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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1주기인 4월 16일 오전 청년좌파 회원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남미순방을 규탄하며 여의도 국회 앞에서  '대한민국 정부의 도덕적·정치적 파산선고' 전단 수천장을 뿌렸다.
 세월호참사 1주기인 4월 16일 오전 청년좌파 회원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남미순방을 규탄하며 여의도 국회 앞에서 '대한민국 정부의 도덕적·정치적 파산선고' 전단 수천장을 뿌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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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6일 오전 10시께 수백 장의 전단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빌딩과 강남 코엑스를 수놓았다.

"파산선고, 대한민국 정부의 도덕적, 정치적 파산을 선고합니다. 남미순방, 안녕히 가세요. 돌아오지 않으셔도 됩니다."

전단에 쓰인 문구는 도발적이었다. 세월호 참사 1주기 당일 9박 12일간의 남미 순방을 강행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일종의 선전포고였다.

전단은 2주 뒤 다시 나타났다. 지난 4월 28일,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이완구 전 총리의 총리 공관 앞에 한 무리의 청년들이 나타났다. 이들은 청와대 진입을 시도하며 준비한 유인물을 살포했다. "파산 정부 퇴거하라", "박근혜 정부 타도하자." 4월 16일보다 문구는 좀더 살벌해졌고, 청년들은 좀더 과격해졌다. 이날 총 11명의 청년이 집회·시위법 위반 등의 혐의로 현장에서 연행됐다. 

이 '전단 투쟁'을 벌인 단체는 어딜까. '청년좌파'. 2013년 1월 창립해 2년째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청년세대의 정치적 활동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단체다. 지난 11일 오전, 청년좌파의 김성일(37) 대표를 만났다.

질끈 동여맨 머리에 서글서글한 인상. 멀리서부터 '투쟁의 아우라'가 풍길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김 대표의 첫 인상은 소박했다. 말투는 설렁설렁했지만 재치가 있었다. 하지만 그의 언어에는 예리함이 묻어났다. '어당팔(어리숙해도 당수는 8단)'이라는 표현이 제법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우리가 뿌린 건 대통령 비방 전단 아냐, 왜냐면..."

청년좌파 김성일 대표
 청년좌파 김성일 대표
ⓒ 양원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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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이슈가 된 '국가 파산 선고' 이야기부터 먼저 꺼내야겠다. 지난 4월 16일 청년좌파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와 여의도 인근에서 '대한민국정부 파산선고'라는 전단을 기습적으로 살포했다. 이로 인해 회원 몇 명은 구류돼 경찰 수사까지 받았다. 현재 이들은 어떤가.
"일단 국회에서 전단을 뿌린 회원들은 이틀 정도 조사받았다. 코엑스 같은 경우는 별문제가 없었다. 근데 나중에 수사 들어온 게 문제가 됐다. 한 명의 사진이 <한겨레>에 실렸는데, 경찰이 그 친구 어머님께 직접 연락을 했더라. 그리고는 (집회 당시) 사진과 동영상을 보냈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이렇게 (경찰이) 부모에게 직접 전화를 거는 경우가 꽤 있다. 특히 20대 초반이거나 어린 회원일수록 경찰이 자주 전화한다."

- 경찰이 주로 전화를 걸어 하는 말은 뭔가.
"사진을 보내주며 이 사람이 자녀가 맞는지 신원 확인을 하는 거다. '자식분이 이런 일을 했다'면서 문자·사진을 보낸다. 협박이다. 특히 나이 어린 친구들에게만 그런다는 게 뻔히 보인다. 20대 중반만 돼도 부모님한테는 전화 안 한다.

경찰은 수사상의 이유로 전화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엿' 좀 먹어봐라 이런 거다. 어쨌든 당시 경찰에 연행됐던 회원들은 조사받고 별일 없이 잘 지내고 있다. 사실 연행까지 할 정도로 큰일이 아니었다. 끽해야 과태료 나오고 말 거였는데.

전단 같은 것들 요새 많이 돌아다니지 않나. 지금 경찰에는 대통령 비방 전단을 엄격하게 처벌하겠다는 매뉴얼 같은 게 있다. 이건 전에 언론에도 나왔던 내용이다(지난 3월 경찰은 일선 경찰서에 송부한 '전단 살포 등 행위자 발견 시 대응요령' 매뉴얼에서 임의동행, 현행범 체포 등 과잉 진압을 지시해 논란이 일었다- 기자 주).

