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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 얘기가 많이 나오지만, 여전히 우리에게는 멀게 느껴지는게 사실이다. 사회라는 말과 경제라는 말 모두 익숙한 말이지만 이 둘이 합쳐질때의 생경함 때문이다. 정치라는게 국회의원들만 하는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좁은 의미에서 정치만을 생각하기 쉽듯이 경제라는 것도 시장에서 거래되는 것만이 다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좁은 의미에서의 시장경제만을 생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들만의 것으로 사고하면서 우리의 상상력은 갇혀지게 되고, 우리가 가진 것들을 놓치게 되었다. 사회와 경제를 연계해서 사고해보자고 하지만, 쉽사리 그림이 떠오르지 않는 것도 당연하다.

그런 가운데 최근 나온 두 권의 유사한 책은 무척이나 반갑게 사회적경제를 우리 주변의 생생한 사례들로 잘 다가오도록 서술하고 있다. 바로 <사회적경제의 발견>과 <마을을 상상하는 20가지 방법>이다. <사회적경제의 발견>은 충남의 사례가 중심이고, <마을을 상상하는 20가지 방법>은 서울의 사례가 중심인데 이 두 책은 차이점보다 공통점이 많다. 사회적경제를 탐색하는 재미난 방법으로 두 책의 매력을 공통점으로 엮어 얘기해본다.

충남과 서울의 사회적 경제 그 '공통점'

<사회적경제의 발견> 충남을 중심으로 한 사회적경제의 여러 사례를 통해 지금 행복한 경제의 의미를 살펴본다
 <사회적경제의 발견> 충남을 중심으로 한 사회적경제의 여러 사례를 통해 지금 행복한 경제의 의미를 살펴본다
ⓒ 포도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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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사회적경제의 발견>은 사회적경제를 돌보고, 알리고, 먹고, 낫고, 만들고, 다니고, 일하고, 배우고, 만나고, 묵고, 벌고, 헤어지는 우리의 삶의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본다. 그런가 하면 <마을을 상상하는 20가지 방법>은 마을 안에서 놀고, 먹고, 모이고, 협동하고, 말하고, 예술하고, 교육하고, 일하며 새로운 마을, 새로운 경제, 바로 사회적경제를 얘기하고 있다.

사회적경제를 딱딱한 이론으로서가 아니라, 먼 나라의 이야기나 먼 미래로서가 아니라 우리 주변의 삶 속에서 내가 무심코 지나쳤던 그 삶의 현장 속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나와 비슷한 고민과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살짝 다른 각도에서 이 문제를 다른 여러 사람들과 함께 해결해가는 얘기를 담고 있다.

예를 들어볼까. <사회적경제의 발견> 알리다의 옥천신문 사례에서는 주민과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는 언론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 공공기관에서 직원들이 일손돕기를 나갔다고 보도자료를 내면 기자는 으레 마을의 이장님댁에 먼저 전화를 걸어 사실 확인을 한다. 마을 주민들이 제보자이고, 독자이고, 든든한 후원자이다.

<마을을 상상하는 20가지 방법>. 다양한 마을살이를 통해 새로운 경제, 새로운 삶을 꿈꿀 수 있게 해준다.
 <마을을 상상하는 20가지 방법>. 다양한 마을살이를 통해 새로운 경제, 새로운 삶을 꿈꿀 수 있게 해준다.
ⓒ 샨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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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상상하는 20가지 방법>에서 마을에서 모여사는 은실이네 사례에서는 적은급여로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하던 이들이 함께 살면서 살림살이를 공유하고, 텃밭을 가꾸는 모습이 나온다. 더 나아가 근처에 살던 사람이 이사를 가면서 건내준 냉장고를 '마을 장독대'로 활용해 사람들과 교류하게 된 사연도 나온다.

그렇다. 사실 아주 대단한게 아닐 수 있다. 저런 관계를 형성하면서 기존과 살짝 달라진게 무슨 사회적경제인가 반문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 작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도 쉽지 않으며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더욱이 그렇게 시작된 작은 변화가 다른 변화를 이끌어내며 연쇄적인 반응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더더욱 상상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두 책의 각 사례에서는 이러한 각 사례들이 결코 완성형이 아니며, 또 다른 과정을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는 다양한 갈등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하고자하는 의지들이 모여져 우리들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한다. 누군가가 만들어주는 이상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여러 사람들의 노력으로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물론 <사회적경제의 발견> 말미에 사례와 관련한 그롯된 욕망에 대한 지적처럼, 자칫 각 사례들이 모범답안처럼 보이거나, 우리의 관계 속에서 새로운 사례가 나오기 보다는 기존 사례에 우리 관계를 집어넣으려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책에서는 "다른 지역의 특수한 일로만 여기지 말고 우리 지역 내에 그런 특수성을 접목시킬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나와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구체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얘기한다.

<마을을 상상하는 20가지 방법>에서도 말미에 마을을 둘러보기 위해서는 모름지기 천천히 둘러보고 살펴야 하며, 그렇게 "온몸으로 느껴야 가능한 생생한 경험들이야말로 진짜 삶"이라고 한다. 그래서 내가 사는 마을과 다른 마을의 이야기를 엮어가며 '나의 마을 유산 답사기'를 만들어볼 것을 권한다.

우리 주변 생활상의 사례, 삶의 과정에서 만나게 되었던 다양한 삶의 방식을 통해 마을을 새롭게 상상해보고, 우리가 놓쳤었던 새로운 사회적경제를 발견해보자. 그 사례를 나의 상황에 그대로 대입시키려 하지 말고, 다른 사례를 읽으며 드는 느낌, 고삐 풀린 상상력으로 내가 서 있는 이 곳에서 새로운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보자. 그렇게 함으로써 나중이 아니라 지금 행복한 경제를 통해, 우리가 꿈꾸던 마을이 펼쳐진다.


태그:#사회적경제, #마을, #서울, #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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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및 사회적경제 연구자, 청소년 교육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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