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산악부 선후배들과 지역 산악선배들이 참석해 격려했다.
▲ 금오공대 디지털관에서 열린 맥킨리 원정대 발대식 산악부 선후배들과 지역 산악선배들이 참석해 격려했다.
ⓒ 김도형

관련사진보기


지난 15일 저녁 7시 구미시 대학로에 위치한 금오공과대학교 디지털관에서는 '2015 북미-맥킨리(6194m) 원정대 발대식'이 열렸다.

이번 금오공대 산악부의 원정은 금오공대 창립35주년과 산악부 창립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14년 3월에 추진위원회가 결성됐다. 지난해 3월 원정 대원 모집을 시작으로 같은 해 5월 재학생 5명, 졸업생 3명으로 총 8명의 대원 모집이 마감됐다. 원정대 훈련은 2014년 9월부터 2015년 2월에 걸쳐 하중 훈련, 설상 및 하중 훈련, 빙벽 및 설상 훈련, 체력 테스트, 대원 직책 결정, 단체 훈련 등을 통해 최종 대원 6명이 선발됐다.

금오공대 맥킨리 원정대는 최종 대원 선발 후 훈련에 박차를 가해 대구 팔공산 장거리 야간 산행을 시작으로 장거리 하중 훈련, 쥬마링 등 고강도의 훈련으로 내실을 다졌다. 특이 사항은 원정 대원 중 식량 담당 이한길 대원, 촬영 기록 최광일 대원, 홍보 의료 이열호 대원은 2014학번 재학생이라는 사실이다. 난이도가 높은 북미 최고봉 맥킨리 등정은 성공률 30%의 험산이며, 극한의 기온과 크레바스가 도처에 깔려있다.

30년 전통의 금오공대 산악부, 6인의 맥킨리 원정대

원정을 앞둔 대원들의 눈빛과 마음에서 결의에 찬 각오를 엿볼 수 가 있다.
▲ 왼쪽부터 이한길, 최광일, 이열호, 황성민, 정재헌 대원과 한상우 대장 원정을 앞둔 대원들의 눈빛과 마음에서 결의에 찬 각오를 엿볼 수 가 있다.
ⓒ 김도형

관련사진보기


산악부의 새내기들이 목숨을 걸만치 위험한 산에 선뜻 도전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경험이 많고 출중한 기량을 가진 산악부 선배들이 함께 하기 때문이다. 대학 산악부로서는 해외 원정에 나서는 유일한 새내기 대원들이었지만, 지난 1년간 맥킨리 원정을 위한 열정어린 훈련을 통해 듬직한 산악인으로 변모했음을 알 수 있는 발대식 자리기도 했다. 이들은 맥킨리 원정에 앞선 각오와 소감을 다음과 같이 얘기했다.

"원정 기간 식량 담당으로서 대원들 잘 먹이고 기운 잘 내게해서 모두 등정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식량담당 이한길 대원 14학번

"산행의 많은 경험이 없어서 훈련 중 많이 힘들었습니다만, 힘든 과정 속에서 든든한 선배님들이 있고 친한 동기들 의지하면서 맥킨리 원정 가려고 합니다. 기록 촬영으로서 보고서를 좋게 잘 남기고 싶고, 맥킨리 원정 잘 갔다 오겠습니다."
- 촬영 기록 최광일 대원 14학번

"훌륭한 동기들과 듬직한 선배들과 함께 맥킨리 원정을 떠난다는데 상당히 자부심을 느끼고 있고 꼭 무사하게 등정하고 오겠습니다. 희주야 사랑한다!"
- 홍보의료 이열호 대원 14학번

"오늘이 스승의 날인데, 학교를 입학해서 여러 선배님께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그런 계기가 되어서 이 자리에 설 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후회없이 등반하고 있습니다. 목적은 등반이 되겠지만, 그 목적 밑에 첫째도 안전이고 둘째도 안전이고 셋째도 안전입니다. 선배님들의 가르침 유념하고 무사히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 장비 담당 황성민 대원 00학번

"구미 지역 산악 선배님들과 산악부 선배님들 덕분에 돈 걱정없이 무사히 갔다오게 된 계기를 준 모든 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 행정회계 정재헌 대원 99학번

