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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이들이 많아졌지만, 그들을 위한 부동산 정보는 너무나도 부족합니다. 건설사에도 언론사에도 '돈 안 되는 손님'이기 때문입니다. <오마이뉴스>가 서울에 사는 1·2인 가구를 위한 전·월세 정보를 준비했습니다. 여러분이 사는 지역의 유용한 정보도 댓글로 알려주세요.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실전 셋방 찾기를 응원합니다. [편집자말]
[특별취재팀]
취재: 김동환·고동완·김재환·박다영·송지희·양원모·이유진·정민경
개발: 황장연 최용민 디자인: 봉주영 신수빈

[바로가기] ☞ 내게 맞는 동네는? '실전 셋방 찾기' 지도검색

"오늘 영업 시작 전까지 전세가 5개 남아 있었는데 오전에 3개가 계약됐어요. 그사이 2개 더 들어왔으니까 4군데 보실 수 있는데, 빨리 결정하셔야 할 걸요."

지난 1일 오후, 서울시 강서구 신월동의 A공인중개사사무소. 다른 손님에게 집을 보여주고 급히 들어온 이아무개 대표는 손님으로 온 기자를 데리고 다시 문밖으로 향한다. 앞서 걸으며 재촉하는 이씨의 와이셔츠에는 땀이 흥건하다.

다른 동네에서는 월세 매물 5개 볼 동안 하나 찾기도 어렵던 전세 원룸을 4개나 차례대로 보여준다니, 기자도 까닭없이 긴장했다. 원룸 3개는 화곡 1동에, 1개는 목동에 있었다.

이날 기자가 둘러본 전세 원룸은 모두 전용면적 10평(33㎡) 이하의 크기였다. 가격은 각각 4800만 원, 5000만 원, 두 곳이 6000만 원이었다. 화곡 1동의 한 원룸은 10평으로 가장 넓으나 전세금은 4800만 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이씨는 "승강기가 건물 11층까지만 운행하는데 해당 원룸은 12층에 있어서 기적적으로 싼 가격에 나온 것"이라면서 "화곡동 전세는 타이밍 잘 잡으면 구하기 쉽다"고 말했다.

10평 원룸 6000만 원... "타이밍 잘 잡으면 전세 가능"

지난 2월 말 ~ 3월 초, 전세보증금 3000만 원 이상의 서울시 5평(16.5㎡) 원룸 전세 매물 분포도. 색깔이 짙은 동네에 매물이 많다는 의미다.
▲ 서울시 전세매물 분포도. 지난 2월 말 ~ 3월 초, 전세보증금 3000만 원 이상의 서울시 5평(16.5㎡) 원룸 전세 매물 분포도. 색깔이 짙은 동네에 매물이 많다는 의미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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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네이버 부동산' 매물 정보를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강서구 화곡동은 서울 시내에서 주택 전세가 가장 저렴한 동네 중 하나다. 화곡동의 평당 평균 전세금은 559만 원으로, 정릉동(평당 543만 원)과 노원구 상계동(543만 원), 서대문구 홍은동(평당 550만 원)에 이어 4번째로 낮다. 특히 다른 동네와는 달리 매물도 많은 편이다.

남다른 가격과 물량의 원인은 대단위로 밀집되어 있는 구옥(오래된 집)이다. 좁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낡은 다가구 주택과 빌라 등이 촘촘히 들어차 있다. 최근에 지어진 집보다는 오래된 집이 면적이 크고 가격이 낮다. 10평(33㎡)~12평(39.6㎡) 정도 주택의 전세 가격이 평균 6000만~7000만 원 정도. 이곳 주민 김진현(32)씨는 "대로변에서 가까운 집은 다른 곳과 큰 차이가 없는데 조금 걸어들어가면 확실히 가격이 싼 편"이라고 설명했다.

까치산역 3번출구로 나와 1분 남짓 걸으면 대규모 주택단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 화곡동의 주택단지 까치산역 3번출구로 나와 1분 남짓 걸으면 대규모 주택단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 정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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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확인한 화곡동 매물들은 까치산역 3번 출구에서 10분 남짓을 걸어가면 나오는 대규모 원룸촌에 있었다. 이 지역에는 저층에는 상가가, 고층에는 원룸이 놓여 있는 복합형 건물이 많다. 매물은 10층짜리 건물의 7층에 위치해 있었다. 전세 가격은 6000만 원.

전용면적은 6평(19.8㎡)이지만 실제 공간은 더 넓은 느낌이었다. 보통 6평짜리 원룸에는 들어가지 않는 더블침대(가로 120cm)가 놓여 있었다. 침대와 함께 옷장, 책상과 책꽂이, 세탁기와 에어컨이 제공되는 '풀옵션'이다. 관리비는 12만 원으로 전기·가스·수도·인터넷 비용이 모두 포함된다.

