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맥스` 트릴로지 블루레이 표지

`매드맥스` 트릴로지 블루레이 표지 ⓒ 워너브러더즈엔터테인먼트


지난 1979년 첫 선을 보인 이래 총 3편의 시리즈로 끝난 줄 알았던 <매드 맥스>가 새롭게 부활했다. 오는 14일 한국에서도 개봉되는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는 지난 1985년 이후 무려 30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이번 4편은 비록 오리지널 3부작을 빛낸 멜 깁슨이 나오진 않지만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 톰 하디가 새로운 맥스로 등장하는데다 <매드 맥스> 시리즈의 아버지라고 말할 수 있는 조지 밀러 감독이 연출을 맡아 여타 시리즈들의 '리부팅'과 달리, 나름 정통성을 지닌 후속작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워낙 오래전에 만들어진 1~3편인 탓에 요즘의 영화팬들에겐 생소한 시리즈지만 이른바 'B급 액션물'을 선호하는 마니아들에겐 전설적인 존재로 평가되는 <매드 맥스> 오리지널 3부작에 얽힌 이야기들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 <매드 맥스> (1979년)

1979년 개봉된 1편 <매드 맥스>는 지금까지 이런 저런 이야기거리를 만들어낸 전설의 시작으로 부를 만하다. 지금도 영화계의 변방으로 여겨지는 호주에서 만든 작품임에도 세계 시장을 강타한 몇 안되는 히트작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구조는 무척 단순하다. 제작 무렵 전 세계를 강타했던 '오일 쇼크'에서 착안한 미래 세계를 배경으로 아내와 자식을 잃은 경찰 맥스가 폭주족들을 상대로 처절한 복수를 펼친다는 것.

이 작품은 영화와는 거리가 먼, 병원 의사 출신 조지 밀러의 감독 데뷔작이면서 고작 35만 달러의 제작비로 세계 시장에서 무려 1억 달러를 벌어들인 역대 최고의 '흥행 고효율' 작품으로 한때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이 기록은 1999년 달랑 2만 2000달러 제작비로 2억4000만달러 이상을 번 <블레어 위치 프로젝트>에 의해 깨지게 된다)

주연을 맡은 멜 깁슨 역시 고작 23살 나이에 이렇다한 히트작 없는 새내기였던 것을 감안하면 <매드 맥스>의 대성공은 이변 이상의 대사건으로 손꼽을 만하다.

게다가 세계 종말 이후를 테마로 삼은, 이른바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 영화의 틀을 멋지게 만들어냄과 동시에 아날로그식 투박한 자동차 액션신의 완벽한 구현 등 다양한 볼거리와 재미를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

◆ <매드 맥스 2: 로드 워리어> (1980년)

1편의 대성공에 힘입어 <매드 맥스 2: 로드 워리어>는 제작비가 무려 10배 이상 상승하는 등 안정적인 환경에서 촬영을 할 수 있었다. 핵전쟁으로 몰락한 세상을 무대로 변함없는 맥스의 무자비한 복수가 펼쳐지는 등 전작에 이어 조지 밀러 감독-멜 깁슨 주연의 멋진 호흡은 2편에서도 여전했다.

하지만 잔혹한 장면에 대한 비평가-관객들의 반응이 엇갈리면서 결국 <매드 맥스 2: 로드 워리어>는 세계 시장에서 전작의 1/3 수준인 3400만 달러 정도를 버는데 그쳤다. 하지만 이 액수 역시 당시 영화 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놀라운 기록이 아닐 수 없다. 

한편 국내에선 과도한 폭력성을 이유로 제때 개봉되지 못했고 1989년이 되서야 지각 공개되는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 <매드 맥스: 썬더돔> (1985년)

오리지널 3부작의 마지막 이야기. 티나 터너가 부른 주제곡 '위 돈 니드 어나더 히어로(We Don't Need Another Hero)'와 함께 한국 관객에겐 3편 <매드 맥스: 썬더돔>이 유명하지만 해외 시장에서의 성적, 평단의 반응은 가장 좋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인기 절정의 팝스타 티나 터너를 멜 깁슨의 맞상대 주연으로 기용하는 등 화제성은 컸지만 조지 밀러 감독의 오랜 동료이자 1, 2편의 제작자 바이런 케네디가 갑작스런 헬기 추락 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3편의 방향성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친구를 잃은 충격에 휩싸인 밀러 감독은 은퇴를 생각할 만큼 힘든 상황에 놓였고 제작사 측에선 부랴부랴 조지 오길비를 공동 감독으로 긴급 투입하면서 급한 불을 끄게 되지만 영화의 완성도는 크게 흠집을 입게 되었다. 

결국 당시로선 거액인 1200만 달러 제작비가 투입되고도 실제 벌어들인 금액(3600만 달러)은 2편의 성적을 간신히 넘는 수준에 머물고 말았다.

◆ <매드 맥스> 이후 이야기들

 `매드 맥스:분노의 도로` 포스터

`매드 맥스:분노의 도로` 포스터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한동안 영화 연출과 거리를 뒀던 조지 밀러는 1987년 잭 니콜슨, 쉐어, 미셸 파이퍼, 수잔 서랜든 주연의 공포 코미디 <이스트윅의 마녀들>로 큰 성공을 거뒀다. 그리고 1992년엔 <로렌조 오일>로 영화팬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희귀병 부신백질이영양증(ALD)를 앓는 아이를 둔 부부의 실화를 옮긴 이 작품은 비록 흥행에선 실패했지만 전 세계에 ALD의 위험성과 함께 치료약의 이름이기도 한 '로렌조 오일'의 존재를 알리는 등 영화 외적으로 훌륭한 업적을 일궈냈다.

그리고 1995년엔 <꼬마 돼지 베이브>를 제작, 전 세계 2억 5000달러 이상의 흥행 수입을 거두는 히트를 이뤄내기도 했다. 1편의 시나리오도 직접 썼던 그는 2편에선 연출도 담당했다. 이어 2006년에는 어린이, 가족 대상의 애니메이션 <해피 피트>로 또 한 번 대박을 냈다.

이렇듯 장르의 변화는 과거 <매드 맥스> 시리즈의 감독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파격 행보가 아닐 수 없었고, 예전 그의 영화를 좋아했던 광팬들에겐 크나큰 아쉬움으로 남고 말았다.

그래서일까? 2003~2004년 전후로 새 <매드 맥스> 영화 제작이 추진되기 시작하지만 원작 주연배우 멜 깁슨의 출연 성사는 결국 이뤄지지 못하면서 이 프로젝트는 다시 수면 아래로 침몰하는 듯했다. 당시 멜 깁슨의 이혼 소송 문제로 인한 잠정 배우 은퇴도 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2009년 조지 밀러에 의해 제작 재개가 공식 발표되었고 2011년 톰 하디, 샤를리즈 테론 등의 캐스팅 소식을 알리면서 <매드 맥스> 4편이 뒤늦게 재가동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5년 5월, 무려 30년의 기다림 끝에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가 관객들과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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