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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임형섭 김동현 기자) 4·29 광주 서을 보궐선거에서 제1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꺾고 당선된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6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했다.

이 자리에서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의 정신 계승을 정쟁의 논리로 거론해서는 안된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는 최근 천 의원은 물론 동교동계가 'DJ정신 계승'을 잎다퉈 표방하는 가운데, 신당 창당설까지 불거지는 등 야권분열의 모습이 연출되는 것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된다.

천 의원은 동교동 이 여사 자택에서 30여분간 예방을 진행한 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런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천 의원에 따르면 이 여사는 "DJ 정신을 계승한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는데 물론 감사하다"면서도 "내 남편(김 전 대통령)의 이름이 정쟁에 오르내리지 않기를 재삼 부탁한다"는 당부를 했다.

이 여사는 또 "특히 (김 전 대통령) 묘소 참배에서 거론하는 것은 옳지 않다. '동교동계' 운운하는 것도 김 전 대통령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 당선 때에도 김 전 대통령이 이런 뜻을 박지원 의원을 통해 밝혔다"고 했다.

이 여사는 "정치지도자는 책임질 일이 있으면 국민 앞에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도 "그러나 국민은 야권 분열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는 문재인 대표가 이번 재보선 결과에 책임을 지는 것이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천 의원의 독자세력화 추진으로 야권이 갈라져서는 안된다는 우려를 표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천 의원은 "이런 말을 듣고 숙연해졌다"면서 "다음 대선에서 분열하지 않을 것이며 당을 더 튼튼하게 하기 위한 방법이라는 점을 (이 여사에게) 설명드렸다. 걱정마시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천 의원은 이같은 충고를 예방 직후에는 언론에 밝히지 않았으나, 오후 늦게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를 공개했다.

이에 대해 천 의원은 "처음에는 비공개로 한 말이라 밝히지 않으려 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저 혼자 곱씹는게 도리가 아닌 거 같았다"며 "이 여사가 저에 대해 상당히 기대를 갖고 계시기에 당부를 간곡히 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예방 직후 동교동에서도 기자들과 만나 야권분열을 일으킬 생각이 없으며, 신당을 만들 계획도 없다고 강조했다.

동교동계 좌장인 새정치연합 권노갑 고문 등과 만날 계획에 대해서는 "특별히 계획을 세울 일은 아니며, 원로로서 간혹 문안을 드린다. 적절한 시기에 찾아뵙겠다"고 했다.

이어 "안철수 전 공동대표든 누구든 만날 수 있다"며 "정권교체를 원하는 같은 뜻을 가진 분들과 긴밀히 만나고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 뜻이 좀 다르다해도 서로 힘을 합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천 의원은 이날 국회 입성을 기념해 동료 의원 297명에게 기념떡을 돌리기도 했다.

그는 기념떡에 '20년전 국회에 처음 등원했을 때 느꼈던 설렘을 간직하며 초선의원의 자세로 열심히 일하겠습니다'라는 문구를 담았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태그:#이희호, #천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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