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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군 예산읍 창소리에 공사가 중단된지 7년째 되는 파란채아파트 12층 건물안엔 천연기념물 제324-2호인 수리부엉이가 산다. 신례원소재지 한가운데 우뚝솟은 시커먼 콘크리트 건물을 바위산으로 착각했을까.

4월 28일 취재차 들른 파란채아파트 안에서 수리부엉이를 발견했다. 도심 한가운데에서 녀석과 마주친 것은 전혀 예상못한 행운이다.

신례원 파란채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발견된 수리부엉이 유조.
 신례원 파란채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발견된 수리부엉이 유조.
ⓒ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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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가 중단된 아파트 창문골조 위에 버티고 앉아 있는 위세가 장난이 아니다. 카메라를 가까이 대도 물러섬이 없이 왕방울 같은 주황색 눈에 광채를 더한다. 갈고리형 부리를 '딱딱' 벌리며 위협하기까지 한다. 앉은키 약 70㎝, 갈색얼룩무늬 가슴털 아래 쇠갈퀴 같은 발톱이 삐죽 나와있다.

<무한정보>의 카메라에 수리부엉이가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년 가까이 수리부엉이가 산다는 많은 제보를 받고 달려갔지만 모두 허사였다. 지난해 3월에는 고덕 오추리의 야산에 수리부엉이가 새끼를 키우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을 찾았지만 빈둥지에 죽은 새끼만을 발견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수리부엉이는 40여년 전만해도 농촌 인근 야산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새였지만, 농약 등 환경오염과 서식처 파괴로 인해 그 수가 급격히 줄어 1982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수리부엉이는 부엉이 가운데 몸집이 가장 큰 텃새로 아주 사나운 맹금류이며 꿩, 산토끼, 집쥐 등을 사냥한다. 산란철이 1~2월로 추운 겨울을 버티며 새끼를 키운다.

부엉이의 습성과 관련한 속담도 전해온다. 수리부엉이는 꿩이나 오리, 산토끼 등 큰 먹이를 사냥하며 새끼를 키울 때는 사냥감을 둥지에 수도없이 쌓아놓기 때문에 '부엉이 곳간(소굴) 같다'란 속담이 유래됐다.

또 사람들이 부엉이집을 찾으면 슬그머니 사냥감을 한 개만 남겨놓고 다 가져와도 모른다고 해서 '부엉이셈법'이란 말도 생겨났다.

한편 파란채아파트에서 포착한 수리부엉이 사진을 본 조류학자 김수경씨는 "수리부엉이가 맞다. 가슴털갈이를 하는 것으로 봐서 올해 태어난 유조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신문>과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수리부엉이, #천연기념물,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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