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어깨 통증 원인은 관절 와순 부분 파열이었다. 5월 22일(이하 한국 시각) 류현진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 LA 컬란-조브 클리닉에서 다저스 주치의 닐 엘라트리체 박사의 집도로 2시간가량 어깨 관절 내시경(이하 관절경) 수술을 받았다.

컬란-조브 클리닉은 미국 스포츠 의학의 큰 변혁을 몰고 왔던 정형외과 전문 병원으로, 1950년대에 다저스 팀 닥터였던 로버트 컬란 박사와 동료 의사인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의 창시자 프랭크 조브 박사가 함께 설립한 병원이다. 류현진은 일단 최고의 여건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셈이다.

사실 류현진의 어깨 상태는 MRI 촬영으로도 쉽게 판단할 수 없을 만큼 불확실했다. 결국 관절경을 통해 직접 들여다 보기 전까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부상의 부위가 미세했던 것이다. 류현진의 부상은 어깨 관절 와순의 부분 파열이었다.

이에 이 날 수술은 관절 와순 파열(Labral Tear) 부위를 봉합하는 수술로 진행되었다. 엘라트리체 박사는 류현진의 왼쪽 어깨 부위에 파열된 미세한 부분을 봉합했고, 나머지 부위를 깨끗하게 청소하는 수술을 마쳤다. 마취 과정 및 수술 등을 포함하여 2시간 정도가 소요되었으며, 류현진은 별도의 입원 없이 수술을 마친 뒤 바로 숙소로 돌아갔다.

일단 류현진은 23일 현지 언론과 직접 인터뷰를 통하여 수술과 관련된 내용을 밝힐 예정이며 수술 자국이 아물고 염증의 완화를 위하여 안정에 들어간다. 이후 관절의 각도를 회복하는 ROM(관절 운동 범위) 운동을 시작하며 근력의 회복을 위한 저부하 근력 운동을 병행한다.

여기까지는 일반인들의 재활 과정과 동일하다. 이 과정에서 어깨에 통증이 완화되었음이 증명되면 본격적으로 투구 재활 프로그램(ITP)에 들어가는데, 선수 개인 체격 등에 따라 회복에 걸리는 시간이 차이가 날 수도 있다. 이 과정이 류현진에게 정말 중요하고도 힘든 외로운 과정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선수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류현진의 경우는 MRI에서 발견이 되지 않을 정도로 파열의 범위가 미세했기 때문에 비교적 간단하게 수술을 마치고 퇴원할 정도였다. 그러나 어깨 관절 와순의 부상에서 완전하게 회복하여 선수 생활을 오랫동안 지속한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철저한 재활이 필요하다.

관절 와순 파열을 극복하고 다시 재기했던 대표적인 선수로는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밤비노의 저주를 깨뜨리는 데 공헌했던 우승 청부사 커트 실링이 있다. 1988년에 메이저리그에서 데뷔하여 주로 불펜으로 활약하다가 1993년에 본격적으로 풀 타임 선발로 활약한 그는 1994년 어깨 부상으로 13경기 등판에 그쳤다.

결국 실링은 1995년에 어깨 관절 와순과 관련하여 수술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링은 그 해에 복귀하는 데 성공하여 17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다. 그리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 이적하여 2001년 랜디 존슨과 함께 팀을 월드 챔피언에 등극하는 데 크게 기여했고 존슨과 함께 월드 시리즈 공동 MVP를 수상했다.

이후 2004년 보스턴으로 이적한 뒤 포스트 시즌에서 발목을 다쳤음에도 불구하고 상처 부위를 일시적으로 봉합했다 푸는 과정을 두 번이나 반복하며 그 유명한 핏빛 투혼을 발휘, 밤비노의 저주를 푸는 데 기여했다. 2007년에도 실링은 조시 베켓(은퇴)과 함께 보스턴을 또 다시 월드 챔피언에 올려 놓았다.

이렇듯 실링은 1995년에 수술을 받은 뒤 2008년까지 총 14년을 더 던졌다. 비록 현역 시절 즐겼던 씹는 담배 때문에 현재 구강암을 앓고 있지만, 실링은 어깨 부상을 극복한 대표적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포스트 시즌 19경기 선발에서 기록한 11승 2패 2.23은 포스트 시즌에서 10승 이상을 기록한 역대 선발투수들 중에서 최고 승률을 자랑하고 있다.

물론, 이는 성공적으로 재활했을 경우이다. 어깨 부상은 선수 생명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도 많았다. 위력적인 싱커로 2006년에 내셔널리그 사이영 상을 수상했던 브랜든 웹은 2006년에 16승, 2007년에 18승, 2008년에 22승을 기록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보냈다. 그러나 싱커의 구위를 어깨가 감당하지 못하며 2009년 1경기 등판을 끝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사라졌다.

2000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서 데뷔하여 팀 허드슨(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배리 지토(현 오클랜드 산하 마이너리그)와 함께 영건 3인방을 구축했던 마크 멀더는 2005년이 마지막 풀 타임 선발 시즌이었다. 그러나 멀더는 2006년 어깨 부상으로 17경기 등판에 그쳤고, 이후 어깨 회전근 수술을 받고 재기를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뜻을 이루지 못했다.

