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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선 개통으로 인해 KTX에 자리를 넘겨준 동해선 새마을호, 장항선 새마을호 역시 이 같은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 2015년 4월 2일 종운한 동해선 새마을호 고속선 개통으로 인해 KTX에 자리를 넘겨준 동해선 새마을호, 장항선 새마을호 역시 이 같은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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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당시 최고의 열차 '관광호'가 운행을 시작했다. 요즘 관광 열차에서 볼 수 있는 전망칸, 식당칸도 당시 관광호에서는 찾아볼 수 있었다. 때문에 가격 역시 경부선 기준, 당시 고속버스(약 1500원)에 비해 관광호(약 3000원)는 약 두 배 가량 비쌌다. 관광호는 경부선 외에도 전라선(서울~남원) 등지에서 운행했으며 사람들의 많은 호응을 얻었다.

1974년, '관광호'는 우리가 흔히 아는 열차인 '새마을호'로 열차명이 바뀌었다. 당시 새마을운동의 열풍이 불어 서서히 '새마을호'로 불리기 시작하더니 관광호와 특급 열차라는 이름이 '새마을호' 하나로 통일된 것이다. 열차명이 바뀐 후에도 새마을호는 '관광호'의 명색을 이어나갔다. 또 새마을호는 1988년 서울 88 올림픽이 개최됐을 때 '올림픽 평화 열차'라는 이름을 달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열차로 전세계에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새마을호의 전신, '관광호'의 등장

현존하는 마지막 새마을호인 장항선 새마을호는 2018년 전철화 이후 폐지될 예정이다.
▲ 마지막 남은 '장항선 새마을호' 현존하는 마지막 새마을호인 장항선 새마을호는 2018년 전철화 이후 폐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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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호는 제한적으로 운행했던 관광호 시절과는 다르게 전국 어디서나 운행하며 많은 사람의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올림픽이 끝나고, 새마을호는 '관광호' 시절부터 이어오던 최고급 열차의 명색을 서서히 잃어가는 듯 했다.

사실 새마을호와 무궁화호의 기술적 차이는 없다. 두 열차의 동력원이 같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마을호는 열차 편의성인 객실 내부 환경, 운행 정차 역 수 등에 대해 신경을 써야만 했다. 그러나 새마을호가 대중화, 평준화되면서 그나마 내세울 수 있었던 정차 역 수가 늘어나 '무궁화호' 수준으로 격하됐고, 차량 시설도 노후화되면서 사람들의 불만과 불평을 샀다. 결국 이러한 대중화와 평준화는 고속철 시대 진입을 한 발 앞당겼고, 결국 '고속 철도 시대'는 새마을호의 내리막길을 걷게 했다.

현재 새마을호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먼저 2004년 고속열차 KTX가 운행을 시작하면서 '고속 열차'였던 새마을호의 호칭은 '준 고속열차' 수준으로 격하됐다. 또한 2014년부터는 새마을호를 대체할 ITX-새마을호가 운행을 시작하면서 새마을호는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2004년 KTX의 등장, 2014년 ITX-새마을의 등장... 설 자리 잃어가는 새마을호

새마을호 객차의 노후 정도가 심해지고, 내구연한 만료 시점이 다가오자 'ITX-새마을'의 도입입이 시작됐고, 기존 새마을호의 자리는 ITX-새마을이 꿰찼다. 객차 노후 시점과 고속철, 전기동차 도입이 맞물리며 새마을호는 더욱 설 자리를 잃어갔던 것이다.

새마을호는 2014년부터 순차적으로 경부선, 중앙선, 동해선 등 대부분의 운행 구간이 단축되거나 폐지됐다. 결국 새마을호는 현재 운행 구간이 장항선 '용산-익산' 구간 밖에 남지 않았다. 지난 달 2일, 동해선 새마을호가 '동해선 KTX'의 개통으로 자리를 넘겨주게 됨으로써 이제 새마을호를 볼 수 있는 곳은 장항선 뿐이라는 것이다.

1980년 대부터 운행하던 대부분의 새마을호가 내구 연한 만료로 인해 폐차되거나 매각되고 있다. 사진은 동차형 새마을호의 운행 시절 모습이다.
▲ 2013년 1월 5일 종운한 동차형 새마을호 1980년 대부터 운행하던 대부분의 새마을호가 내구 연한 만료로 인해 폐차되거나 매각되고 있다. 사진은 동차형 새마을호의 운행 시절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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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단체 관광 열차나 명절 대수송 기간 등 임시로 운행되는 경우가 많은 새마을호지만, 정식 운행은 하루 왕복 10회(장항선 새마을호 운행 횟수)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사람들은 특정 지역이 아니라면 새마을호를 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운행하는 장항선마저도 신창역부터 전철화가 안 된, 비전철화 구간이기 때문에 새마을호를 운행하는 것 뿐이다. 2018년 장항선의 전 구간이 전철화가 된다면 새마을호는 운행을 종료할 예정이다. 다시 말해 현존하는 마지막 새마을호의 운행 구간인 장항선에서 새마을호가 운행을 종료한다면 국내에서 다시 새마을호를 정식 열차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한 때 우리나라의 최고급 열차로서 많은 이들의 애환을 실어나르던 새마을호가 이제는 설 자리를 잃어 장항선 구간의 '셔틀'로 전락해버린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그러나 이렇게 새마을호가 종운을 앞두고 묵묵히 제 일을 해나가고 있는 것을 보고 있자면, 어찌보면 사람의 인생과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새마을호의 마지막 운행이 있기 전에, 전국 유일의 새마을호를 타고 장항선의 풍경을 만끽하면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새마을호에 대한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고속 열차인 KTX의 등장으로 반나절 생활권에 접어들었다. 이렇게 무언가 생겨나면, 필히 어떤 것은 사라져야만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할 것이다. KTX도 언젠가 초고속열차 시대가 개막되면, 새마을호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을 때가 올 것이다.


태그:#새마을호, #기차, #코레일, #레츠코레일, #장항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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