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문건 유출사건의 박관천 경정과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의 대통령기록물 유출 혐의 등에 대한 재판에 증인으로 소환된 박지만 EG 회장이 출석하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친동생이 법정에 강제구인될 가능성이 생겼다.
박 회장은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8부(부장 최창영) 심리로 열린 박 경정과 조 전 비서관 등에 대한 공판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끝내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박 회장은 불출석사유서도 제출하지 않고 재판부와 공판 관계자, 취재진을 기다리게 했다.
박 회장은 이 사건의 핵심 증인이다. 검찰이 박 경정과 조 전 비서관에 적용한 대통령기록물 유출 혐의에서 유출 기록물의 최종 행선지 즉 이 기록물을 전달받은 이가 바로 박 회장이기 때문이다. 조 전 비서관은 박 회장에게 문건을 전달한 건 대통령 친인척 관리라는 본연의 업무에 속하고 전달한 문건이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하지도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박 회장이 이 문건을 받으며 들은 전달 목적, 문건의 용도, 조 전 비서관과 박 경정 접촉 목적과 내용 등을 밝히는 건 이 사건 피고인들의 혐의를 따지는 데에 중요 증언이 된다.
재판부는 다음달 9일에 열리는 공판에 다시 한번 박 회장을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재판장은 "다음에도 불출석하면 과태료 처분이나 구인 절차를 밟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인 친누나의 명예훼손 수사에 중요 참고인으로 검찰에 소환됐던 박 회장이 이번엔 자신에게 청와대 문건을 건넨 측근들의 재판에 강제구인될 가능성도 생긴 셈이다.
한편 EG의 계열사인 EG테크 소속으로 포스코 광양제철소 사내하청 노동자였던 고 양우권 금속노조 EG테크분회장이 박 회장에게 노동탄압 책임을 묻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사건과 관련해서도 박 회장은 어떤 반응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