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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공원에서 해가 질 무렵 윈드서핑을 즐기는 사람들.
현재는 경산시민의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 하였다.
 남매공원에서 해가 질 무렵 윈드서핑을 즐기는 사람들. 현재는 경산시민의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 하였다.
ⓒ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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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드서핑을 즐기는 윈드서퍼, 아이를 데리고 산책을 하는 가족들. 하지만 이곳은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오누이의 슬픈 유래가 담긴 평범한 저수지였다.

"조선 시대 경산현에 부모님을 잃은 오누이가 살았는데 이들은 아버지가 진 빚을 갚기 위하여 부잣집에 종으로 살아가야 했다. 급기야 부자는 그의 누이에게 네가 빚을 갚지 못하면 나의 첩이 되어야 한다 하였고 동생은 누이와 부자에게 다음 달 보름까지 한양에 가서 벼슬을 얻어 돈을 갚을 터이니 기다려 달라 하였다.

부자가 이에 말미를 주니 동생은 열심히 공부하여 한양에서 취직을 하고 돈을 구해 급히 귀향하는데 누이는 약속일이 되어도 동생이 나타나지 않자 급한 김에 몸을 더럽힐 수 없다 하여 인근 저수지에 몸을 던져 자결 하고 말았다.

오후 늦게 고향으로 돌아온 동생은 급히 누이를 찾았으나 누이가 자신을 기다리다 스스로 자결을 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그도 누이를 따라 못에 투신자살 하였다. 그 후 오누이가 몸을 던진 저수지를 남매지라 하였다고 전한다."  -경산의 전설과 민담 中 <출처 : 경산문화대사전(경산시립박물관 2009)>

길게 이어진 수변 산책로
 길게 이어진 수변 산책로
ⓒ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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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시에는 오누이의 슬픈 전설이 담긴 저수지인 남매지가 있다. 이런 안타까운 사연이 있는 남매지는 조성 사업 전까지 다른 저수지와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저수지였다. 그러나 '남매지 공원 조성사업'이 시작된 후 남매지는 시민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 하게됐다.

농촌공사 경산지사는 지난 2008년 5월 경산시와 위·수탁 협약을 체결하고 320억 원의 사업비로 2009년 12월부터 이 사업에 들어갔다. 사업은 2011년 12월에 완공 계획이었으나 예산 문제로 2014년 3월 30일에 시민에게 개방됐다.

시민의 문화 공간으로 바뀌게 된 남매지 공원은 2.4km의 수변 산책로가 이어져있다. 수변 산책로에서는 시민들이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남매지 공원을 돌며 산책을 한다.

소담길의 모습
 소담길의 모습
ⓒ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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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변 산책로 중간에는 소담길이 놓여 있다. 경산시 보건소는 임산부와 태아의 건강을 증진하고 출산 친화적 사회 분위기 조성을 위해 2014년 4월 500m 구간의 임산부 산책로 (소담길: 엄마와 아기의 소망을 담은 길) 를 조성했다.

산책로 이외에도 관찰 학습원과 연꽃 식물원으로 구성된 수생 식물원에는 잎에 무늬가 있는 무지개 버들과 보라색 꽃을 피우는 꽃창포와 달리 노란 꽃을 피우는 노랑꽃 창포 등이 있다. 또한 수련, 영국신사련 등의 여러 연꽃들은 남매지 공원을 찾은 나들이객에게 많은 볼거리를 제공해준다.

관찰 학습원의 모습
 관찰 학습원의 모습
ⓒ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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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지 공원을 걷다보면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느린 우체통을 볼 수 있다. 21세기에 기다림의 의미를 일깨워 주기 위해 설치된 이 우체통은 2009년 서울 영종대교 기념관에 처음 설치된 후로 현재까지 꾸준히 설치되고 있다.

경산시도 지난해 말부터 남매지 공원에 2개소를 설치해 운영에 들어갔다. 남매지 공원의 느린 우체통은 1년 후 보내지는 큰 우체통과 6개월 후 보내지는 작은 우체통이 있고 엽서는 무료로 배포되고 있다.

해가 저문 남매지 공원에는 4월에서 9월까지 월요일을 제외한 모든 요일(월별 분수쇼 시간은 차이가 있음)에 멋진 분수쇼가 열린다. 노래의 박자에 맞는 형형색색의 분수는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다.

남매공원의 느린 우체통
 남매공원의 느린 우체통
ⓒ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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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공원에서는 저녁마다 분수쇼가 펼쳐진다.
 남매공원에서는 저녁마다 분수쇼가 펼쳐진다.
ⓒ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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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는 자연 마당 조성 사업 대상지로 남매지를 택했다. 총 30여억 원을 들여 지난해 10월부터 2016년까지 습지, 들, 숲, 개울 등 다양한 생물 서식 공간과 자연 관찰, 학습, 휴식 을통해 시민이 쉽게 갈 수 있는 생태 휴식 공간을 만드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비록 그 유래는 오누이의 슬픈 사연이 담겨 있지만, 현재 경산 시민의 푸근한 안식처가 된 남매지 공원. 곧 있으면 다가올 여름날 가족들과 혹은 친구, 연인들과 남매지 공원 찾아 더위를 날려보는 것은 어떠할까.

남매 공원 바로 옆에 있는 영남대 기숙사의 모습.
 남매 공원 바로 옆에 있는 영남대 기숙사의 모습.
ⓒ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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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 음악분수 >
※운영기간 및 시간
- 4월, 8월, 9월 : 20:00, 20:40 (20여분/회, 2회)
- 5월, 6월, 7월 : 20:30, 21:10 (20여분/회, 2회)
(공연 전후사연 소개 이벤트 공연.)
(주 월요일은 설비 점검을 위하여 가동하지 않음.)
(기상악화 시 운영하지 않으며 가동시간은 변경될 수 있음.)



태그:#남매지 , #남매공원, #남매공원 분수쇼, #영남대 기숙사, #느린우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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