"원정 대장으로 무게 중심을 맡고 있는 한상우입니다. 현재 대원들의 몸 상태는 맥킨리 등정을 위한 최적의 상태입니다. 날씨와 현지 상황만 된다면 좋은 등반이 될 것 같습니다. 안전하게 갔다오겠습니다."
- 원정 대장 한상우 대장 99학번

대학교 산악부는 패기있는 도전과 젊은 열정의 상징인 동아리다. 산악부 OB인 친구 따라 방문했다가 밤을 샌 추억이 있는 곳이지만 바로 옆은 해동검도 동아리방이 있어 옛 동아리 활동 시절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 30년 전통의 금오공대 산악부 대학교 산악부는 패기있는 도전과 젊은 열정의 상징인 동아리다. 산악부 OB인 친구 따라 방문했다가 밤을 샌 추억이 있는 곳이지만 바로 옆은 해동검도 동아리방이 있어 옛 동아리 활동 시절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 김도형

관련사진보기


원정대를 이끄는 금오공대 99학번인 한상우 원정 대장은 2003년 파미르 레닌봉(7134m)을 시작으로 2008년 히말라야 초오유(8201m), 2013년 유럽 엘브르즈(5642m) 등정 및 2014년에서 2015년에 걸쳐 남극 하계 연구대 안전 요원을 역임한 극한 지역 전문가다.

또한 한 대장과 동기인 행정 회계를 맡은 정재헌 대원은 2005년 대통령기 등반 대회 3위, 제86회 전국체전 동메달, 2010년 중국 무즈타그아타(7546m) 등반 등 출중한 기량을 자랑하며 침착하고 배려심있는 성향으로 후배들을 잘 리드하며 원정대의 살림을 맡아왔다. 더불어 00학번으로 장비를 맡은 황성민 대원 역시 2005년 대통령기 등반대회 3위, 제86회 전국체전 동메달 및 설악산 및 한라산 장기 훈련 등반을 한 산악부의 베테랑이다.

금오공대 산악부의 맥킨리 원정을 위해 산악부 졸업생들과 구미지역 산악연맹에서 십시일반 기금을 모아 원정을 가능케했다. 지난 3월에 발대식을 가진 구미시 에베레스트 원정대와는 대조적이다. 구미시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에베레스트 원정대는 이번 네팔 대지진으로 인해 에베레스트에서 철수해야만 해, 금오공대 맥킨리 원정대에 대한 기대가 사뭇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금오공대 산악부는 1986년에 출범해 동계 백두대간 및 태백산맥 종주, '1994년 남미 아콩가구아 최초 원정'을 시작으로 '1997년 유럽 엘브르즈', '1997년 키나발루', '2003년 히말리야 로체', '2003년 파미르 레닌봉', '2008년 히말라야 초오유', '2010년 중국 무즈타그아타' 등 국내 외 수많은 고봉을 등정해 왔다.

북미 최고봉 맥킨리 어떤 곳인가?

예로부터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도전은 그 나라 젊은이들의 도전정신과 국력을 상징해 왔다.
▲ 원정대의 절에는 원정을 성사시켜준 고마운 이들에 대한 진심어린 마음이 담겨 있다. 예로부터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도전은 그 나라 젊은이들의 도전정신과 국력을 상징해 왔다.
ⓒ 김도형

관련사진보기


데날리 국립공원 자연 보호 구역 탈키트나 레인저 소장이 쓴 <데날리 국립공원 입산 신청자를 위한 법령과 등반안전 수칙>에 따르면 알래스카의 환경은 사람들에게 간혹 최악의 대우를 하는 경우가 있으며 그것은 아주 거칠며 용서가 없다며, 알래스카의 자연과 추위 그리고 거친 환경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또한 알래스카의 지형적 크기가 비현실적으로 과소 평가 되므로 간혹 등반 진행의 차질과 운영에 큰 위험까지도 초래되는 경우가 있으며, 북극권에 위치한 알래스카의 십 마일 크로스 컨트리는 미 본토의 30, 40마일 이상과 비교된다고 한다.