로이 할라데이는 2003년에 36경기 선발에 266이닝을 던지며 22승 7패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 상을 수상했으나 어깨 부상으로 2004년에 부진했고, 이후 다시 재기에 성공했지만 2012년에 다시 부상이 재발, 2013년에 은퇴를 선언했다.

크리스 카펜터의 경우도 2002년, 2007년에 어깨 부상으로 한동안 침체를 겪었다. 카펜터는 2011년 월드 시리즈에서 1차전과 5차전에 등판한 뒤, 비로 인하여 일정이 하루씩 밀려난 덕분에 3일 휴식 후 7차전에 또 등판할 수 있었다. 7차전 승리투수가 되고 팀을 월드 챔피언에 올려 놓았으나 신체 리듬을 깨뜨린 이 한 번의 등판으로 인하여 카펜터는 결국 어깨가 망가지고 2013년에 선수 생활을 마감해야 했다.

만장일치 사이영 상을 두 번이나 수상했던 요한 산타나의 경우도 들 수 있다. 산타나는 2004년 20승 6패 2.61, 2006년에 19승 6패 2.77을 기록하며 만장일치 사이영 상을 수상했던 산타나는 2008년부터 뉴욕 메츠에서 활약했다. 그러나 메츠로 이적한 뒤 어깨에 탈이 났던 산타나는 무리하게 복귀를 시도했다가 더 큰 문제를 야기했다. 특히 2012년 6월 2일에 134구 노 히터 게임을 달성했던 산타나는 그 날 너무 많은 불꽃을 태우고 말았다.

한국에서도 어깨 관절 와순으로 인하여 고생한 선수들이 여럿 있다. 이대진(현 KIA 타이거즈 코치)은 해태 타이거즈에서 활약했던 1999년 어깨의 통증 때문에 관절경 수술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 때 관절 와순이 발견되었고, 이후 수차례의 수술과 재활 끝에 파란만장한 선수 인생을 보냈다.

현재 NC 다이노스에서 활약하는 손민한과 박명환도 고생한 사례다. 2005년 KBO리그 MVP를 수상했던 손민한은 2009년 수술을 받은 뒤 재활 중 통증이 재발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다가 롯데 자이언츠에서 방출되어 2013년 신고선수(현 명칭 육성선수)로 NC에 입단하여 재기에 성공했다.

박명환은 2008년 어깨 수술을 받은 뒤 2009년에 무리하게 복귀를 시도했다가 신체의 다른 부위에도 무리가 가면서 재활이 길어진 사례다. 이후 박명환은 KBO리그 역대 최대 연봉 삭감(5억원 → 5천만원)까지 겪으며 고생하다가 NC의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류현진과 동갑내기인 한기주(KIA 타이거즈)의 경우 2009년 토미 존 서저리를 받은 뒤 재기를 시도했으나 실패하여 어깨가 망가진 사례다. 한기주는 2013년 어깨 회전근 수술을 받은 뒤 기약 없는 재활에 몰두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처럼 어깨 부상은 투수에게 있어 팔꿈치보다 재기의 사례가 상당히 낮다. 그나마 부상의 강도가 심하지는 않았다는 점과 류현진이 아직 20대라는 점에서 재기의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높일 수는 있다. 하지만, 일단 철저한 훈련과 본인의 강한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무리하게 빨리 복귀하려고 했다가 실패한 투수들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서두르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일단 2015년에는 마음을 편하게 갖고 몸의 건강을 되찾는 것이 우선이다.

일단 다저스는 기존 계획했던 선발 로테이션에서 류현진과 브랜든 맥카시가 빠지게 되어 카를로스 프리아스와 마이크 볼싱어로 자리를 메우고 있다. 클레이튼 커쇼-잭 그레인키-브렛 앤더슨에 이어 프리아스와 볼싱어까지 5명이 로테이션을 채우고는 있지만, 커쇼와 그레인키를 뺀 나머지 로테이션이 풀 시즌을 버텨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러한 팀 상황에 류현진이 부담을 느껴 재활 리듬을 깨뜨리면 더 위험하다. 일단 다저스는 트레이드 시장을 활용해서라도 올해는 류현진에게 최대한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배려할 것이다. 다저스의 돈 매팅리 감독은 LA 타임스와의 대화를 통하여 류현진이 내년에는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아무리 류현진의 어깨 관절 와순이 크지 않았다고 해도 계획된 재활이 끝나는 시점은 올 연말에서 내년 초 정도이다. 재활 도중 다른 부상이 발견되지 않는다 하면 내년 스프링 캠프에 참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금 더 여유를 둔다면 내년 전반기 중에는 복귀할 수 있다. 일단 류현진은 어깨의 회복 상태에 따라서 몸을 움직이는 것이 최선이다.

류현진은 동산고등학교 2학년 시절 토미 존 서저리를 받으며 재활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래 류현진이 부상으로 한 시즌을 통째로 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년에 복귀에 성공하더라도 전성기 투구 시절의 기량으로 완전히 돌아오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다. 선수 본인도, 팬들도 여유를 갖고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숨 고르기에 들어간 류현진이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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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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