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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가 공개한 1일 현재 네팔 지진팜사 피해복구를 돕고 있는 한국 민간단체 현황.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단체인 엔지오 품이 조계종 등 종교단체와 함께 한 지역을 맡아 긴급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가 공개한 1일 현재 네팔 지진팜사 피해복구를 돕고 있는 한국 민간단체 현황.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단체인 엔지오 품이 조계종 등 종교단체와 함께 한 지역을 맡아 긴급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 KC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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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는 1일 현재 네팔 현지에서 대지진 긴급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 민간단체 현황을 소개했다. 현황 표에는 조계종과 기독교연합봉사단 등 종교단체와 굿네이버스 등 이름이 알려진 큰 단체들과 함께 '품(PUM)'이라는 단체가 한 지역을 맡아 구호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품(http://www.pumdongi.net)은 한국에서 23년째 청소년문화공동체운동을 하는 엔지오(NGO)다. 그리고 네팔에서도 마을공동체 운동을 10년 넘게 하고 있다. 특히 품은 이번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이 있는 박타푸르 인근 베시마을에서 약 8년 동안 주민들과 함께 마을공동체 운동을 해왔다. 주요 사업은 마을 청년들과 함께 마을도서관을 만들어 운영하고 마을신문을 발행하는 것 등이었다.

이 같은 품의 활동은 '원조 운동'이 아닌 '동반자 운동'으로서 한국 엔지오 활동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품은 베시마을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는 해발 2,600m 히말라야 산 기슭에 자리 잡은 멜람치걍 마을에서 마을공동체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품은 또 네팔의 청년예술가들과 함께 사회 이슈나 공공 가치를 연결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한국과 네팔의 10대와 청년들 간의 교류사업 등을 이어오고 있다.

2일 <오마이뉴스>는 네팔 현지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긴급구호 활동을 벌이는 품의 심한기 대표와 인터뷰를 했다. 품은 현지에 선발대를 이미 파견한 상태고 심 대표 역시 현장조사와 구호활동을 위해 곧 네팔로 떠날 예정이다.

심 대표는 "네팔 현지상황이 언론보도 내용보다 심각하다"며 "네팔 정부를 통해서 들어오는 기금과 물품은 쌓여가고 있는데 오늘도 먹을 것 없고 잘 곳이 없는 피해민들은 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심 대표는 "가장 긴급한 것은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거나 시신을 찾는 것과 구호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곳에서 필요한 비상식량, 비를 피하고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텐트 그리고 의료지원과 의약품 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까지의 모습을 볼 때 네팔 역시 아이티와 같은 오류가 반복될 수도 있다"라고 우려하며 "네팔 정부가 이번 기회를 통해서 긴급재난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세계여론의 제안과 압박이 필요하다"라고 주문했다.

심 대표는 특히 지진 참사 피해극복을 돕고자 하는 이들에게 "나의 도움이 어떻게 전해지고, 어떻게 쓰여지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점검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라며 "긴급구조 상황 이후의 복구와 삶의 회복을 위한 과정을 지원하는 것에도 특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다음은 심한기 대표와의 일문일답.

"기금과 물품 쌓여가는데 제대로 분배 안돼"

 10년 동안 네팔 주민들과 함께 마을공동체 운동을 해온 엔지오 품의 심한기 대표.
 10년 동안 네팔 주민들과 함께 마을공동체 운동을 해온 엔지오 품의 심한기 대표.
ⓒ 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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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팔 정부가 사망자만 7천 명 이상이라고 공식발표를 할 정도로 지진 참사피해가 크다. 품의 현장 활동가가 전하는 네팔은 지금 어떤 상황인가.
"언론보도 내용보다 더 심각한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네팔 정부가 피해규모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매일 매일 쏟아지는 긴급구호를 위한 기금과 물품을 제대로 분배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한국 민간단체, 네팔의 주민모임, 교민회 등은 현장의 정보를 교환하며 효율적인 긴급지원에 애를 쓰고 있다고 한다. 네팔 정부를 통해서 들어오는 기금과 물품은 쌓여가고 있는데 오늘도 먹을 것 없고 잘 곳이 없는 피해지역 사람들은 늘고 있는 실정이며 이들의 고통스러운 외침은 지금 이 순간도 멈추지 않고 있다."

- 지금 현장에서 가장 시급하게 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지역의 피해규모와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가장 긴급한 것은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거나 시신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구호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곳에서 필요한 비상식량, 비를 피하고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텐트 그리고 의료지원과 의약품 등이다. 그리고 이러한 긴급지원을 위한 물품들이 전해질 곳을 제때 제대로 전달해줄 통로다. 긴급구호가 필요한 우선지역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게 되면서 주민들의 원성과 분노가 점점 커지고 있다.

한 예로 신두팔촉 지역에 있는 멜람치걍 마을 출신 청년들이 정부나 구호단체의 지원이 닿지 못하고 있는 멜람치걍 마을에 긴급지원을 위해서 식량과 텐트 등의 구호물품 등을 자비로 구입해 헬기를 빌려 마을로 보낸 일이 있다.

