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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치유기업 마인드프리즘 노조 조합원들이 6일 오후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위장 폐업'과 전 직원 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무기한 철야 농성에 돌입하기 앞서 결의를 다지고 있다.
 심리치유기업 마인드프리즘 노조 조합원들이 6일 오후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위장 폐업'과 전 직원 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무기한 철야 농성에 돌입하기 앞서 결의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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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치유기업 마인드프리즘 노조가 6일 '위장 폐업'과 전 직원 해고를 막겠다며 회사 안에서 무기한 철야 농성에 돌입했다.

진입 과정은 출근할 때처럼 순탄했다. 박세영 전국보건의료노조 마인드프리즘지부장을 비롯해 하늘색 재킷을 맞춰 입은 조합원 4명은 이날 오후 2시쯤 짐꾸러미를 든 채 서울 역삼동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입구 옆에 있는 회의실을 차지했다.

'전직원 해고' 맞서 철야 농성... "위장 폐업 철회하라"

하지만 회의실에 있던 의자 등 집기를 밖으로 끄집어내고 '농성 준비'에 들어가자 김형욱 대표이사가 나와 "여기서 뭐하는 거냐, 경찰을 부르겠다"고 퇴거를 요구했다. 이에 노미선 노조 사무장은 "노사 교섭 요청을 두 번이나 거부하지 않았느냐"며 맞섰다.

마인드프리즘 사쪽은 지난달 15일 오는 5월 15일까지 폐업하기로 하고 전 직원 14명에게 해고 통지를 한 상태다. 이 가운데 조합원은 4명이다. 노조에서는 회사 쪽의 위장 폐업을 의심하고 있다.

폐업 선언에 이르기까지 마인드프리즘은 구조 조정과 비정규직 마음 치유사 해고를 놓고 심각한 내부 갈등을 겪었다.

마인드프리즘은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가 창업하고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투자한 마음치유전문업체로 개인 상담 프로그램인 '내마음보고서'와 단체 상담 프로그램인 '워크숍' 사업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정혜신 전 대표가 회사를 떠난 뒤 구조조정으로 생채기를 겪은 데 이어 지분 85%를 갖고 있던 김범수 의장과 친동생 김화영 전 대표도 손을 떼기에 이르렀다.

심리치유기업 마인드프리즘 노조가 6일 오후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위장 폐업'과 전 직원 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무기한 철야 농성에 돌입했다.
 심리치유기업 마인드프리즘 노조가 6일 오후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위장 폐업'과 전 직원 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무기한 철야 농성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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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직원들은 지난해 12월 말 회사가 김미성 조합원 등 1년 계약직 마음치유사 2명을 해고하려 하자 노조를 결성했다. 이후 노조는 계약직원 복직과 회사 회생 방안 마련을 요구했지만 신임 대표이사와 비조합원들은 오히려 노사 갈등으로 경영 위기에 처했다며 내마음보고서와 워크숍 사업 분리를 요구했다(관련기사: 쌍용차 해고자 돕던 마음 치유사들 '해고 위기').

이 같은 회사의 분사 조치에 대해 노조는 회사에서 노조를 배제하려는 것이고 폐업 역시 조합원 해고 이후 비조합원 중심으로 회사를 다시 꾸리려는 '위장 폐업'이라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관련기사: "회사 유지 불가능"... 마인드프리즘 폐업 위기).

마인드프리즘 노조는 이날 "파행적인 폐업을 막아내고 해고를 철회하려고 회사 지키기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면서 "이 농성은 폐업과 해고가 철회되고 치유기업 본연의 모습을 되찾겠다는 사측의 의지와 진정성이 충분히 확인될 때까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가 말한 '마인드프리즘 본연의 가치 회복'이란 내마음보고서와 워크숍 사업 병행을 위한 경영정상화 방안 마련이다.

농성 40여 분 만에 회사 쪽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했지만 노조는 노사 문제임을, 회사는 업무 방해를 각각 주장하고 맞섰다.

쌍용차 노조 깜짝 방문... 해고자 마음 치유하던 업체가 해고자 양산 

지난 3월 23일 평택 쌍용차공장에서 101일 굴뚝 농성을 마치고 내려온 이창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정책실장(오른쪽)과 김정우 전 지부장이 6일 오후 서울 역삼동 마인드프리즘 노조 농성장을 지켜보고 있다.
 지난 3월 23일 평택 쌍용차공장에서 101일 굴뚝 농성을 마치고 내려온 이창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정책실장(오른쪽)과 김정우 전 지부장이 6일 오후 서울 역삼동 마인드프리즘 노조 농성장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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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장에는 보건의료노조 간부를 비롯해 지지 방문도 이어졌다.

이날 오후엔 지난 3월까지 101일 동안 굴뚝 농성을 벌였던 이창근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정책실장과 김정우 전 지부장이 깜짝 방문했다. 이들은 정혜신 박사가 지난 2012년 평택에 쌍용차 해고자 가족 마음치유센터인 '와락'을 만들면서 마인드프리즘 마음치유사들과 인연을 맺었다.

한때 쌍용차를 비롯한 해고자 마음을 돌보던 마인드프리즘이 이제 스스로 해고자를 만들고, 다른 해고자들에게 위로를 받아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태그:#마인드프리즘, #쌍용차, #정혜신, #김범수, #다음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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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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