웃긴 건, 우리가 뿌린 게 대통령 비방 전단이 아니라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박'자도 안 나왔는데 이걸 어떻게 비방이라고 할 수 있나(웃음). 우리는 대통령을 인격적으로 비난하고 싶지 않다. 근데도 경찰은 우리가 '대통령 비방전단을 살포했다'고 그러니 어이가 없다(웃음). 자존심도 상하고."

세월호 참사 이후 '빡센 활동'

- 태극기를 태운 남성을 잡겠다고 보수·우파 단체에서 혈안이다. 경찰은 이 남성이 '청년 좌파' 소속 활동가일 가능성도 있다고 파악 중이다.
"전혀 아니다. 솔직히 그 사건에 대해 별생각이 없다. 워낙 복잡한 문제라서. 태극기 태우는 행위 자체는 '뭐 어때'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복잡한 여러 가지가 얽혀있다. 다만 과연 그것이 현명한 행동이었는지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태극기 문제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싶다. 정치적 위험성, 이런 문제가 아니다. 사실 이런 이야기('청년 좌파 소속 회원이 태극기를 불 질렀다')가 돌게 된 건, 내가 그 사람을 알고 있다고 먼저 밝혔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현장도 직접 봤다. 보면서 '저거 조금 위험하긴 한데'라는 생각을 하긴 했다.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지만(웃음).

이 사건과 관련해 내 의견을 얘기하면, 자칫 내 의견이 태극기를 태운 사람의 의견처럼 비칠 수 있다. 그래서 말을 안 하고 싶다. 그분과 나는 국가관이나 이런 게 많이 다르다. 더 이상 이야기하면 의도를 오인하게 만들 수도 있다."

- 전단을 뿌리게 된 계기가 있나. 솔직히 요즘 투쟁 방법으로 '삐라(전단)'는 낡은 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했다. 처음 이런 식으로 시험을 해본 게 2013년이었다. 밀양 송전탑 반대시위로 한국전력공사(한전)을 점거했을 때였다. 요즘 아무도 이렇게 안 하니까, 오히려 이런 방식이 충격을 줄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또 하나는 우리 회원 수가 적다는 점이다. 당장 사람 수를 늘릴 수 없으면 선전물이라도 수를 늘려야 한다. 일종의 자구책이었던 것이다."

-지난 4월 28일 총리 공관 앞에서 유인물을 살포하다 무려 11명이 현행범으로 연행됐다. 지난해 5월에는 박정희 기념관 앞에서 기습시위를 했다는 이유로 회원 6명에게 벌금 1400만 원이 부과됐다. 활동이 확실히 '빡세다'.
"최근에는 좀 빡세게 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 (정부에 대한 실망 등으로) 더 격렬해진 것 같다. 우리 회원이 400명이 조금 안 되는데, 그 가운데 100명이 2014년 4월에서 6월 사이에 들어온 회원이다. 그 당시에 활동한 회원이 지금 가장 많이 활동하고 있다. 아무래도 그런 영향이 있다."

- '빡센 활동'으로 느끼는 부담은 없나?
"내가 부담이다(웃음). 세월호 참사 같은 기억을 갖고 시작한 사람들이라 앞으로 나갈 수밖에 없는 게 있다. 대표 입장에서는 사람들이 감정에 따라 움직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앞으로 나가고,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한데, 좀 쉬었으면 좋겠다.

쉬어가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다들 너무 열심히 하니까. 물론 내가 이렇게 얘기하면 회원들이 굉장히 우습게 볼 것이다. 너무 가증스럽게 느껴지지 않을까. 다 시켜놓고 이제 와서 좀 쉬었으면 좋겠다니(웃음)."

"청년이 나서야 한다? 그건 기만이다"

청년좌파 김성일 대표
 청년좌파 김성일 대표
ⓒ 양원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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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좌파'. 단체 이름이 이렇게 직설적이면서 명확하기도 힘들다. 어떻게 보면 이 둘(청년-좌파)은 소수 집단간의 '콜라보레이션'처럼 느껴진다. 이렇게 지은 이유가 있는지.
"처음에는 말 그대로 '청년좌파'가 목적이었던 거니까 그렇게 지었다. 이것을 가칭으로 정해놓고 더 멋있는 이름 없을까 생각해 보자면서 활동했다. 처음에 청년좌파(준)으로 출범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딱히 생각나는 이름은 없었다. 다들 이 이름에 정이 들다 보니 어느 날 '에이, 귀찮다' 해서 '그냥 청년좌파로 갑시다'라고 했다. 기존 단체이름서 (준)을 뗀 뒤 정식으로 갔다(웃음). 남들은 이미 다 청년좌파로 알고 있는데 이름을 바꾼다한들 뭔 소용이 있을까.

