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4월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양화동 선유도공원 선착장 인근 한강에 돌고래 1마리가 죽어 있는 것을 산책 중이던 함모(60)씨가 발견해 소방당국에 신고했다.

건져올려진 돌고래는 길이 1m가량이며, 국제멸종위기종인 쇠돌고래과 상괭이종으로 확인됐다고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전했다.
 지난 4월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양화동 선유도공원 선착장 인근 한강에 돌고래 1마리가 죽어 있는 것을 산책 중이던 함모(60)씨가 발견해 소방당국에 신고했다. 건져올려진 돌고래는 길이 1m가량이며, 국제멸종위기종인 쇠돌고래과 상괭이종으로 확인됐다고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전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멸종위기 돌고래 상괭이 사체가 지난 3일, 다시 서울 한강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지난 4월 15일에 이어 최근에만 두 번째입니다. 상괭이는 웃는 얼굴이 귀여운, 한국의 토종 돌고래입니다. 제주 남방큰돌고래가 제주를 대표하는 토종 돌고래라면, 상괭이는 한반도 서해안과 남해안을 대표하는 토종 돌고래라고 할 수 있겠죠.

상괭이는 원래 비교적 수심이 얕은 바다와 연안에 사는 돌고래인데, 염도가 낮은 강에서도 살 수 있는 생태적 특성이 있어요. 그래서 양쯔강, 인더스강, 메콩강 등에도 상괭이와 비슷한 종류인 이라와디돌고래들이 살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머리가 둥글고 주둥이가 없으며 몸집이 작은 것이 특징입니다.

또 다시 한강에서 발견된 상괭이, 원인은 서해안 환경 오염?

물론 엄밀한 생물학적 분류에 따르면 상괭이는 쇠돌고래과에 속하고, 이라와디돌고래는 참돌고래과에 속하기 때문에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과 가까운 곳에서 살아온 덕에 여러 공통점도 많습니다.

상괭이가 한강에서 발견되는 첫 번째 이유로는, 악화된 서해안 생태계를 들 수 있습니다.  서해안 환경이 점차 나빠지면서 예전과 달리 상괭이가 살아가기 힘들어졌습니다. 그중 여러 상괭이가 한강으로 들어와 먹이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닌가 추측해볼 수 있어요.

사실 한국은 한강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 하굿둑이라는 이름으로 댐을 건설해놓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기수역을 자유롭게 오가는 해양생물들의 통로가 차단되어 있습니다. 바다에서만 사는 생물과 강에서만 사는 생물 그리고 바다와 강을 오가는 생물들이 조화를 이뤄야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되는데, 하굿둑이 생기면서 서식처가 단절되었습니다.

큰 강 가운데에는 유일하게 한강만 하굿둑이 없습니다. 서해안의 상괭이들도 다른 강으로는 못 들어가지만, 한강으로는 자유롭게 들어올 수 있어요. 그렇다고 현재 한강의 상태가 상괭이들이 살기에 좋은 것은 결코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김포대교 남단에 신곡수중보가 설치되어 있어서 상괭이들의 이동이 자유롭지 못하죠. 이것이 철거된다면 훨씬 자유롭게 상괭이들이 한강으로 들어오고 나갈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상괭이의 먹이가 한강에 풍부하게 존재해야 한다는 조건이 필요합니다.

상괭이는 주로 참조기·멸치·흰베도라치 등의 어류와 자주새우·민새우·갯가재 등의 갑각류, 낙지·주꾸미 등 두족류를 먹는다고 합니다. 이 먹이들 말고도 한강에는 상괭이가 좋아하는 숭어도 있어요. 최근에 한강에서 상괭이 사체 두 마리가 발견되었습니다. 발견된 사체가 두 마리라면 이미 더 많은 상괭이가 한강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는 추정도 가능합니다.

서해안의 오염과 기후변화 등의 요인이 상괭이들을 원래 서식처가 아닌 한강으로 내모는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서해안에 널려 있는 수많은 그물도 상괭이에겐 커다란 위협요인이죠. 매년 1000마리 이상의 상괭이가 그물에 걸려 죽습니다. 한강 유역에는 비무장지대로서 어업 행위가 제한되기에, 이런 그물들이 많이 없습니다. 그나마 상괭이가 좀 더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한강은 상괭이의 원래 서식처가 아닙니다. 주 서식처가 될 수 없기 때문에, 한강에서 상괭이를 항상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고래 혼획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장애물이 되는 보를 철거하고, 고래고기의 시중 유통을 엄격히 제한하는 등 멸종위기 상괭이에 대한 여러 보호대책이 마련된다면, 아마도 지금보다 더 자주 한강에서 상괭이를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 편집ㅣ곽우신 기자

덧붙이는 글 | 조약골 시민기자는 핫핑크돌핀스의 활동가입니다.



태그:#상괭이, #돌고래, #멸종위기, #국제보호종, #한강
댓글1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고래류 등 멸종위기 해양생태계 보호와 동아시아 평화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인간과 자연이 서로 더불이 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합니다. 돌고래들이 행복한 세상이 되면 인간들도 행복할 것입니다. 핫핑크돌핀스가 꿈꾸는 세상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