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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오슬로시의 청사 앞모습. 빨간색의 벽돌 건물로 평범해 보인다. 하지만 해마다 연말에 노벨평화상 시상식이 열리는 곳이다.
 노르웨이 오슬로시의 청사 앞모습. 빨간색의 벽돌 건물로 평범해 보인다. 하지만 해마다 연말에 노벨평화상 시상식이 열리는 곳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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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보기에 별날 것 없었다. 빨간색 벽돌 건물 앞에 우뚝 선 두 개의 탑이 눈길을 끌 뿐이었다. 뒤쪽에는 조형물 하나와 벽시계가 있었다. 하지만 안은 달랐다. 예술가들의 그림과 조각으로 장식돼 있다. 한눈에 생동감과 볼륨감이 느껴졌다. 유명한 화가 에드바르 뭉크(1863∼1944)의 그림 '인생'도 걸려 있다.

지난 2일 만난 노르웨이 오슬로의 시청사 모습이다. 이 청사가 우리와 각별한 인연으로 기억되고 있다. 2000년 12월 10일 김대중 대통령이 여기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향한 투쟁, 6·15 남북 공동선언을 통한 한반도의 긴장 완화에 기여한 공로였다.

해마다 노벨평화상 시상식이 열리는 이 청사는 오슬로시의 항구에 자리하고 있다. 오슬로시 창립 900주년을 기념해 1931년 착공했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중단됐다가 20년 만인 1950년 완공됐다.

노르웨이 오슬로시 청사의 뒷모습. 후문이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와 시상식 참석자들이 드나드는 곳이다.
 노르웨이 오슬로시 청사의 뒷모습. 후문이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와 시상식 참석자들이 드나드는 곳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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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노르웨이 오슬로시의 거리. 도심이 녹지와 어우러져 있다.
 2015년 5월 노르웨이 오슬로시의 거리. 도심이 녹지와 어우러져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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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사를 돌아보고 나와 칼 요한 거리로 향했다. 오슬로 시내가 자연 속에 들어앉은 것 같은 느낌이다. 진정 한 나라의 수도일까 생각될 정도다. 한적한 시골 같다. 거리에 자작나무와 가문비나무, 소나무가 즐비했다. 자연과 가깝게 지내는 노르웨이 사람들의 단면이 묻어났다.

실제 오슬로는 공원과 녹지, 호수가 어우러져 있는 도시다. 대규모 삼림지대로 둘러싸여 있다. 남쪽은 피요르드와 접한 항구다. 오슬로는 노르웨이의 수도다. 면적 454㎢에 50여만 명이 여유롭게 살고 있다. 노르웨이의 정치와 경제, 문화의 중심지다. 교통의 요충지이기도 하다. 900여 년 전 북유럽을 주름잡았던 바이킹들이 사랑했던 도시다. '바이킹의 수도'로 통한다.

가로수 우거진 숲길에 국립극장이 서 있다. 1899년에 세워졌다. 입구에 노르웨이의 현대극을 확립한 헨리 입센과 뵈른손의 동상이 서 있다. 국회의사당과 국립미술관도 보인다. 오슬로대학(법대)도 가깝다. 1811년에 창립된 오슬로대학의 건물에는 오랜 역사와 격조가 스며있다.

1899년에 세워진 국립극장. 헨리 입센과 뵈른손의 동상이 앞에 서 있다.
 1899년에 세워진 국립극장. 헨리 입센과 뵈른손의 동상이 앞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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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오슬로 시내 거리 모습. 녹지와 공원이 어우러져 있다. 자연과 가깝게 지내는 노르웨이 사람들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노르웨이 오슬로 시내 거리 모습. 녹지와 공원이 어우러져 있다. 자연과 가깝게 지내는 노르웨이 사람들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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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요한(Karl Johans) 거리는 오슬로의 문화 중심지이면서 최대 번화가다. 노르웨이와 스웨덴 왕이었던 칼 요한 14세의 이름을 따서 붙였다. 오슬로 시내의 중심부를 동서로 가로지르고 있다. 동쪽의 중앙역과 서쪽의 왕궁을 연결하고 있다. 헨리 입센의 소설에도 자주 등장하는 배경이다. 거리가 1300m에 이른다.

동쪽 끄트머리에 오슬로 대성당이 있다. 1694년에 지어졌다. 청록색의 탑으로 북유럽 특유의 전통을 뽐내고 있다. 예술적 가치가 높아 보인다. 6000개의 파이프와 104단 음계의 파이프 오르간으로 유명한 성당이다. 복음주의 루터파의 총본산이다.

노르웨이 오슬로 시내의 칼 요한 거리. 옛 건축물이 즐비하다. 액세서리를 파는 가게에서부터 카페, 레스토랑, 호텔이 줄지어 있다.
 노르웨이 오슬로 시내의 칼 요한 거리. 옛 건축물이 즐비하다. 액세서리를 파는 가게에서부터 카페, 레스토랑, 호텔이 줄지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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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유모차를 끄집고 가는 남자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지난 2일 오슬로 시내에 있는 칼 요한 거리 모습이다.
 거리에서 유모차를 끄집고 가는 남자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지난 2일 오슬로 시내에 있는 칼 요한 거리 모습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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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요한 거리는 보행자 도로와 차도로 나뉘어져 있다. 보행자 도로에는 액세서리를 파는 가게에서부터 카페, 레스토랑, 호텔이 줄지어 있다. 그 길에 사람들이 하늘거린다. 상점을 드나들며 쇼핑을 하고, 길거리 카페에서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한다.