사실 지금도 이름에 대해 고민이 있다. 예쁘지도 않고, 감도 안 오고, 특이한 이름은 아니지 않나. 현재 상태가 아닌 미래 지향을 설명할 수 있는 이름이 제일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친구들 몇 명끼리 몰려다니는 작은 그룹이 있었는데, 이름이 '혁명적 육식주의자 동맹'이었다(웃음). 엄청 큰 깃발에 고기 육(肉)자 쓰고 깃발 들고 다니면서. 하지만 이 그룹에는 채식주의자도 있었다(웃음). 이 정도 임팩트는 있어야 하는데."

- 청년좌파에서 활동하는 회원은 주로 어떤 사람들인가.
"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로 치면, 2013년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많이 바뀌었다. 열심히 하고, 앞에 나오는 사람들이 시기마다 있다. 인위적으로 바뀐 건 아니다. 지금 주로 활동하는 사람들은 아까 말한 세월호 참사 사이에 들어온 회원들이다. 거의 스물한 살에서 스물세 살 사이가 많다. 대부분 대학 신입생이다. 세월호 참사라는 감성적 공명이 이들을 이끈 것 같다. 처음 졸업하고 세상에 나왔을 때 받았을 충격이 있지 않았을까."

- 단체 소개가 인상적이다. '청년좌파는 청년세대의 정치활동을 목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것은 마치 선언처럼 들린다. 20대의 탈정치·비정치적 특성은 이제 새삼스럽지 않다. 어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기성세대들이 하는 부당한 기대가 있다. '세상을 바꿀 거면 먼저 앞장을 서야지, 20대 보고 나가라!' 이러고 있으니 웃기는 거다. 20대에게 어떤 특권이 있었던 시기가 있었다. 기성세대가 청년이라고 호칭하는 건 정확히 '대학생'일 거라 생각한다. 옛날에는 대학생이 갖는 사회적 책임, 이런 게 분명히 있었다, '지성인'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고.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대학진학률은 80%가 넘어가고, 졸업해도 어차피 비정규직 되는 게 매한가지 아닌가. 그래서 기성세대들의 '청년이 나서야 된다'는 얘기에는 기만적인 게 있다. 언제부턴가 자주 나오는 말이 '나라가 어지러울 때는 항상 대학생 앞장섰다'는 거다. 아무리 냉정하게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웃음). 대학생이 나섰을 때는 1980년대고, 그것도 주로 괜찮은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한때 사회적 책무를 져야 할 사람들이 앞장설 수밖에 없었던 분위기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럼 지금 사회적 책무를 지닌 사람들은 누구인가, 대학생인가? 누군가 그런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1980년대 대학생들은 학교 잘 다니다가 어디서 노동자 죽었다더라, 빈민 죽었다더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충격 받았을 것이다. '나는 이렇게 부모의 원조를 받으면서 공부 열심히 하고 졸업만 하면 잘살 수 있는데…, 세상에 이런 사람도 있구나'라는 고민에 빠졌을 것이다.

지금 이런 건 전혀 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다. '세상에 이런 사람들'이 바로 요즘 청년 본인들이기 때문이다(웃음). 그러니 탈정치·비정치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자기 자신이 약자고, 고통받는 사람이 운동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래야 운동의 외연도 넓어진다. 일단 나만 해도 대학에 못 갔다(웃음)."

"요새 20대가 북한 싫어하는 이유는..."

- 포털에 '청년좌파'를 검색하니 전혀 다른 성향의 두 단체가 뜬다. 하나는 청년좌파고, 또 하나는 '미래를 위한 청년연합(미청)'이다. 미청의 소개가 도발적이다. '대한민국의 敵(적) 좌파척결, 중국 동북공정 저지, 독도 수호 대국민 서명운동 활동 등.' 청년층의 우경화가 요즘 문제다. 청년좌파의 생각은 어떤가.
"(청년층의 우경화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겹쳐 있다고 생각한다. 이건 사실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새로운 방식으로 진화하는 청년 우익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들의 주장은 대개 비슷하다. 그리고 과격하다. 하지만 한국은 오히려 우파단체들의 시위나 돌출행동이 적은 편이다.

이 정권이 어느 정도 그들을 대리만족시켜 주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박근혜 정권은 마치 '넷우익' 같다(웃음). 우파들을 대리만족시켜 준다. 이명박 정권 때만 해도 우익 논객들이 군사혁명 일으켜야 한다는 둥 별 얘기가 다 나왔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에서는 '정부 수호' 같은 구호들이 나온다. 사람들이 충분히 만족하는 중이라는 게다.

