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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화 국회의장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8일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5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국무총리 직무대행으로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은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제창을 하진 않았다.
▲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한 김무성·문재인...최경환은 안불러 정의화 국회의장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8일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5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국무총리 직무대행으로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은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제창을 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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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35주년 전야제에 참석했다가 시민들의 항으로 자리를 뜬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8일 오전 10시 국립5·18민주묘지(5·18 신묘역)에서 열린 정부 주관의 '5·18 35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일부 과격한 세력들의 반대로 불상사를 막기 위해 자진해서 나왔다"고 말했다(관련기사 : 5.18 전야제, 환영받지 못한 김무성·문재인).

김 대표는 "새누리당도 5·18 광주의 아픔을 함께 하겠다는 의지로 전야제에 참석하려고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어제 항의가) 광주시민의 뜻은 절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35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윤상원 열사 묘역을 둘러보고 있다.
▲ 윤상원 열사 묘역 둘러보는 김무성 대표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35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윤상원 열사 묘역을 둘러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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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식 직후 윤상원-박기순 합장묘 앞에 선 김 대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꼭 제창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윤상원과 박기순의 영혼결혼식 때 만들어진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북(한)에서 악용했다고 못 부르게 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과거 민주화 투쟁할 때 하루에 열 번 넘게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는데, 가사 어디에도 종북(과 관련된) 내용은 없다"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기념식에서 제창할 수 있도록 정부를) 계속 설득하겠다"고 덧붙였다.

비에 젖은 윤상원-박기순 합장묘비를 손으로 닦은 김 대표는 "예전에 와서도 이렇게 다 닦고 그랬다, 저쪽 구묘역에 가서도 전부 참배했다"며 "(내가) 정치를 하게 된 동기도 5.18의 뜻에 동참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무서운 민심 만났다... 기득권 내려놓을 것"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35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박관현 열사 묘역을 둘러보고 있다.
▲ 박관현 열사 묘역 찾은 문재인 대표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35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박관현 열사 묘역을 둘러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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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전야제에 참석했다가 일부 시민의 항의를 받은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기념식 시작 전인 오전 9시부터 광주시립공원묘지(5·18 구묘역)을 찾아 "기득권을 내려놓고 혁신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우산을 쓰지 않고 비를 맞으며 구묘역을 참배한 문 대표는 "(4·29)재보선 때보다 무섭게 민심을 만났다"며 "나부터 시작해 당, 지도부, 국회의원 모두 기득권을 내려놓고 치열하게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총선에서는 오늘의 쓴 약이 새정치연합에 좋은 약이 됐다는 말을 듣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표는 정부 주관 기념식이 끝난 뒤, 정부의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식 제창 거부에 항의하며 5·18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가 옛 전남도청 앞에서 따로 연 기념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도 일부 시민들은 정부 주관 기념식을 찾아 "민심을 외면하는 불통과 오만의 문재인", "호남을 우습게 보지 말라"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문 대표에 항의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제각각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8일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5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나란히 참석하고 있다.
▲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한 김무성·문재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8일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5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나란히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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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념식에는 대통령 대신, 국무총리 직무대행인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참석해 기념사를 읽었다. 김무성·문재인 여야 대표와 함께 정의화 국회의장,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등도 자리를 메웠다.

기념식 말미, 기념식 참석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모습은 제각각이었다. 문재인 대표와 정의화 의장은 손에 든 태극기를 흔들며 노래를 불렀고, 김무성 대표는 가만히 선 채 노래를 불렀다.

최경환 부총리는 노래를 부르지 않고 손에 든 태극기만 흔들었고, 박승춘 보훈처장은 가만히 선 채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김무성 대표, 최경환 부총리, 박승춘 보훈처장은 임을 위한 행진곡이 끝난 뒤, '오월의 노래'가 나오자 자리에 앉기도 했다.

아래는 최 부총리가 읽은 기념사 전문이다.

국무총리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18일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5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 5.18 기념식 참석한 최경환 부총리 국무총리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18일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5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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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35주년 기념사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광주시민과 전남도민 여러분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우리는 오늘 5·18민주화운동 서른다섯 돌을 맞아 그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매우 뜻깊은 자리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하신 민주영령들의 고귀한 넋을 기리며 삼가 머리 숙여 명복을 빕니다. 그날의 아픔을 안고 살아오신 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에 앞장서 오신 광주시민과 전남도민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빛고을 광주에서 뜨겁게 타오른 5·18민주화운동은 우리의 민주화에 이정표를 세우고 국가발전의 새로운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민주·정의·인권의 5·18 정신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 되어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 영원히 살아있을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는 이제 5·18 정신을 받들어 진정한 선진사회로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경제를 활성화하고 민생을 안정시켜 모든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이룩해야 합니다.

정부는 지금 공무원 연금개혁을 비롯하여 공공, 노동, 교육, 금융 등 4대 구조개혁을 추진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당장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동시에, 우리 미래 세대들의 행복을 보장하기 위한 것입니다.

오랫동안 쌓여온 부정과 비리를 뿌리 뽑고,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 변화와 혁신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지역과 계층, 세대와 이념의 벽을 넘어 화해와 통합의 시대를 열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이러한 국정 각 분야의 개혁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화와 타협, 양보와 상생의 정신으로 온 국민의 힘과 지혜를 모아 함께 풀어간다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수많은 국가적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만들어 온 저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야말로 5·18민주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에 보답하며, 그 뜻을 받드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올해는 광복 70주년이 되는 역사적인 해입니다. 우리 현대사의 '위대한 여정'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도약'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우리가 이룩한 산업화와 민주화를 토대로 한반도에 평화와 통일의 꽃을 활짝 피워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 세대가 이루어야 할 시대적 사명입니다.

5·18을 통해 민주화의 전기를 만들어 온 것처럼 평화통일의 새 역사를 이루는 데도 광주시민과 전남도민 여러분이 앞장서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5·18민주영령들의 영원한 안식을 빌며, 여러분 모두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태그:#5·18, #35주년, #김무성, #문재인, #임을 위한 행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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