까치산역은 2호선과 5호선으로 환승이 가능해 편리하다. 역 바로 옆에 위치한 버스정류장에서는 가산디지털단지, 합정, 신촌, 영등포 등 주요지역으로 한번에 이동하는 버스를 탈 수 있다.
▲ 까치산역 까치산역은 2호선과 5호선으로 환승이 가능해 편리하다. 역 바로 옆에 위치한 버스정류장에서는 가산디지털단지, 합정, 신촌, 영등포 등 주요지역으로 한번에 이동하는 버스를 탈 수 있다.
ⓒ 정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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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화곡동의 장점으로 가격대비 편리한 교통 여건을 꼽았다. 5호선 까치산역에서 광화문까지는 30분 정도, 2호선 강남역까지는 45분 정도가 걸린다. 역까지 걷는 시간을 감안해도 나쁘지 않은 조건이라는 것이다.

3년차 주민 김아무개(28, 남)씨는 "직장이 있는 영등포까지 버스를 타면 늦어도 30분 안에 도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3년 전 이곳에 전세 4500만 원에 원룸을 얻고 1년 전 6000만 원에 계약을 연장했다"면서 "다들 전세대란이라고 하던데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화곡 1동의 주택가에 들어서면, 길의 한 편에 숙박업소가, 다른 편엔 원룸 건물이 배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 화곡 1동의 주택가. 화곡 1동의 주택가에 들어서면, 길의 한 편에 숙박업소가, 다른 편엔 원룸 건물이 배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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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곡 1동의 주택가에 들어서면, 길의 한 편에 숙박업소가, 다른 편엔 원룸 건물이 배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 화곡 1동의 주택가 화곡 1동의 주택가에 들어서면, 길의 한 편에 숙박업소가, 다른 편엔 원룸 건물이 배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 정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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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의 아쉬움은 화곡 1동에 유난히 모텔 등 유흥가가 많다는 점이다. 포털사이트의 지도에 등록된 숙박업소만 해도 10개가 넘는다. 보통 길의 한 편이 숙박업소면 다른 쪽은 원룸 건물인 식이다. 숙박업소 주변답게 술집도 적지 않다. 김씨는 "부모님이 방문하셔서 함께 집에 올 때, 바로 옆에서 커플들이 숙박업소 들어가는 것을 봤는데 조금 민망했다"고 말했다.

"저금리 때문에 집주인들이 '리모델링-월세'로 돌아서는 중"

비교적 전세가 많이 남아 있다고는 하지만 화곡동 역시 최근 불고 있는 월세 전환 추세의 예외지역은 아니다. 특히 화곡 2동에는 리모델링중인 원룸이나 주택 등이 많이 눈에 띄었다. 기자가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소개받은 원룸 3개도 모두 리모델링 중이었다.

화곡 2동은 화곡 1동과는 달리 유흥가나 숙박업소를 거의 찾아볼 수 없고 동네 어귀에 재래시장이 있어 주거지로는 더 맞춤인 동네다. 이곳에서 C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운영하는 유아무개 대표는 "최근 저금리 기조가 집주인들을 부추기고 있는 형국"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집주인들이 옛날에는 전세금을 받아서 이자로 먹고 살았는데 지금 같은 경우에는 워낙 금리가 낮아 불가능해지니 월세 전환을 위해 리모델링들을 한다"고 말했다.

까치산역 2번출구로 나와 직진하면 까치산 시장 입구가 보인다. 식료품 가게와 음식점 외에도 미용실, 약국, 동물병원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 까치산 시장 까치산역 2번출구로 나와 직진하면 까치산 시장 입구가 보인다. 식료품 가게와 음식점 외에도 미용실, 약국, 동물병원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 정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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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둘러본 한 원룸은 까치산역에서 불과 2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반지하라는 점이 단점이었지만 전용면적이 18평(59㎡)이었고 방 3개에 거실로 구성돼 있어 4인 가족이 쓰기에도 적당해 보였다. 가격은 보증금 3000만 원에 월세 60만 원. 공인중개사 유씨는 "이집 윗집도 이렇게 리모델링해서 4명이서 산다"고 말했다. 까치산역에서 5분 거리에 있는 12평짜리 주택과 15평짜리 주택은 모두 보증금 2000만 원에 월세가 50만 원이었다.

한편, 화곡 2동의 C공인중개사 사무소 팀장 정아무개씨는 "부동산 중개소들이 전세매물을 찾으러 온 손님에게 속임수를 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전세 매물이 있다고 속여서 인터넷에 올려놓고 손님을 오게한 뒤, 손님이 계약을 하려고 하면 '방금 전에 매물이 나갔다'면서 월세로 유도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수법에 조심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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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ㅣ최유진 기자



태그:#실전 셋방찾기, #강서구, #화곡동, #까치산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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