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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헌 윤봉길 의사의 4·29 상해 의거 83주년을 기념하는 '예산에서 터지는 평화의 울림, 제42회 윤봉길문화축제'가 지난달 29일 충남 예산군 덕산면 도중도와 저한당 일원에서 열렸다. 이날 오전부터 내리기 시작한 굵은 빗줄기 때문에 일부 프로그램이 취소되는 등 아쉬움을 남겼지만, 여전히 많은 이가 축제장을 찾아 윤 의사를 기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사)매헌윤봉길월진회(회장 이우재)가 주최하고 제42회윤봉길문화축제추진위원회가 주관한 축제의 시작은 빗속을 뚫고 충의사 사당 앞에서 도중도까지 엄숙하게 이어진 '영정 모시기' 행렬이 알렸다. 덕산초와 시량초, 덕산고 학생들과 윤봉길청소년단원들이 힘을 보태 의미를 더한 영정 모시기는 뒤따르는 수 많은 만장과 인파가 장관을 연출했다.

학생들의 손에 들린 만장행렬이 장관을 이룬 윤봉길 의사의 영정이 도중도로 들어서고 있다.
 학생들의 손에 들린 만장행렬이 장관을 이룬 윤봉길 의사의 영정이 도중도로 들어서고 있다.
ⓒ 김동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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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군을 비롯한 예산 지역의 기관 단체가 마련한 다양한 홍보·체험 부스도 관람객을 맞았다. 이 가운데 새 주소를 쓰고 선물을 받는 도로명 주소 홍보 부스와 충남 교육청이 운영한 학부모 상담소는 종일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윤 의사의 나라 사랑을 배우고 실천하는 덕산고 학생 동아리 '매헌바로미'는 독립 운동가와 자신들의 활동을 알리는 홍보 부스를 운영해 어른들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예산군농민회가 마련한 '가지모 나눠주기'는 관람객이 길게 줄지어 기다리는 진풍경이 벌어질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더 달라"고 떼를 쓰는 사람들과 입씨름이 벌어지는 사이 가지모 1만 주가 금방 동이 났다.

읍면 대항 씨름 대회의 열기도 뜨거웠다. 주민의 응원을 등에 업은 선수들은 읍면의 이름을 걸고 한판 대결에 나서 실력을 겨뤘다. 여자 선수들도 남자 선수 못지않은 실력과 힘을 뽐내며 승부욕을 불태웠다. 우승은 결승전에서 삽교읍을 제친 신양면에게 돌아갔다. 대술면은 아빠와 엄마, 아들이 함께 대표 선수로 출전해 눈길을 끌었다.

비가 그친 늦은 오후에는 '윤봉길평화페스티벌'이 펼쳐진 특설 무대가 관람객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관람객은 (사)민족음악원 이광수 원장의 비나리와 윤 의사의 일생을 한 편의 뮤지컬로 표현한 청운대 뮤지컬연기학과 학생들의 '윤봉길퍼포먼스', 힙합과 국악이 어우러진 박애리·팝핀현준 부부의 공연 등을 보며 아낌 없는 박수와 환호성을 보냈다. 축제의 대미는 윤봉길평화페스티벌에 이어 밤 하늘을 수 놓은 불꽃 놀이였다.

청운대 뮤지컬연기학과 학생들이 윤봉길 의사의 일생을 한편의 뮤지컬로 표현하고 있다.
 청운대 뮤지컬연기학과 학생들이 윤봉길 의사의 일생을 한편의 뮤지컬로 표현하고 있다.
ⓒ 김동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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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오전에 진행된 '4·29상해의거 제83주년 기념식'에선 축사를 둘러싸고 촌극이 빚어졌다.

이우재 회장의 기념사와 황선봉 군수, 홍문표 의원, 김지철 충남교육감(영상 메시지)의 축사가 끝난 뒤 기념식에 참석한 김영호 예산군의회 의장과 김기영 충남도의회 의장이 축사 명단에 없는 것으로 확인되자 동료 정치인 등이 '이따위로 의전을 하느냐'고 항의하며 주최 측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우여곡절 끝에 주최 측이 기념식이 끝날 무렵 김영호 의장과 김기영 의장의 축사를 들으려했지만, 이번에는 두 의장이 이를 거절해 되레 어색한 분위기가 됐다.