특히 요즘 우익들 사이에서 '종북' 논란이 문제인데, 노인과 청년이 생각하는 '종북척결'은 개념이 다르다. 고령 세대는 한국전쟁을 직접 겪거나, 반공교육을 받은 세대다. 그런 세대는 북한이 진짜 무서울 때 살았다. 무기도 많을 뿐더러, 한때 남한과 경제 상황도 별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 북한은 그런 존재가 아니다.

지금 20대들이 북한을 싫어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약해서다. 약하니까 우스운 거다. 20대가 '종북주의자'를 싫어하는 것은 그들이 '북한은 멍청이 집단'이라는 사실을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젊은 우익들한테 북한은 '혐오'다. 반대가 아닌 혐오.

그런 점에서 보면 요새 등장하는 새로운 우익들의 원동력은 바로 혐오다. 공격 대상이 뻔하다. 제3세계, 이민족,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난민 등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젊은 청년들이 여성, 장애인들에게 공격적인 태도를 가지는 것도 그들이 '약하기' 때문이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 청년좌파가 '파산 선고'를 내린 박근혜 정부의 최대 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박근혜 정부는) 헌정 국가라는 게 뭔지 모른다. 대한민국이 입헌군주제라고 착각하고 있다는 말이다. '유체이탈 화법'이라고 언론에서 흔히들 얘기하지만, 그건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제를 입헌군주제라고 착각하고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박근혜 정부의 탄생은 박근혜 정부만의 문제는 아니다. 어쩌면 필연적이었다고 본다. 박근혜 정부가 무슨 짓을 해도 큰 저항이 안 일어나는 이유는 뭘까. 이미 이런 사회를 사람들이 받아들였기 때문이 아닐까. 정부에 대해 불만을 가진 시민들은 많지만 다들 무기력함에 빠져 있다는 것. 결국 무기력함의 체화가 박근혜 정부의 탄생을 이끈 셈이다."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는 시대, 거부한다"

지난해 5월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박정희 대통령 기념·도서관'에서 '청년좌파' 회원들이 '신자유주의자 모두 공직과 역사로부터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기습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연행됐다.
▲ '박정희 기념·도서관' 기습시위 지난해 5월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박정희 대통령 기념·도서관'에서 '청년좌파' 회원들이 '신자유주의자 모두 공직과 역사로부터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기습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연행됐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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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좌파는 탈핵, 반전·평화, 기본소득, 노동문제, 복지 등 사회 제반 문제들을 다루며 모두가 평등하게 살 수 있는 UD(Universal Design)를 추구한다. 세상에는 산적한 문제가 많고, 그만큼 '투쟁'이 필요한 현장이 많다. 그러다 보니 하나의 큰 줄기 없이 여기저기 '어그로(관심)' 끌고 다니는 단체라는 비난도 있다.
"실제로 (어그로를 위해) 게릴라전을 하고 다닌다(웃음). 정치 활동을 하겠다는 말은 모든 정치 활동에 개입하겠다는 뜻이다. 작은 그룹이 엄청나게 큰 대중을 움직이거나 인도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청년좌파의 이런 행동은 '지금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알리는 일과 같다.

밀양 송전탑 문제도 그랬다. 어느 날 갑자기, 한전 서울지사에 올라갔다. 한전 점거 당시 했던 얘기는 이거다. '밀양 송전탑은 지역에서 수도권으로 전기를 보내기 위해 지역사람들을 희생시켜야하는 심각한 문제다, 먼 얘기 같지만 모든 서울 시민들이 이 문제의 당사자다'라고. 그런 얘기를 했던 거다.

지난해 6.10 청와대 만인대회를 열었던 것도 박근혜 대통령을 끌어내리려는 목적이 아니었다. 그리고 박 대통령을 끌어내린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정치적 문제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우리가 주장하는 건 똑같다.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고 살 수밖에 없는 시대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치적인 선회가 필요하다는 것. 그것이다."

- 마지막으로 식상하지만, 중요한 질문 하나를 던지고 싶다. 청년좌파에게 '박근혜 정부'란?
"뻔한 얘기 아닌가? 파산한 정부(웃음)."

○ 편집ㅣ김지현 기자



태그:#청년좌파, #김성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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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쟁이를 꿈꾸는 대학생입니다. 미생입니다. 완생은 바라지도 않고, 중생이나 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마이뉴스 대학생 인턴 21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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