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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4·29재보선에서 광주 서을 국회의원에 당선된 천정배 무소속 후보가 5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터뷰는 그가 이사장으로 있던 동북아전략연구원 부설 연구소인 광주 서구 '호남의 희망' 사무실에서 진행했다.
 4·29재보선에서 광주 서을 국회의원에 당선된 천정배 무소속 후보가 5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터뷰는 그가 이사장으로 있던 동북아전략연구원 부설 연구소인 광주 서구 '호남의 희망' 사무실에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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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재보선에서 광주 서을 국회의원에 당선된 천정배 무소속 의원은 5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아직 선거 모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햇볕에 그을려 여전히 검은 얼굴빛을 띤 천 의원은 인터뷰 내내 목을 축이며 걸걸한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천 의원은 신당 창당 등 자신의 행보를 둘러싼 관심에도 "아직 (선거가 끝난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말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좀 더 구상을 가다듬어야 하고, 주변 사람들과도 논의해야 한다"면서 "또 민심을 살핌과 동시에 새정치연합의 추이도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신 천 의원은 "분명히 약속한 건 내년 총선 광주에서 '뉴DJ'를 모아 새정치연합과 경쟁하겠다, 혹시 여력이 되면 호남까지도 확장하겠다, 이 정도"라고 현재까지의 포부를 설명했다. 또 "이번 4.29재보선, 내년 총선, 2년 후 대선까지 총 3단계를 바라보고 있다"며 "호남 출신 대권주자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울어진 운동장 속 호남 이익 지켜야"

4·29재보선에서 광주 서을 국회의원에 당선된 천정배 무소속 후보가 5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터뷰는 그가 이사장으로 있던 동북아전략연구원 부설 연구소인 광주 서구 '호남의 희망' 사무실에서 진행했다.
 4·29재보선에서 광주 서을 국회의원에 당선된 천정배 무소속 후보가 5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터뷰는 그가 이사장으로 있던 동북아전략연구원 부설 연구소인 광주 서구 '호남의 희망' 사무실에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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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의원은 자신을 향한 두 가지 프레임에 예민하게 반응했다. 하나는 지역주의이고, 다른 하나는 야권 분열이다. '호남 자민련'을 만드려는 것 아니냐는 공격에 천 의원은 "타깃이 없는 공격, 허공을 향한 공격을 하는데 내 입장에선 그럴 계획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호남의 정당한 이익은 지켜야하지 않겠나"라며 "운동장이 호남에 너무 불리하게 기울어져 있어 그걸 회복하자는 것이지 호남이 위에 선다는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권주자 여론조사를 보면 후보 10여 명 중 지지율 1% 짜리라도 호남 출신 한 명이 없다"며 "민주주의, 인권, 개혁을 이뤄온 최고의 옥토가 호남인데 이 옥토에서 대권주자 한 명이 없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또 "이른바 야권의 잠룡이란 사람들은 어느 지역 출신이든 대부분 호남 사람 표에 의지하고 있다"며 "(호남은) 표만 주고 무시당하는 시대를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권 분열이란 공격과 관련해선 "이번 선거에서 천정배 때문에 새누리당이 당선됐나"라며 "독점에 취해있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비난"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데 그대로 따라가 같이 추락해 죽는 게 단결인가, 아니면 극복하기 위해 대오를 이탈해 길잡이 역할을 하는 게 단결인가"라고 반문했다.

아래는 천 의원과 한 일문일답 전문이다.

-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절반 정도 빼올까?"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농담으로 덧붙인 말이 그렇게 기사가 나가 버려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분명히 약속한 건 내년 총선 광주에서 '뉴DJ'를 모아 새정치연합과 경쟁하겠다, 혹시 여력이 되면 호남까지도 확장하겠다, 이 정도다. 이에 뉴DJ는 신인만 해당하냐는 질문을 받았고, 기성정치권 안팎의 뉴DJ를 찾을 것이고 당에 있는 분이라고 해서 배제할 생각이 없다고 말하는 와중에 '절반 빼올까'라는 농담이 붙은 것이다."

"호남 대권주자 만들 것"

4·29재보선 광주 서을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천정배 무소속 후보가 당선 확정 직후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지지자들과 환호하고 있다.
 4·29재보선 광주 서을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천정배 무소속 후보가 당선 확정 직후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지지자들과 환호하고 있다.
ⓒ 강성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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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남정치 부활'의 요체가 뭔가. '부활'이라는 단어가 모호하다. 호남 대선주자 만들기인가, 아니면 천 의원의 대권행보 전략 중 하나인가.
"총 3단계를 생각하고 있고, 1단계는 이번 4.29재보선이었다. 1단계를 성공했으니 2단계인 내년 총선에서 뉴DJ를 광주 전역에 공천할 것이다. 계속 국회의원이나 해먹겠다든가, 만년 야당에 안주하겠다든가, 은퇴할 때 쯤 국회의원 한 번 해보겠다든가 하는 사람은 안 된다. 그 다음이 3단계, 즉 대선인데 이때 정권교체는 물론 비전을 갖춘 정부를 세우려고 한다.

또 호남 출신 대권주자를 만드려고 한다. 대통령이 아닌 대권주자다. 지금 여론조사 기관에서 대권주자 10여 명을 꼽아 여론조사를 하는데 지지율 1% 짜리라도 호남 출신 한 명이 없다. 이게 정상인가. 절대 감정적인 게 아니라 호남이 민주주의, 인권, 개혁을 이뤄온 최고의 옥토인데, 이 옥토에서 대권주자 한 명이 없다는 게 말이 되나. 이른바 야권의 잠룡이란 사람들은 어느 지역 출신이든 다 대부분 호남 사람 표에 의지하고 있다. 이제 표만 주고 무시당하는 시대는 끝내야 한다."

