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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
 풍선
ⓒ 정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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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제주 시청 일대가 노란 풍선으로 물들었다.

만화인을 비롯한 예술인들이 모여 '0416제주의 약속을 그리다'라는 주제로 제주 시청 인근 벤처마루 앞 광장에서 문화예술제를 개최한 것.

별빛등대의 걸개그림들
 별빛등대의 걸개그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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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직접 만든 노란 손수건
 학생들이 직접 만든 노란 손수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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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만화인행동 제주후원이 주최하고, 간드락소극장이 주관한 이번 예술제는 세월호에 관한 제주시민의 가라앉은 침묵을 깨우기 위해 마련한 자리로 한 걸음의 마음의 별빛들이 모여 어둠을 밝히는 하나의 큰 등대가 되자는 의미실현을 위해 추진됐다.

이번 예술제는 세월호 유가족 유민아빠로 세월호 진상규명에 앞장서고 있는 김영오씨 등이 참석하고, <내이름은 김삼순>의 아버지 역을 맡아 아직도 삼순이 아빠로 불리는 치유심리 연극배우 맹봉학씨가 사회를 맡았다.

대형걸개그림 작업 모습
 대형걸개그림 작업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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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날인 23일, 만화인 행동은 제주 벤처마루 앞 광장 바닥에서 그림을 그리며,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스케치부터 색조를 입히는 그림의 완성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세월호에 남아있는 이야기를 기억의 언저리에서 불러내 깊은 공감을 샀다.

특히 오후 7시께 펼쳐질 대형 걸개그림 퍼포먼스로 설문대할망이 세월호를 인양하는 모습을 색칠하는 작업에는 제주시민들과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또 무대광장 한 켠에는 무료캐리커처, 노란 손수건 그리기 및 나눔 행사, 세월호 목걸이 색칠하기, 진상규명 서명부스가 마련됐다.

제주지역 예술인들의 합동 공연
 제주지역 예술인들의 합동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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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는 오후 3시부터 8시까지 제주지역 예술인들의 공연릴레이도 펼쳐졌다.

거리의 악사 김수수, 마임이스트 이경식, 알상블 이레, 칠리스트 문지윤, 싱어송라이터 러피, 더 질레 밴드, 나형이네 밴드, 앙상블 공명, 행드럼 강그림, 행위예술가 심희정, 김유철 시인 등이 여전히 아픔으로 기억되는 세월호 참사를 자신들만의 색깔로 노래, 연주, 퍼포먼스 등으로 아낌없이 풀어냈다.

또한 볍씨학교 학생들과 신성여고 학생들이 플래쉬몹으로 세월호를 잊지말아 달라는 간절한 호소를 담은 단체몸짓과 노래를 불러 지나가는 시민들의 이목을 끔과 동시에 큰 박수를 받았다.

치유심리 연극배우 맹봉학씨
 치유심리 연극배우 맹봉학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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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맡은 맹복학씨는 공연의 첫 문을 열며 다음과 같이 얘기했다.

"세월호 참사는 1년이나 지났다. '왜 아직도 세월호냐'며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아직까지 진상규명이 된 것도 없고 그 1년간 변한 것은 하나도 없다. 무수한 생명이 사라진 지 1년 밖에 안 된 것이다."

고 김유민양의 父 김영오씨가 직접 그림전에 참여하고 있다.
 고 김유민양의 父 김영오씨가 직접 그림전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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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씨는 "제주 지역 예술인들이 이런 뜻 깊은 행사를 마련해 줘 너무 감사하다, 지난해 46일간의 단식과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일정들 사이에서 건강을 잃었지만, 앞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자라나는 모든 아이들을 또 다시 잃고 싶지 않다, 세월호 참사의 교훈을 잊지 말고 안전한 사회로 자립해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계속 싸울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아직도 세월호냐'는 일각의 비판적인 목소리들 들을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며, 유가족이 보상금 받기에 혈안된 것 아니냐는 일부 왜곡된 시선들은 자신을 포함 유가족들을 오해하는 것이다, 유가족들은 아직 보상금을 받지도 못했고, 돈을 받기 위해 이러한 고통을 감내하며 싸움을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국민들이 자기와 같은 아픔을 느끼지 않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 지금은 유가족인 자신들 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고생이 많습니다" 그 한마디만 들을 수 있으면 된다고 심정을 밝혔다.

그림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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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인 행동팀은 "세월호 인양으로 진실규명을 불러오기 위해 어둠속에 숨죽인 별들이 모여 지금의 별빝등대가 되었다"고 말하면서 "광화문에서 팽목, 안산으로 이어진 걸음이 이제 제주에까지 닿았다, 제주시민과 함께 만화로 그리고 되새기는 과정을 통해 슬픔과 비명을 체화(體化)해 우리 곁에 산재한 안전불감과 생명경시의 풍토를 풍자해 그림으로 나타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번 만화인 행동의 퍼포먼스에는 유민아빠 김영오씨와 수양딸 '다영'이도 참여해 자신들의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24일에는 제주 시청 어울림 마당에서 걸개그림 전시와 "제주에서 세월호, 강정이 만나다"를 주제로 토론회가 펼쳐진다.

한편, 21일 늦은 저녁에 제주에 발을 디딘 만화인 행동 별빛등대의 이도헌, 권도희, 하비, 기연희, 김동범, 임소희 작가 등과 정한별 시인은 유민아빠 김영오씨와 강정의 해군기지반대를 표시했다.

만화가들과 유민아빠는 "강정을 첫 방문하면서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였을 때의 비통함을 느꼈다, 강정천과 범섬의 아름다움, 구럼비 바위는 지켜져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강정의 문정현 신부와의 만남에서 연대의 의사를 표시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신문 제주시대에도 게재되었습니다.



태그:#제주생각여행, #제주이야기, #세월호문화예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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