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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과 광주 광산구는 오는 5월16~17일(1박2일) '꿈틀버스'를 운행합니다. 꿈틀버스 1호차는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광주 광산구에서 꿈틀거리는 협동조합 '클린광산' '더불어락' 등을 찾아가며 오연호 대표의 '행복특강'도 개최합니다. 이 소식을 알리기 위해 오마이뉴스와 광산구가 꿈틀버스 공동 취재단을 구성했습니다. [편집자말]
윤난실 광산구공익활동지원센터장
 윤난실 광산구공익활동지원센터장
ⓒ 모철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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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공동체 운동, 사회적 경제 생태계 조성, 주민자치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는 광산구공익활동지원센터(이하 공익센터)는 지난 4월 개소 2주년을 맞았다. 공익센터는 '자치-마을-사회적 경제'가 선순환 하는 따뜻한 자치공동체를 일구는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주민들과 자치공동체를 일궈가는 일에 '관성은 없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윤난실 센터장은 "아직 할 일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한다. 지난 13일 공익센터 어울마루 북카페에서 마주 앉은 윤난실 센터장은 "주민들과의 만나면 너무 행복하다. 만남이 자체가 곧 행복이다"라며 연신 입꼬리를 올렸다.

그가 주민을 만나면 "행복"한 이유는 뭘까.

"광산 구민들의 역동성에 제가 늘 감동한다. 정말 놀랍다. 우리는 조그마한 마당을 깔았을 뿐인데, '지금까지 이분들이 어디에 있었나' 싶을 정도로 활발하게 활동한다. 주민들을 만나면 너무 행복하다. '아, 이분들은 이미 자치할 준비가 되어 있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난다. 사람의 DNA 안에 '이웃과 함께', '더불어 함께' 이런 게 있는 것 같다. '마을이 희망이다'는 가능성을 계속 발견한다."

이미 스스로 자치를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 주민들, 그 주민들이 만들어 가고 있는  마을공동체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윤 센터장과 센터 활동가들은 중간지원조직에서 일하고 있지만 '지원'을 강조하지 않는다. 주민과 '함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윤 센터장은 "공동체는 주민 스스로 일구는 것이다"라며 "그래서 '지원'이라는 말보다는 '함께'라는 표현을 썼다"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윤난실 센터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간추린 것이다.

- 공익활동지원센터의 사명이 있다고 들었다. 무엇인가.
"'협동과 신뢰의 힘으로 주민 스스로 일구는 광산공동체와 함께합니다'이다. 센터 활동가들과 함께 정한 거다. 경쟁을 '협동'으로 바꾸고, '신뢰'를 바탕으로 주민들이 서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맡은 바 역할을 하겠다는 다짐이다. 공동체는 주민 스스로 일구는 것이다. 그래서 '지원'이라는 말보다는 '함께'라는 표현을 썼다."

- 4월 센터 개소 2주년을 맞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지난해 한 아파트가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공동체 공모사업을 신청했다. 나중에 얘기를 들었더니 주민들 반응이 아주 뜨거웠다고 한다. 관리사무소장이 애를 많이 썼더라. 그 아파트에서 아이를 키우는 100세대 중 60여 세대가 사업에 참여했다고 한다.

층간소음을 주제로 그림 그리기 대회를 열고, 대회가 끝나고는 그림도 전시하고. 그 과정에서 주민들의 재능기부가 이어졌는데, '구현동화 할 수 있는데' '내가 부모교육 강사인데' 하고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행사를 더욱 풍성하게 꾸몄다고 한다. 이런 얘기는 들을 때마다 정말 흐뭇하다."

- 센터 활동에 주민들의 반응은 어땠나.
"광산을 '젊은 도시'라고 하는데, 광산 구민들의 역동성에 제가 늘 감동한다. 정말 놀랍다. 우리는 조그마한 마당을 깔았을 뿐인데, '지금까지 이분들이 어디에 있었나' 싶을 정도로 활발하게 활동한다. 주민들을 만나면 너무 행복하다. 눈을 반짝이며 '우리 마을에 이런 것이 필요하다', '요것을 같이 해보자', 이런 말을 들으면, '아, 이분들은 이미 자치할 준비가 되어 있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난다. 사람의 DNA 안에 '이웃과 함께', '더불어 함께' 이런 게 있는 것 같다. 일을 해나가며 '마을이 희망이다'는 가능성을 계속 발견한다."

