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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규 환경부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7일 오전 서울 영등포동 2가 일대 노후 하수관을 점검하고 있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7일 오전 서울 영등포동 2가 일대 노후 하수관을 점검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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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님이라서 그래도 나은 지점을 택한 겁니다. 다른 곳은 위험해서 들어가지도 못해요."
"시장님, 한번 들어갔다 나오면 일주일은 식사가 불편하실 겁니다."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주민센터 앞. 주위에 공구상가가 꽉 들어찬 도로 위에 한 무더기의 사람들이 가득 모여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윤성규 환경부장관, 김영주 국회환경위 위원장 등 국회의원 7명과 함께 노후 하수관을 직접 점검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들어가기 위해 열어놓은 하수관로 입구. 잠깐만 서 있어도 머리가 어질어질할 만큼 지독한 악취가 콧 속으로 들어온다. 시장 일행이 다가서자 하수관로에 들어가 본 사람들이 미리 겁을 준다. 그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작업복과 마스크로 무장한 박 시장은 망설임없이 뚜벅뚜벅 너비 1.5m, 높이 1.8m의 하수관로 현장으로 내려갔다.

싱크홀의 주원인... 30년 이상된 하수도가 전체의 48%

박원순 서울시장과 윤성규 환경부 장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들이 7일 오전 영등포동주민센터 앞 노후하수관로에서 진행된 국회·정부 합동 현장점검에서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윤성규 환경부 장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들이 7일 오전 영등포동주민센터 앞 노후하수관로에서 진행된 국회·정부 합동 현장점검에서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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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와 박원순 시장이 노후 하수관로 직접 점검에 나선 것은 '돈' 때문이다. 최근 여기저기서 땅이 꺼지는 '싱크홀' 현상에 대처하려면, 주원인으로 꼽히는 노후 하수관로를 정비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예산이 필요하다. 주무 장관과 의원들을 초청해서 현실을 보여주고 예산 확보에 지원을 얻으려는 자리인 것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 하수관로 1만392km 가운데 부설한 지 30년 이상 된 하수도는 약 5000km로, 전체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시는 그 중에서도 50년이 지나 교체가 시급한 932km를 오는 2018년까지 우선 정비할 예정이다. 시는 필요한 약 1조 원의 예산 가운데 자체 부담분 6000억 원 외 부족분 4000억 원을 국비로 요청할 계획이다.

작년에 1000억 원을 요청한 바 있지만, 서울시가 배정받은 것은 달랑 100억 원. 그래서 올해는 작년 미확보액(913억 원)과 올해분(1018억 원)을 합해서 총 1931억 원을 신청할 계획이다.

"노후화 정말 심각... 중앙정부가 도움 줘야"

박원순 서울시장(가운데)과 윤성규 환경부 장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주민센터 앞 노후 하수관을 점검한 뒤 사다리를 타고 올라오고 있다.
▲ 노후 하수관 점검하는 박원순 박원순 서울시장(가운데)과 윤성규 환경부 장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주민센터 앞 노후 하수관을 점검한 뒤 사다리를 타고 올라오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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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과 윤성규 환경부 장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주민센터 앞 노후 하수관을 점검하고 있다.
▲ 노후 하수관 점검하는 박원순 박원순 시장과 윤성규 환경부 장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주민센터 앞 노후 하수관을 점검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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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분 후 땅 위로 올라온 박 시장의 '준비된' 첫 마디는 역시 '돈'이었다.

"하수도 노후화가 정말 심각합니다. 싱크홀의 가장 큰 원인이 하수관 노후화인 만큼 이의 해결을 위해 중앙정부가 도움을 줘야 합니다. 장관님과 의원님들이 실상을 보셨으니 내년 예산 확보에 많은 도움을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이날 행사에 참가한 정치권 인사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박 시장과 함께 하수관로에 들어갔었던 윤성규 환경부장관은 "땅에 묻힌 부분이라고 등한시 하지 말고 안전을 도모해야 선진사회로 진입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말만 했고, 신경민 의원 역시 "여야가 (국비지원에) 힘을 합쳐야 땅 위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오기로 했던 박문규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나타나지 않고 과장급 직원이 대신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울시 직원들은 "아무래도 부담스러운 자리 아니었겠나"라면서도 '가장 중요한 사람'이 오지 않은 것에 대해 못내 아쉬운 표정이었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태그:#박원순, #노후하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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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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