아이를 태운 유모차도 수시로 지나다닌다. 유모차를 밀고 다니는 남자들이 부쩍 눈에 띈다. 여자보다 남자들이 더 많이 끌고 있다. 크고 작은 강아지나 개를 데리고 다니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발걸음은 저마다의 목적에 따라 빠르거나 더디게 걷는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도 여럿이다. 아직은 쌀쌀한 오슬로의 날씨지만 거리는 활력으로 넘쳐난다.

5월이지만 노르웨이의 날씨는 쌀쌀하다. 하지만 칼 요한 거리에는 활력으로 넘쳐나고 있다.
 5월이지만 노르웨이의 날씨는 쌀쌀하다. 하지만 칼 요한 거리에는 활력으로 넘쳐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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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요한 거리에서 만나는 왕궁. 노르웨이를 지배했던 스웨덴의 왕 칼 요한의 청동 기마상이 서 있다.
 칼 요한 거리에서 만나는 왕궁. 노르웨이를 지배했던 스웨덴의 왕 칼 요한의 청동 기마상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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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궁은 반대편에서 만난다. 거리의 서쪽 끄트머리 공원에 둘러싸여 있다. 공원은 본디 왕궁의 정원이었다. 지금은 시민들의 휴식공간이 됐다. 공원이 나무로 우거져 있다. 잔디밭도 넓다. 사람들이 잔디밭에 차분히 앉아서 쉬고 있다. 잔디밭에서 게임을 하며 뛰노는 대학생들도 보인다. 여행자들도 잠시 쉬어간다.

왕궁은 1848년에 지어졌다. 앞마당에 노르웨이를 지배했던 스웨덴의 왕 칼 요한의 청동 기마상이 서 있다. 왕궁과 청동 기마상 주변을 여행객들이 자유롭게 오가고 있다. 궁전의 안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금도 왕과 그 가족이 살고 있다. 그렇다고 성역이란 느낌도 들지 않는다. 왕궁을 지키는 위병이 서 있다. 여행객의 질문에 환한 얼굴로 대해준다. 운이 좋으면 위병들의 교대식도 볼 수 있다.

시민들의 휴식공간이 된 왕궁의 정원. 녹지와 어우러진 잔디밭이 넓다. 시민들도 자유롭게 오간다.
 시민들의 휴식공간이 된 왕궁의 정원. 녹지와 어우러진 잔디밭이 넓다. 시민들도 자유롭게 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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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려 녹음이 짙어진 비겔란 조각공원. 조각작품들이 인간의 탄생과 죽음을 묘사하고 있다.
 비가 내려 녹음이 짙어진 비겔란 조각공원. 조각작품들이 인간의 탄생과 죽음을 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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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요한 거리에서 가까운 곳에 가볼 만한 곳도 많다. 세계적인 조각가 구스타브 비겔란의 작품이 있는 비겔란 조각공원이 있다. 32만3700㎡에 그의 작품 193점이 설치돼 있다. 인간의 탄생과 죽음을 묘사하고 있다. 동양의 윤회사상마저 엿보인다.

조각공원의 끝자락에서 만나는 모노리텐은 높이 17m의 화강암에 모두 121명의 남녀상이 조각돼 있다. 서로 위로 올라가려는 인간의 본능을 표현하고 있다. 현대인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바이킹 박물관도 지척이다. 오슬로의 피요르드에서 발견된 오세베르그호, 고크스타호, 투네호 등 3척의 바이킹선을 복원해 전시하고 있다.

피요르드의 맑은 물에 비치는 마을 풍경. 한 폭의 그림이다. 동화 속 풍경 같다.
 피요르드의 맑은 물에 비치는 마을 풍경. 한 폭의 그림이다. 동화 속 풍경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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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에서 가장 특별한 건 밤 늦게까지도 환한 백야와 함께 피요르드다. 피요르드(Fjord)는 빙하가 해안을 깎아내려 생긴 좁고 긴 만이다. 침식된 부분으로 바닷물이 스며들었다. 100만 년 전 빙하가 쓸고 내려간 흔적이다.

그 흔적이 크고 작은 폭포를 만들었다. 산꼭대기에서 흘러내리는 폭포수가 신비감을 자아낸다. 산중턱과 해안가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도 동화 속 풍경 같다. 피요르드의 맑은 물에 비쳐 반영되는 모습도 한 폭의 그림이다. 진초록의 산과 어우러진 만년설도 황홀경이다.

플롬에서 타는 산악열차는 원시의 자연으로 안내한다. 깊은 계곡을 가로질러 강이 흐른다. 아직도 눈이 덮인 산등성이 절벽에서는 폭포가 쏟아져 내린다. 저녁까지도 환하게 밝혀주는 백야를 체험하는 것도 노르웨이 여행의 묘미다.

원시의 자연으로 가는 산악열차. 5월 초인데도 산자락에 하얀 눈이 쌓여 있다.
 원시의 자연으로 가는 산악열차. 5월 초인데도 산자락에 하얀 눈이 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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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오슬로, #노르웨이, #비겔란조각공원, #피요르드, #칼요한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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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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