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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촌 아이들이 쁘라딥 범전의 노래에 춤을 추며 즐거워하고 있다.
 텐트촌 아이들이 쁘라딥 범전의 노래에 춤을 추며 즐거워하고 있다.
ⓒ 쁘라딥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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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는 여진, 그래도 희망은 계속되고 있다.

지치고 힘들 때, 스스로 일어나려는 의지를 회복하는 일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지금 두 차례의 대지진과 반복되는 여진 속에 의지를 회복하려는 네팔 사람들의 안간힘을 보고 있으면 눈물이 나다가 박수를 치게 되고, 다시 크게 웃으며 끌어안고 함께 춤이라도 추고 싶어진다. 사람이 그렇게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북돋움이 기쁨이 되는 경험을 갖고 산다는 것은 분명 축복이다.

지난 5월 19일부터 카트만두에 드넓은 광장 투디켈(Tudikhel)에서는 춤과 노래가 울려 퍼지고 있다. 축제를 시작한 사람은 네팔에 유명 가수인 쁘라딥 범전 타망(Pradeep Bomjan Tamang). 지난 4월 25일 첫 번째 지진이 발생했을 때부터 대규모 텐트촌으로 뒤바뀐 광장에는 깊은 시름과 적막만이 넘쳤다. 더군다나 그런 시름 속에서 헤어날 사이도 없이 5월 2일에 또다시 대지진이 발생했다. 그는 고심 끝에 광장에서 희망을 만들자면서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시작했다.

일부 사람들은 시름 속에서 무슨 일인가 하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지만 곧 광장 사람들이 하나둘 그를 중심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는 이미 철 지난 가수나 다름없이 후학을 가르치는 음악학교 교장이자 가끔씩 지나간 노래를 듣고자 하는 사람들의 부름을 받는 가수다.

그러나 그의 노래에 어린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 반응하기 시작했다. 그의 노래를 전혀 모르는 어린 아이들은 그를 중심으로 원을 그리고 앉았고, 그가 노래하는 맨 바닥에 광장 무대로 나와 춤을 추며 뛰어놀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들은 노래와 춤을 추며 하루, 이틀, 사흘을 지나 지금도 이어가고 있다.

사진 위는 네팔한국문화센타 개소식을 찾아온 전 주한네팔대사와 네팔의 작가와 문화예술인 그리고 쁘라딥 범전이 실내에서 축하의 노래를 불러주고 있다.
▲ 카트만두 네팔한국문화센타에서 쁘라딥 범전 사진 위는 네팔한국문화센타 개소식을 찾아온 전 주한네팔대사와 네팔의 작가와 문화예술인 그리고 쁘라딥 범전이 실내에서 축하의 노래를 불러주고 있다.
ⓒ 김형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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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라딥 범전은 우리 부부와 인연이 있다. 그는 우리 네팔한국문화센터에도 찾아와 가끔씩 만남을 이어온 사람이다. 더구나 우리 부부가 네팔에서 한국으로 오기 전날에는 한국에 노래를 배우고 싶다고 찾아왔다.

나는 한국에 추석 즈음에 많이 불리는 노래인 <고향역>을 가르쳐줬다. 우리에 추석과 다름없는 네팔 더사인을 함께 이야기하고 그때 한 번 불러보라고 권하기도 했다. 그는 그렇게 열정이 넘치는 매우 낭만적이고 활기 넘치는 사람이다.

그가 원하는 새로운 희망은 이제 네팔 사람들의 지친 마음과 몸을 달래주고 있다. 천천히 일어서라고 하는 그런 울림으로 지쳐 광장에서 쓰러져 있던 그들을 일으켜 세우고 있는 것이다. 그와 그의 조국 네팔에 희망이 더해지기를 기원해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e-수원뉴스에도 게재합니다.



태그:#투디켈 광장, #쁘라딥 범전, #광장에서 희망을, #텐트촌이 축제의 광장으로, #네팔에 희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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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사람의 사막에서" 이후 세권의 시집, 2007년<히말라야,안나푸르나를 걷다>, 네팔어린이동화<무나마단의 하늘>, <길 위의 순례자>출간, 전도서출판 문화발전소대표, 격월간시와혁명발행인, 대자보편집위원 현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홈페이지sisarang.com, nekonews.com운영자, 전우크라이나 예빠토리야한글학교교사, 현재 네팔한국문화센타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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