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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모 방송에서 안면도에 꽃게철이라 꽃게가 저렴하다고 했다. 그 방송을 보시던 어머니는 안면도에 놀러가고 싶다는 말을 넌지시 하신다. 마침 나도 안면도에는 한번도 가본적이 없었고 최근 국립공원 야영장 투어를 하고 있는 찰나여서 어머니를 모시고 안면도 여행을 계획했다.

국립공원 야영장 예약을 하러 접속했다. 안면도는 '태안해안 국립공원'에 있다. 태안쪽에 있는 국립공원 캠핑장인 '학암포 오토캠핑장'을 예약하고 어머니께 안면도에 가자고 말씀 드렸다. 별 생각없이 저질렀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경상남도 김해시. 안면도까지는 차로 무려 5시간이 넘게 달려야 했다. 직장생활을 하고 있을 때 같으면 엄두도 내지 못할 일정이지만 독립을 하고 나서는 부담없이 이런 생활을 만끽할 수 있다. 게다가 여유롭게 평일 일정으로.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할미 할아비 바위.
▲ 할미 할아비 바위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할미 할아비 바위.
ⓒ 강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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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두번, '할미 할아비 바위'를 만날 수 있다

여행 당일. 아침 일찍 서둘러 10시쯤 집을 나섰다. 평소 저녁형 인간으로 오전 시간은 '취침시간'인 나에게는 아주 획기적인 일정이다. 가는 길이 멀기에 서둘러 출발했다. 휴게소를 2번 들르면서 겨우 도착한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도착하니 빠졌던 물이 다시 들어오고 있었다.

꽃지 해수욕장의 볼거리는 바로 '할미 할아비 바위'다. 하루에 두번 물이 빠지면 바위까지 걸어 들어가 볼 수 있다. 일몰때가 되면 두 바위사이로 해가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서해의 3대 낙조'로 손꼽힌다. 그리고 할미 할아비 바위는 통일신라시대 장보고가 청해진에 주둔해 있을 때 안면도의 승언이라는 장군의 부부에 얽힌 슬픈 사랑이야기가 담겨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할미 할아비 바위를 가까이서 보기위해 들어가는데 방송이 흘러나왔다. 이제 물이 들어오고 있으니 행락객들은 밖으로 나오라고 한다. 잠시 뒤에 보니 넓은 꽃지해수욕장의 백사장이 하나도 보이지 않을정도로 물이 들어와 있었다.

꽃지해수욕장 앞 꽂지해안공원
▲ 꽃지해안공원 꽃지해수욕장 앞 꽂지해안공원
ⓒ 강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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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지 해수욕장앞에는 '꽃지해안공원'이 있다. 꽃지해안공원은 2002년 안면도 국제 꽃 박람회의 성공을 기원하고 국민에게 새로운 휴식처를 제공하기 위해 꽃 박람회장의 기본 골격을 유지하면서 조성한 테마파크다.

아쉽게도 이 해안공원은 관리가 되지 않고 방치가 되고 있는듯 하다. 공원안 시설물들에는 페인트 칠이 벗겨지고 녹이 슬어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공원을 한바퀴 도는 동안 행락객을 단 1명도 만날 수 없었다.

반면 안면도의 바다가 보이는 드넓은 공간에 심어진 멋진 나무들과 꽃들을 보면서 걷고 있으니 여유로움을 만끽하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지금부터라도 공원을 좀 더 제대로 관리 운영해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안면도에 하나뿐인 수산시장
▲ 안면도 수산시장 안면도에 하나뿐인 수산시장
ⓒ 강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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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도에 온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꽃게'다. 연세가 많으신 어머니에게는 안면도의 볼거리보다는 수산시장의 활기찬 모습이 더 끌리게 마련이다. 꽃지에서 나오는 도로에 수산시장으로 가는 길이 잘 표시 되어 있다. 수산시장에 도착하니 잘 지어진 건물이 하나 서 있었다. 부산이 고향이라 수산시장이라고 하면 '자갈치 시장'의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상상했던 나에게는 생소한 모습이었다.

건물 지하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2층으로 올라갔다. 아담한 식당겸 수산물 가게 약 10여개소가 영업을 하고 있었다. 건어물 가게도 한곳 보였고 안면도 수산시장의 명물이라는 '튀김집'도 보였다. 수산시장 바닥에는 물기 하나 없이 마른 모습이었고 시장안은 조용했다.

안면도에 큰 수산시장이 다른곳에 또 있나 싶어 수산시장 가게 사장님들께 물어보니 안면도에 있는 수산시장은 여기 한곳뿐이라고 했다. 안면도는 작은 섬이라 수산시장이 크지 않단다. 평소 자갈치 시장을 머릿속에 담고 있는 나에겐 좀 실망스러웠다.

제철인 꽃게 가격을 여기저기 물어보시던 어머니는 몇개 되지 않는 수산시장안을 몇바퀴나 돌면서 '비싸다'고 하셨다. 어머니는 꽃게잡이 배에서 막 내린 싱싱한 꽃게를 경매 통해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오신거란다.

결국 우리는 꽃게 대량구매는 포기하고 우리가 한번 먹을만큼의 꽃게를 구매했다. 부산에서 왔다고 에누리 욕심을 부려 서비스로 꽃게 1마리를 더 받았다. 그리고 국내산 대하 9마리를 떨이로 2만원에 구매했다. 덕분에 오늘 저녁은 안면도 오는길에 '홍성'에서 구매한 '홍성한우'와 꽃게. 그리고 대하다.

기분좋게 여행왔으니 생각보다 조금 비싸더라도 맛있게 먹자고 실망하신 어머니를 달래드렸다. 그렇게 시간은 어느새 오후 5시를 넘겨 버렸고 서둘러 오늘의 숙영지인 '학암포'로 발길을 돌렸다. 안면도에서 학암포까지는 1시간을 더 가야 한다. 해가지기전에 도착하기 위해 서둘렀다.


태그:#안면도, #꽃게, #꽃지해수욕장, #꽃지해안공원, #수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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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콘텐츠 대표 문화기획과 콘텐츠 제작을 주로 하고 있는 롯데자이언츠의 팬이자 히어로 영화 매니아, 자유로운 여행자입니다. <언제나 너일께> <보태준거 있어?> '힙합' 싱글앨범 발매 <오늘 창업했습니다> <나는 고졸사원이다> <갑상선암 투병일기> 저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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