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을 아시아 성장의 '걸림돌'이라고 비판했다. 또 "고립과 단절의 길"이 아닌 "개혁과 개방의 길"로 나서라고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19일 오전 신라호텔에서 열린 '아시안리더십 콘퍼런스'에 참석, 축사를 통해 "세계는 자유와 개방으로 성장과 발전의 길에 나서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분단된 한반도의 북쪽에 있는 북한만은 고립과 단절의 길을 가고 있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우리 신체 어느 한 곳이라도 제대로 피가 공급되지 못하면 그 고통이 우리 몸 전체를 지배하게 된다"라면서 "아시아 지역이 커다란 성장 잠재력을 지니고 있지만 북한이 핵위협과 도발, 고립으로 성장의 혈맥을 가로막고 있는 한 진정한 아시아의 안정과 발전은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은 최근에도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사출 시험으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고 내부의 측근 인사들조차 연달아 숙청하는 공포정치로 국제사회를 경악시키고 있다"라며 "이러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고 개혁과 개방으로 이끄는 것이야말로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중요한 열쇠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은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일관된 원칙을 갖고 단호하게 대처하면서 북한이 국제사회와 교류, 협력을 통해 정상적인 발전의 길을 걷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동북아평화협력구상'에 대한 협조도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십리를 갈 때는 신발 끈을 매고 백리를 갈 때는 가방을 챙기고 천리를 갈 때는 같이 갈 친구를 챙긴다'는 말이 있다"라며 "역내 주요 국가들이 경제·문화교류의 역동성을 토대로 전통적 갈등의 고리를 벗어버리고 원자력 안전과 재난대응, 사이버안보, 기후변화 같은 연성이슈부터 대화하고 협력한다면 점차 동북아시아를 소통과 화합의 무대로 바꿔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대선 공약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 중 핵심 계획인 유라시아 대륙 철도 건설 문제를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우선 "유라시아 대륙을 하나로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남과 북을 단절시키고 유라시아의 교류를 가로막고 있는 한반도 분단의 철조망부터 걷어내 평화와 공존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내야만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남북한과 국제사회가 함께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을 만들고, 남북한에 협력의 통로를 열어나간다면 동북아는 물론 세계 평화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북한 때문에 단절된 유라시아 물류네트워크를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실현으로 새롭게 연결하고, 역내 전력망, 가스관 등 에너지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북한에 지속적으로 이산가족 상봉 재개 촉구할 것"한편, 박 대통령은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 남북 간 동질성 회복 등을 담은 '드레스덴 선언' 역시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이루는 첫 걸음은 남과 북의 주민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데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아직 북한이 호응하지 않고 있지만 분단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한 민간교류와 인도적 민생협력을 꾸준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박 대통령은 "먼저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오신 고령의 이산가족들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북한에 지속적으로 이산가족 상봉 재개를 촉구하는 한편, 금년 내에 남한 이산가족 1만6천여 명의 영상편지 제작을 마무리하고 앞으로의 상봉과 사후 혈연관계 확인을 위해 필요한 유전자 검사 사업도 조기에 완료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북한의 산모·영유아 및 장애인 등에 대해서도 국내·외 민간단체와 협력해 지원하겠다면서 "북한도 도발과 대결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하루 속히 대화의 장으로 나와서 우리와 국제사회가 내미는 손을 잡아주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북핵과 인권을 비롯한 북한 문제의 궁극적 해결책은 한반도의 평화통일"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카자흐스탄이 핵을 포기하고 경제성장의 길을 걷고, 미얀마와 베트남, 쿠바, 이란 등이 개방의 물결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며 "여러분께서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주민들의 삶을 인간답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새로운 변화의 길로 나올 수 있도록 힘써 주시라"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