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롯데를 상대로 화끈한 방망이 쇼를 펼쳤다.

양상문 감독이 이끄는 LG 트윈스는 지난 2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 나섰다. LG는 홈런 3방을 포함해 장단 21안타를 터트린 타선의 대폭발에 힘입어 20-12로 대승을 거뒀다.

LG는 5월 들어 두 번째로 연승행진을 거두며 부진을 씻어 낼 발판을 마련했다. LG의 대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선수는 1회 만루 홈런을 폭발시키며 경기 분위기를 LG쪽으로 가져 온 나성용이었다.

수비 약점 때문에 기회 얻지 못한 거포 유망주 나성용

광주 진흥고 출신의 나성용은 고교시절부터 잠재력을 갖춘 포수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다. '앉아쏴' 조인성(한화 이글스)의 후계자를 찾던 LG에서는 나성용을 200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6라운드로 지명했다.

하지만 나성용은 다소 낮은 지명 순위 탓에 프로 입단을 포기하고 연세대로 진학했다. 고교 선수가 프로 지명을 받은 후 대학 진학을 선택하면 지명권은 소멸된다. 단, 프로 지명을 받고도 대학행을 선택한 선수는 대학 졸업 시 1차 지명 대상에서 제외된다.

연세대 시절 동생 나성범(NC 다이노스)과 형제 배터리를 구축하기도 했던 나성용은 2011년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전체 17번)로 한화에 지명됐다. 나성용은 한화 입단 후 시범경기에서 김광현(SK 와이번스)을 상대로 홈런포를 터트리며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당시 한화에는 류현진(LA 다저스)의 전담 포수로 유명했던 노장 신경현을 비롯해 이희근, 박노민, 정범모 등 비슷한 기량을 가진 포수들이 많았다. 포수로서 경험이 부족했던 나성용은 상대적으로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결국 나성용은 27경기에서 타율 .237 2홈런 7타점의 성적으로 루키 시즌을 마감했다. 그리고 나성용은 2011년 12월 FA자격을 얻고 한화로 이적한 송신영(넥센 히어로즈)의 보상선수 자격으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결국 LG는 나성용 지명 후 5년 만에 LG 유니폼을 입히는 데 성공했다.

LG 역시 조인성이 SK 와이번스로 이적하면서 포수 자원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당시 LG를 이끌던 김기태 감독(KIA 타이거즈)은 나성용 대신 김태군(NC), 조윤준, 윤요섭(kt 위즈) 등 기존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결국 나성용은 2012년 1군에서 한 경기도 뛰지 못했고 경찰청으로 입대했다. 나성용은 경찰청에서도 장성우(kt), 한승택(KIA) 등에게 밀려 포수로서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타격에 남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수비에서의 약점 때문에 재능을 뽐내지 못한 대표적인 선수였다.

LG 이적 후 첫 1군 경기에서 만루홈런으로 화끈한 신고식

LG는 나성용이 군복무를 하는 사이 최경철이라는 늦깎이 포수를 발굴했고, 상무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유강남도 팀에 합류했다. 포수로서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나성용은 타격재능을 살리기 위해 스프링캠프에서 1루수로 변신했다.

내야수로서도 실전경험이 거의 없었던 나성용은 1군이 아닌 퓨처스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5월부터 본격적으로 경기에 출장한 나성용은 퓨처스리그 12경기에서 타율 .371 8타점을 기록하며 뛰어난 타격감을 뽐냈다.

그리고 기다리던 나성용에게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 LG타선에서 이병규(햄스트링), 손주인(손등), 정성훈(발목)이 연쇄 부상을 당하며 차례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것이다. 양상문 감독은 퓨처스리그에서 맹타를 휘두르던 나성용을 1군으로 불러 들였다.

아직 1루수로서의 수비가 검증되지 않은 나성용은 22일 롯데전에서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수비에 나서지 않는 지명타자를 하위타선에 배치했다는 것은 타격에서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는 뜻이다.

하지만 나성용이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는 데는 첫 타석의 첫 번째 공이면 충분했다. 나성용은 1회 초 2사 만루 상황에서 나온 첫 번째 타석에서 롯데 선발 김승회의 초구를 잡아당겨 좌측담장을 넘기는 만루 홈런을 터트렸다.

LG 유니폼을 입고 뛴 첫 1군 경기에서 팀의 대승을 이끄는 벼락같은 만루 홈런으로 양상문 감독과 LG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것이다. 나성용의 홈런은 개인 생애 첫 만루 홈런이자 올 시즌 LG의 첫 만루 홈런이기도 하다.

사실 나성용은 야구팬들에게 포수 출신의 거포 유망주보다는 NC가 자랑하는 슈퍼스타 나성범의 형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나성용은 LG 유니폼을 입고 나선 첫 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야구팬들에게 알리는 데 성공했다.

LG는 나성용이 만루 홈런을 포함해 2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했고 테이블세터로 나선 오지환과 황목치승도 나란히 4안타 경기를 펼치며 놀라운 타격감을 과시했다. 이날 LG가 터트린 21개의 안타는 올 시즌 LG의 한 경기 최다 안타 기록이기도 하다.

반면에 롯데는 선발 김승회가 3이닝 9피안타 10실점(10자책)으로 무너졌고 이어 등판한 이인복(4.1이닝 자책)과 강영식(1이닝 2실점)도 달아오른 LG의 방망이를 식히지 못했다. 롯데는 8회 말 공격에서 7점을 추격했지만 너무 늦은 감이 있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KBO리그 LG 트윈스 나성용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