주위의 반응은 엇갈렸다. 한쪽에선 "군수가 축사를 하면 당연히 군 의장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 또 예산 사람이 도의장이다. 도의장이 기념식에 참석했으면 축사를 듣는 것이 도리가 아니냐"라며 "주최 측의 의전이 원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다른 한쪽에선 "정치인들이 윤 의사를 기리기 위해 참석한 것인지, 축사를 하기 위해 참석한 것인지 헷갈린다"며 "관람객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 관람객이 지루하게 기다리며 정치인들의 축사를 듣기 위해 왔느냐"고 꼬집었다. 주최 측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그동안 관례적으로 군 의장과 도 의장은 축사를 하지 않았다. 사전에 축사와 관련된 얘기도 없었다"고 밝혔다.

조국 광복의 횃불, 아! 윤봉길
4·29상해 의거 83주년 기념 다례·기념식 엄수

매헌 윤봉길 의사의 항일 독립 정신과 애국 애족 정신을 기리는 '4·29 상해 의거 제83주년 기념 다례'가 지난달 29일 충의사 사당에서 열렸다.

분향과 헌작, 축문 낭독 등의 순으로 진행된 기념 다례에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황선봉 군수와 김영호 의장, 송석두 충남도 행정부지사와 김기영 충남도의회 의장, 홍문표 국회의원, 김지철 충남교육감, 김양제 충남지방경찰청장을 비롯한 기관단체장과 유족, 주민 등 700여 명이 참석해 윤 의사를 추모했다.

정치인들과 기관장들이 윤봉길 의사 영정 앞에서 헌화하고 있다.
 정치인들과 기관장들이 윤봉길 의사 영정 앞에서 헌화하고 있다.
ⓒ 김동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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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재 (사)매헌윤봉길월진회장은 이날 축문을 통해 "조국 광복의 횃불이신 매헌 윤봉길 의사의 의거 제83주년을 맞아 짧은 일생을 충의에 살고 나라에 헌신하신 높은 덕과 빛나는 공을 추모해 온 겨레의 정성으로 다례를 올린다"며 "님의 위업을 현창하는 윤봉길 문화축제를 가져 민족 자존의 길을 트고자 한다"고 고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을 대신해 헌화, 분향한 송석두 충남도 행정부지사를 시작으로 유족과 참석자들이 줄지어 헌화, 분향을 하며 윤 의사의 나라 사랑을 되새겼다. 특히 덕산초와 덕산중·고 학생 50여 명이 기념 다례를 참관하고, 충남 경찰청 신임 순경 180여 명이 합동 참배를 올려 의미를 더했다.

기념 다례에 이어 '예산에서 터지는 평화의 울림, 제42회 윤봉길문화축제'가 열린 도중도 특설 무대에선 '4·29상해의거 제83주년 기념식'이 진행됐다. 이우재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윤봉길문화축제는 윤 의사의 정신을 배우고 실천하기 위한 자리"라며 "미국과 중국의 패권주의 놀음에서 한반도가 희생양으로 언제 전쟁이 일어날 줄 모르는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것이 바로 윤봉길 정신이다. 윤 의사의 동북아평화운동을 계승, 발전시켜 조국의 평화통일을 이룩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자리에 꼭 계셔야 할 한분이 안 계시다. 일생동안 윤 의사 선양 사업에 매달리신 윤규상 선생님은 윤 의사의 분신"이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황선봉 군수는 축사에서 "목숨을 바쳐 주권을 빼앗긴 우리나라를 구하고 지키신 분이 바로 윤 의사다. 우리 모두는 윤 의사의 애국애족정신을 가슴 속 깊이 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문표 의원도 축사를 통해 "윤 의사의 정신을 예산의 정신으로, 대한민국의 정신으로 승화, 발전시키자"고 제안했다.

영상 메시지를 보낸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광복 70주년을 맞았지만, 일본의 독도 망언과 교과서 왜곡, 침략전쟁 부정 등으로 동북아의 평화와 화해가 멀어지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한 뒤 "오늘 예산에서 터지는 평화의 울림이 충남을 넘어 일본을 거쳐 아시아와 세계로 퍼져나갈 것"이라며 윤봉길문화축제의 발전을 기원했다.


덧붙이는 글 |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와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윤봉길, #상해의거, #월진회, #충의사,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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