- 신당 창당 계획은. 
"아직 신당 창당을 말할 상황이 이니다. 좀 더 구상을 가다듬어야 하고, 주변 사람들과도 논의해야 한다. 또 민심도 살핌과 동시에 새정치연합의 추이도 지켜봐야 한다."

- 만약 새정치연합이 잘 하면 운신의 폭이 좁아지는 것인가.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정풍운동할 때도 썼던 말이지만 나는 밀알이 되고 싶다. 만약 새정치연합이 환골탈태한다면 천정배가 큰 역할을 한 것 아니겠나."

- '호남 자민련', '호남 신당' 등 지역주의 프레임으로 공격하는 이들이 많은데.
"그럴 계획은 전혀 없다. 자꾸 타깃이 없는 공격, 허공을 향한 공격을 하는데 내 입장에선 아니라고 할 수밖에 없지 않나. 다만 호남의 정당한 이익은 지켜야 한다. 운동장이 호남에 너무 불리하게 기울어져 있어 그걸 회복하자는 것이다. 호남이 위에 선다는 게 아니다. 이를 자꾸 호남 패권으로 몰아가니 답답하다.

일제강점기에 불순한 조선인이라고 낙인 찍힌 사람들처럼 어느 사회든지 억눌린 사람들이 있다. 아무리 강하다고 해서 그들과 무조건 타협하고 인정하는 게 정의로운 일인가. 앞으로 통일되면 이북 사람은 대통령하면 안 된다는 게 말이 되나. 기득권 패권주의자들은 억눌린 사람들이 억눌렸다는 인식을 하지 못하게 만든다. 보수 언론이나, 새누리당이 그렇게 말하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하지만, 이번 선거 과정에서 새정치연합 사람들이 그렇게 비난하는 건 참기 힘들었다. 새정치연합 안에서 패권주의가 가동되고 있는 것이다."

"정동영의 길, 천정배의 길과 달라"

4·29재보선에서 광주 서을 국회의원에 당선된 천정배 무소속 후보가 5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터뷰는 그가 이사장으로 있던 동북아전략연구원 부설 연구소인 광주 서구 '호남의 희망' 사무실에서 진행했다.
 4·29재보선에서 광주 서을 국회의원에 당선된 천정배 무소속 후보가 5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터뷰는 그가 이사장으로 있던 동북아전략연구원 부설 연구소인 광주 서구 '호남의 희망' 사무실에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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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권 분열이란 비난은 어떻게 생각하나.
"이번에 천정배 때문에 새누리당이 당선됐나. 독점에 취해있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비난이다. 정신이 없는 것이다. 그렇게 따지면 이번 선거 결과를 볼 때 새정치연합이 후보를 안 냈어야 했다.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데 그대로 따라가 같이 추락해 죽는 게 단결인가, 아니면 극복하기 위해 대오를 이탈해 길잡이 역할을 하는 게 단결인가. 지역별 경쟁구도 청산은 노무현 대통령의 필생의 목표였다. 새정치연합은 영남에선 경쟁구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 높이면서, 호남에선 막대기만 세워도 되는 방향을 유지하는 게 맞나. 자기를 좀 돌아봐야 한다."

- 자의든, 타의든 많은 사람들이 천 의원 주변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인사를 잘 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나온다.
"두고 봐야할 것이다. 만약 잘못하면 실패할 것이다. 엄격한 도덕성, 정체성 심사를 통과한 사람만 출마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개인이 누굴 임명하고 그래선 안 된다.다만 '낙천 인사', '공천 탈락 인사'가 모일 거라는 비난은 매우 오만하고 시민들을 무시하는 태도다. 새정치연합 공천을 못 받은 사람은 정치 낭인이고, 떨거지인가. 광주시민들이 그렇게 간단한 사람들이 아니다."

- 총선은 1년 남았다. 총선에 나설 만한 인물 여러 명을 1년 안에 모을 수 있겠나.
"1년이면 긴 시간은 아니지만 충분히 할 수 있는 시간이다. 선거라는 게 정치가 가장 급변하게 발전, 변화하는 기간이므로 잘만 하면 한 순간에도 사람을 모을 수 있다. 광주에 머무는 동안 둘러보니 국회의원 할 인물이 넘쳐나더라. 단지 그 사람들이 새정치연합의 독점 기득권 구조 때문에 진출을 못하고 있을 뿐이다."

- 결국 전국 정당으로 나아가야 지역주의, 야권 분열 등의 비판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같이 호남을 넘어서 전국적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무언가를 보여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내년 총선의 계획 정도다. 신당 창당, 전국 정당 계획 등이 없는 건 아닌데 아직 능력 범위를 넘어서는 일이다. 그 문제의 답을 찾기 위해 지금부터 나도 탐험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 동교동계와의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아직 잘 모르겠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신 그룹을 동교동계라고 한다면, 지금 동교동계 인사 중에서 누가 정치를 하고 있나. 동교동계 선배들은 지금도 존경한다. DJ를 도와서 정권교체와 개혁을 이루고, 반대로 박해도 받지 않았나. 당에 있으면서 지도도 많이 받았다. 다만 과거 정풍운동 때 선배들에게 개인적으로 미안한 감정은 있다. 그런 문제는 오래되기도 했고, 어느 정도 해소됐다."

- 국민모임과의 관계는.
"여러 기준에 비춰봤을 때 국민모임은 내가 참여할 길이 아니란 생각을 했다. 내가 가야할 길과 국민모임의 길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굳이 말하자면 지금 정동영의 길과 천정배의 길은 다르다. 처음부터 국민모임에 합류할 마음이 없었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태그:#4·29재보선, #천정배, #당선, #호남,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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