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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P2P(개인간) 대출 업체 렌딩클럽 공동 창업자인 소울 타이트(맨 왼쪽)가 1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스타트업 행사인 '비글로벌 2015'에 참석해 국내 전문가들과 아시아 핀테크 산업 전망을 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가운데가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센터장, 오른쪽이 김한준 알토스벤처스 대표
 세계 최대 P2P(개인간) 대출 업체 렌딩클럽 공동 창업자인 소울 타이트(맨 왼쪽)가 1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스타트업 행사인 '비글로벌 2015'에 참석해 국내 전문가들과 아시아 핀테크 산업 전망을 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가운데가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센터장, 오른쪽이 김한준 알토스벤처스 대표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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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간 대출을 알선해 주는 'P2P'(개인 대 개인) 대출이 화제다. 금융과 IT(정보기술)를 결합한 대표적 '핀테크' 기업인 렌딩클럽 공동 창업자가 마침 한국에 왔다. 렌딩클럽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냈고 지금은 '다이안롱닷컴'을 만들어 중국 P2P 대출 시장에 진출한 소울 타이트가 주인공이다.

소울 타이트는 1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스타트업(창업) 컨퍼런스인 '비글로벌2015' 행사에 참석해 국내 전문가들과 아시아 핀테크 산업 전망을 이야기했다. 

개인 대출자와 대부자 연결해 '대박'... 기업 가치 10조 원 육박

지난 2007년 개인 대출자와 대부자를 연결해주는 페이스북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으로 출발한 렌딩클럽은 지난 한해 대출거래금액만 14억 달러(약 1조 5천억 원)에 이르는 세계 최대 P2P 대출 사이트로 성장했다. 이에 힘입어 렌딩클럽은 지난해 12월 뉴욕 증시 상장 첫날 10조 원에 육박하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자가용 택시'를 중개하는 우버가 공유 경제를 앞세워 기존 택시업계를 위협한 것처럼 렌딩클럽이 개인 투자자와 대출자를 직접 연결해 기존 대부업계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타이트는 이날 금융회사에 연 30%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중국 상하이의 작은 식당에 연 12% 금리로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매일 회수해 다른 곳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연 30% 이자와 맞먹는 수익을 얻을 수 있는 P2P 대출 시스템을 선보였다.

타이트는 "중국 은행에선 (대출 자격이 있으면) 연 5% 정도 금리로 돈을 빌릴 수도 있지만 대출 자격이 없으면 금리가 연 30%까지 올라 간다"면서 "(5%와 30% 사이에서) 중간이 없이 연 30% 이자를 내야 한다면 기업이 성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내 핀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는 김한준 알토스벤처스 대표는 "대출에서 발생하는 리스크(위험)는 다양한데 (대출 이자율을) 5%와 30%와 같이 이분법으로 나누기 때문에 스타트업이 P2P 대출 사업에 진출하게 된 것"이라면서 "우리나라도 규제 때문에 당연시 해 온 복잡한 상품 구매나 금융 거래 방식을 바꿔나가면 (스타트업에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김 대표는 "P2P 대출에 대해선 우리나라 법이 모호해 합법인지 불법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규제 당국의 개입을 우려했다.

이날 토론을 진행한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센터장도 "국내에선 소비자 보호 문제로 핀테크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면서 "국내 가계 부채 수준이 높은데도 대출을 쉽게 해 더 많이 빌리게 만든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정부 규제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타이트는 미국 정부 규제로 렌딩클럽 서비스를 5개월 정도 폐쇄했던 경험을 떠올리면서 "핀테크를 처음 시작할 때는 여러 어려움이 있겠지만 극복할 수 있다"면서 "알리페이도 중국 정부에게 5년간 사업 허가를 받기까지 8년 동안 사업 모델과 기술을 설득했다, 그것처럼 한국도 규제 당국을 상대로 계속 노력하면 성공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타이트는 "헬스케어처럼 규제가 중요한 분야도 있지만 산업 규모가 작은 분야에서 초기부터 규제하기보다 혁신을 놔뒀다가 나중에 규모가 커진 뒤에 규제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8퍼센트', '펀다' 국내 P2P 대출 스타트업, '규제 장벽'

이날 비글로벌 행사에 참석한 국내 스타트업 가운데는 P2P 대출업체들도 여럿 있었다. '8퍼센터(8percent.kr)'는 렌딩클럽처럼 연 8% 대출 금리와 연 5% 투자수익률을 앞세워 개인간 투자와 대출을 중개해 주고 있고, '펀다'는 지역 상점의 매출 등 실시간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 투자자들에게 전달해 연 12% 이하 금리로 대출할 수 있게 중개해주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기존 금융 규제 당국과 금융업계의 저항이 만만지 않다. '8퍼센트'의 경우 지난 2월 대부업 등록 없이 유사수신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한때 사이트가 폐쇄되기도 했다.

김한준 대표는 이날 "우리나라 보험 분야도 규제가 많아 변화가 필요하고 대출 단계도 간소화돼야 한다"면서 "규제 분야에서 (보호 받는) 기업이 먼저 혁신하지 않으면 창업자들이 혁신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타이트도 "올해 태어난 사람은 (성인이 된) 18년 뒤 은행 계좌 없이 모든 금융 업무를 모바일에서 하게 될 것"이라면서 "대출뿐 아니라 인터넷 금융, 보험도 큰 변화를 겪을 것이고 '크라우드 펀딩(개인 투자자를 상대로 한 자금 유치)' 규모도 계속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그:#렌딩클럽, #핀테크, #P2P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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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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