맥킨리에서의 조난 사고시 구조는 원정대 자체 구조가 원칙으로 돼있다. 그 이유는 고산 지대에 적응한 원정대만이 현지 상황에서 활동할 수 있기 때문이며, 적응되지 않은 상황의 구조대는 도리어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85년도 안데스 산맥 등반 중 조난사고를 당해 실종되었다 살아난 영국등반가의 실제 수기인 <친구의 자일을 끊어라>에 따르면, 고산 지대에서 조난을 당한 사람의 경우 대다수 구조되지 못한 채 산에 홀로 남겨져 고독한 죽음을 맞이하며, 동료가 위험에 처해도 그냥 두고 갈 수 밖에 없는 실로 진퇴양난의 상황이 비일비재한 곳임을 잘 표현하고 있다.

맥킨리를 비롯한 고산지대는 자기 혼자만의 몸도 가누기 힘든 곳이며 그만큼 늘 죽음이 곁에 따라다니는 위험천만한 곳이지만, 알피니스트들에게는 고산에 대한 도전 그 자체가 목숨을 걸만큼 숭고한 곳으로 각인돼 있기도 하다.

한편 원정대의 계획은 지난 15일 출국할 계획이었지만, 맥킨리 현지의 입산 신고 착오로 12일 가량 지연됐으나 준비는 차질 없이 잘 진행 돼왔다.

오는 27일 출국하는 원정대는 앵커리지에 도착해 와실라에 2일간 체류하며 입산 신고 및 장비 식량 구입 후 약 3시간 거리의 북쪽에 위치한 탈키트나에서 경비행기를 이용해 오는 6월 1일 랜딩 포인트에 도착한다.

원정대의 등반 방식은 포터와 셀파의 도움이 없는 알파인 스타일이며 상행카라반(캠핑수준이 아닌 장기숙식)으로 4000m의 표고차를 극복해 등정해야 하고, 끝없이 펼쳐진 빙하 설원 위에서 캠핑, 식량, 등반장비 등 1인당 약 60여kg의 짐을 배낭과 썰매를 이용해 이동한다.

지난 4월 3일에 열렸던 금오공대 산악부가 주최한 '맥킨리 원정대 기금 마련 일일호프' 행사 뒤, 전국에서 온 산악부 선배들은 동아리방에 모여 원정 대원들과 함께 밤새워 얘기를 나눴다.

선배들은 원정에 나서는 후배들에게 "첫째도 안전이고 둘째도, 셋째도 그리고 하산하는 마지막까지도 안전이다"라며 입을 모아 당부했고, 원정 대원들 또한 선배들의 심려에 대해 욕심 부리지 않고 안전한 산행을 다녀 오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희박한 산소와 극한의 추위와 바람만이 존재하는 황량한 맥킨리의 정상. 알래스카의 광활한 설원에 펼쳐진 지난한 등반길을 버티며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도록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인고해, 정상 부근에 도착한다 할지라도 하늘이 허락하기만을 가슴 조리게 될 상황이 전개될 맥킨리이다.

맥킨리 원정대는 금오공대 산악부의 결집된 에너지와 단합의 결과물이며, 선후배들간의 끈끈한 정과 아무나 갈 수 없는 고립 지대에서 목숨을 서로에게 의지했던 산 사람으로서의 의리가 다져진 젊음의 이상이라 할 수 가 있다. 한상우 대장은 발대식의 마무리에서 사람들에게 큰 절을 올리며 무사히 잘 다녀오겠다고 다짐했다. 아무 탈 없이 모두가 밝은 얼굴로 잘 다녀 올 수 있기를 부모와 형된 마음으로 기원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유통신문과 한국유통신문 카페 및 블로그, 오렌지 뉴스에 동시 게재됩니다.



태그:#금오공대 산악부 맥킨리 원정대 발대식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는 빨간이의 땅 경북 구미에 살고 있습니다. 주변의 사람들이 체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우리네 일상을 기사화 시켜 도움을 주는 것을 보람으로 삼고 있으며, 그로 인해 고맙다는 말을 들으면 더욱 힘이 쏫는 72년 쥐띠인 결혼한 남자입니다. 토끼같은 아내와 통통튀는 귀여운 아들과 딸로 부터 늘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지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