- 10년 후 기대하는 광산구의 모습은 어떤 것인가. 
"'광산구의 정치는 다르다. 의원들도 다르고, 공무원도 다르다', '광산구로 이사 가고 싶다',  '주민자치를 배우려면 광산구로 가야지', 이런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 내친김에 '주민자치 1번지 광산'이란 말도 기대한다. 센터가 주력하고 있는 마을 만들기, 사회적 경제 활성화는 모두 공공성이 담보된 일이다. 다시 말해 공익을 위한 일이다. 지방자치 20년 동안 주민자치는 없고 단체자치만 있다 보니, 사람들은 공익을 위한 일을 정부 같은 공공기관의 몫이라고만 생각한다.

하나 예를 들어보자. 비아동은 번듯한 서점 하나, 도서관 하나 없는 곳이었다. 아이들을 위해 엄마들이 나섰다. 바자회를 열고, 구 공모사업에 참여해서 아파트에 '까망이 작은 도서관'을 만들었다. 이렇게 주민들도 충분히 공익에 관한 일을 할 수 있다. 나는 이런 모습을 주민들이 스스로 주인으로 다시 서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의식이 높아지는 과정이랄까. 주민이 주인 노릇을 하면 정치도, 의원도, 공무원도 바뀌지 않겠는가. 그런 세상을 꿈꾸며 활동하고 있다." 

- '주인 노릇'이란 말이 와 닿는다.    
"민주시민이라면 두 가지 분야에서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하나는 '요구 투쟁'이고, 나머지 하나는 '주인 노릇'이다. 요구 투쟁은 자기의 권리를 찾기 위해 법과 제도를 바꿔 달라는 거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복지에 대해서 요구 투쟁을 하는데, 만약 당장 굶고 있는 마을 어르신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복지예산 늘리고, 촘촘한 복지를 짜라'는 요구 투쟁과 함께, 다른 한편에서는 일단 마을에서 그 어르신의 끼니를 챙겨야 한다.

남 탓에만 그칠 게 아니라, 나와 마을 사람들이 스스로 우리 마을의 필요를 해결하는 '주민자치'가 바로 '주인 노릇'이다. 어떤 사람들은 '생활정치'라고도 부른다. 우리 사회 민주화 과정에서 요구 투쟁은 수준이 높아졌고, 또 잘한다. 하지만 '주인 노릇'하는 자치는 없었다. 요구 투쟁도 잘하고 주인 노릇도 잘해야 한다." 

윤난실 광산구공익활동지원센터장
 윤난실 광산구공익활동지원센터장
ⓒ 모철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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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자치를 위해 광산구, 공익센터, 주민의 역할이 있다면.  
"행정은 지도·감독이 아니라 지원·협조해야 한다. 옛날에는 무조건 지도·감독이었다. 재정과 인력 같은 자원을 가진 행정이 먼저 관점을 바꿔야 한다. 다른 자치단체에서 센터를 방문하면 강조하는 말이다. 광산구는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비교적 잘 지키고 있다. 주민들은 스스로 주인이 되기 위해 마을과 집 밖으로 나오면 된다. 계 모임·동창회 같은 사적 관계망을 넘어 마을과 아파트 자치조직, 각종 주민참여 프로그램 같은 공적 관계망을 통해서 나오면 더 좋겠다.  

중간지원조직인 공익센터는 주민들에게 정보를 주고, 주민들의 자치와 참여를 컨설팅·네트워크화하면서 주민과 행정이 잘 관계를 맺도록 윤활유 역할을 하면 된다."

- 5·18 민중항쟁 기념주간이다. 센터가 계승·발전시키고 있는 가치는. 
"80년 5월, 시민들이 계엄군을 밀어낸 후 만들어낸 '해방광주 자치공동체'다. 해방광주 5일 동안 관료가 있었나. 없었다. 범죄도 없었다. 대신 시민들은 서로 피를 나누고, 밥을 먹였다. 이를 '주먹밥 공동체'라고도 부른다. 그러나 정의롭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함께 나서 싸웠다.

공익센터가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할 가치는 바로 '해방광주, 자치공동체'다."

 


태그:#꿈틀버스, #광주광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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