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연평해전> 포스터.

영화 <연평해전> 포스터. ⓒ NEW


연평해전의 실제 전사자들을 연기한 배우들이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2002년 6월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남북 간의 교전을 소재로 한 영화 <연평해전>의 제작보고회가 6일 오전 압구정 CGV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김학순 감독과 배우 김무열(윤영하 대위 역), 진구(한상국 하사 역), 이현우(박동혁 상병 역)가 참석했다.

배우들이 '미안'한 이유는 교전이 일어났던 2002년 6월 29일, 여느 대한민국 국민들처럼 월드컵 응원 중이었기 때문이다. 김무열은 "국민적인 축제 분위기 속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는 걸 몰랐다"고 했고, 진구 역시 "그날의 딱 일주일 전에 해군을 제대했음에도 월드컵 3, 4위전 화면 밑에 자막으로 지나가는 뉴스조차 무시했다"고 기억했다. 당시 10살이었다는 이현우 또한 "축제만 열심히 즐겼던 꼬맹이였다"고 전했다.

진구 "세상에서 제일 좋은 사람으로 연기"

제대 이후 첫 작품으로 <연평해전>을 택한 김무열은 "군대에서 군대로 이어지는 것 같아 아직 경직된 느낌이 남아 있었는데, 그게 영화에 도움이 됐기를 바란다"고 운을 뗐다. 생전 정직하고 올곧은 군인이었다는 윤영하 대위를 연기한 그는 "어떻게 보면 냉혈한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속에는 부하들을 누구보다 아끼는 마음이 있었다"고 전했다.

한상국 하사 역의 진구는 "세상에서 제일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새신랑이었던 한상국 하사처럼 촬영 당시 결혼을 준비하고 있어 "많이 공감했다"는 진구는 "마지막 전투 상황 때는 실제 아내가 생각 나 뭉클한 애드리브가 탄생했다"면서 "죽어가며 아내 사진이 있는 군번줄을 꼭 쥐는 장면에서 '이쁘게도 생겼네'라는 대사를 넣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연평해전>의 한 장면.

영화 <연평해전>의 한 장면. ⓒ NEW


이현우는 박동혁 상병을 두고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컸던, 밝은 아이"라고 표현했다. 이현우는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 하면 영화에 담아 여러분에게 조금이나마 더 전달해 드릴까 하는 마음이 크다"면서 "동혁이의 밝은 모습에 대비된 전쟁의 처절한 모습을 담으려 했다"고 전했다.

투자사와 배우가 바뀌고, 시나리오의 수정을 거듭하며 제작되기까지 무려 7년이 걸린 만큼 김학순 감독의 감회도 남달랐다. "전투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의 상황 조사를 다 했다"는 김 감독은 영화 속 교전 장면을 실제 격전이 진행된 30분 동안 묘사했는데, "3D를 통해 현장의 아픔과 공포스러움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비 일부를 모금한 것에 대해 "국민들의 후원을 받아서 영화를 만든다는 생각을 하니 무조건 잘 만들어야겠다는 책임감이 들었다"는 김 감독은 "그게 압박이면서도 이 영화를 끝까지 만들 수 있는 힘이 됐다"고 감사를 전했다.

<연평해전>은 오는 6월 11일 개봉한다.

연평해전 진구 김무열 이현우 김학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