 눈에 들어온다.

첫 출연작 <선암여고 탐정단>은 우여곡절 끝에 합류한 드라마다. 시놉시스를 보고 자신과는 확실히 달랐던 하라온이 눈에 들어왔고, 오디션 장에 가기 전까지 원작과 대본을 달달 읽으며 나름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내가 아닌 나를 연기해야한다는 게 어려운 숙제이긴 했지만, 정말 해보고 싶어서 나름대로 독을 품고 갔다"는 그는 "그런데 현장에서 긴장한 나머지 몸이 굳어 버렸다"고 했다.

"다들 '얼굴은 참 좋은데'라면서 한숨을 쉬시더라고요. (웃음) '안 되겠구나' 생각했죠. 그런데 한 분께서 당시 화제였던 뮤직비디오를 보겠다며 '이 시간 동안 뭐라도 해 보라, 마지막 기회를 주겠다'고 하셨어요. 그 소리가 귀에 들리지도 않을 정도로 긴장하고 있었지만, 어떻게든 해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배우 한예준

배우 한예준 ⓒ JTBC


그 모습이 기특해서였을까, 결국 하라온의 주인은 한예준이 됐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요원해 보였던 연기자의 길이 성큼 다가왔다는 것은 물론 기쁜 일이지만, 촬영을 모두 마친 지금은 기쁨보다 아쉬움이 더 크단다. "NG만 내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여러 앵글로 몇 번씩 찍어야 한다는 걸 처음 알았다. 또 그동안 보던 카메라가 아니라 익숙해지는 데 시간도 걸리더라"는 그는 "솔직히 말해 배운 것도 많지만 화도 나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다음엔 좀 더 준비된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그러나 스스로에게 화를 내는 것은 한예준에겐 앞일을 위한 좋은 원동력이 된다. 평소 골프부터 볼링, 스노보드, 럭비 등 좋아하는 운동이 많은 건 "워낙 승부욕이 강한" 그의 성격 덕분이다.

청소년기를 영국과 미국에서 보냈다는 그는 이 승부욕을 무기로 친구들과 운동을 하며 타지 생활에 적응할 수 있었다. "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라 한 번 운동을 시작하면 혼자 연습하는 일이 많다"는 그는 "연기도 마찬가지다. <선암여고 탐정단>으로 내 부족함이 보였으니 오기가 생긴다"고 했다.

 배우 한예준

배우 한예준 ⓒ 제이와이드컴퍼니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내가 가진 게 출중하지는 않아도 어느 정도 보여줄 만큼은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사실이 아니었던 거죠. 첫 촬영 때부터 긴장하기는 (오디션 때와) 매한가지였어요. 혼란이 생겨 실수할 때도 있었고요. 승부욕이 생겨요. 더 열심히, 자신감 있게 연기할 수 있을 때까지 오래 노력해 보고 싶어요."

다행인 것은 그가 앞서 언급한 운동을 비롯해 자신의 승부욕을 바탕으로 넘어 무언가를 성취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유학 후 한국으로 돌아와 시간을 보내던 중 지인의 한 마디에 얼떨결에 찍게 된 그의 첫 화보가 좋은 예다. "당시 여자 모델과 함께 야외에서 잡지 지면 화보를 찍게 됐다"는 그는 "혼자면 어떻게든 하겠는데, 두 사람이 함께 해야 하는 데다 자전거도 타야 해서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 썩 훌륭하지만은 않았던 첫 화보 촬영의 기억은 이후 한예준이 여러 잡지 화보에서 멋진 표정과 포즈를 지어내 수 있는 모델로 성장하는 데 큰 몫을 했다. 그러니, 이제 갓 걸음마를 뗀 '배우' 한예준에게도 얼마든지 기회는 있는 것 아닐까. "다음엔 좀 더 준비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그는 "올해 그런 기회가 온다면 더 좋겠다"며 다시 한 번 미소 지었다.

한예준 선암여고 탐정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