그런데 물품을 싣고 날아간 헬기는 곧바로 멜람치걍 마을로 가지 못했다. 물품 검색을 요구한 인근 군부대에 착륙하여 군인들의 검사를 받은 후 멜람치걍 마을로 간 것이다. 군인들의 검사를 받은 후 마을에 내려진 물품은 텐트 2개뿐이었다고 한다. 검사과정에서 생명과도 같은 긴급구호 물품들이 사라진 것이다. 어렵게 물품을 보낸 청년들과 멜람치걍 출신 주민들의 원성과 분노가 어떠했겠는가."  

- 품은 조금 전 언급한 멜람치걍 마을을 현장조사와 긴급구호 지역으로 선정했다. 이 지역을 선정한 이유와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품은 국제구호단체도 아니고 정부의 지원을 받는 엔지오도 아니다. 하지만 품은 '지원대상으로서의 네팔'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로서 네팔에서 살고 있다. 멜람치걍 마을과 인근 마을들을 우선 선정한 이유는 바로 우리가 그곳에 함께 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마을만을 먼저 지키자는 의도가 아닌 지금 당장 필요한 것과 앞으로 함께 회복해야 할 것들을 가장 구체적이고 효율적으로 논의하고 찾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멜람치걍 마을과 인근의 타케깡, 세르마땅 마을 등을 중심으로 긴급지원을 하려고 한다. 또한 지난 8년 동안 함께 살아왔던 박다푸르 근처 베시마을에 대한 긴급지원도 계획하고 있다.

현재 멜람치걍 마을로 들어가는 길들이 지진으로 막혔고 통신도 되지 않기에 현지에서 탈출한 주민과 인근 마을 주민들의 정보를 중심으로 현장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조만간 주민들과 함께 걸어갈 수 있는 길을 통해서 식량과 약품 등 긴급물품을 가지고 멜람치걍 마을로 들어가 구체적인 현황을 파악할 계획이다. 주민과 마을위원회와의 논의를 통해서 그다음 단계의 지원을 계획하고 만들어갈 계획이다.

그리고 품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에는 당장의 긴급지원만이 아닌 앞으로 마을에서 회복해야 할 장기적인 차원의 계획들이 포함되어 있다. 현재 긴급모금을 시작했고 '아름다운가게'와 함께 긴급지원과 후속지원을 위한 정보수집과 현장 지원계획을 세우고 있다."

"인도와 중국의 경쟁, 대만의 지원 거절 등이 복잡한 정치 상황 만들어"

- 네팔 지진 참사를 돕기 위해 많은 나라의 정부와 단체들이 나서고 있다. 참사 극복을 위해 구호활동이 어떻게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나.
"2010년 아이티 지진에서 얻은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무능한 정부 그리고 일시적인 관심과 정치적 의도 등으로 쏟아진 지원들이 결국은 아이티를 더욱 빈곤한 '엔지오(비정부기구)공화국'으로 만들었다.

현재까지의 모습을 볼 때 네팔 역시 아이티와 같은 오류가 반복될 수도 있다. 네팔 정부의 열악한 재난구조 시스템과 인도와 중국의 경쟁적 지원, 중국을 의식한 대만 정부의 지원 거절 등이 복잡한 정치적 상황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넘쳐나고 있는 지원에 비해 분배는 부패문제와 함께 취약하다는 점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우선 가장 시급한 것은 네팔 정부가 이번 기회를 통해서 긴급재난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세계여론의 제안과 압박이 필요하다. 그리고 긴급구조 상황 이후 네팔의 기반시설과 경제가 이 전 상황보다 성장할 수 있게 하는 지원과 복구 전략이 필요하다.

그리고 히말라야의 나라 네팔을 찾는 관광객의 비율이 매우 높은 한국의 경우 인도적 차원에서라도 정부의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현지에 남아있는 자국민을 위한 한국대사관의 정보력과 태도도 바뀌어야 한다. 이번 지진과정에서 한국대사관에 대한 현지 교민이나 관광객 그리고 한국 엔지오 단체들이 가지는 불만이 적지 않다고 한다."

 지진으로 무너져 내린 멜라치걍 마을의 사원. 심한기 대표는 "네팔인들에게 종교는 일상이고, 삶이고, 희망이고, 미래"라며 "사원을 복구하는 것이 네팔인들에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이해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지진으로 무너져 내린 멜라치걍 마을의 사원. 심한기 대표는 "네팔인들에게 종교는 일상이고, 삶이고, 희망이고, 미래"라며 "사원을 복구하는 것이 네팔인들에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이해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 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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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지독한 참사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뉴스에 나오는 사건 가운데 하나' 정도로 치부되기 일쑤다. 네팔 참사를 어떻게 바라보고 접근해야 하나.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이번 지진참사를 어떻게 바라보고 접근할 것인가다. 집이 무너졌다고 바로 집을 지어주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앞으로 무너지지 않을 집을 그들 스스로 생각해보고, 그들 스스로 지어볼 수 있는 과정들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참한 현장의 사진을 보며 안타까운 연민만을 드러내지 말고 히말라야라는 거대한 자연 속에서 살고 있는 그들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번 네팔참사가 가난의 대물림이 되지 않고 복구와 회복의 과정에서 새로운 희망과 가능성을 찾아갈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을 수 있는 있어야 한다.

원래부터 부실했던 공공 기반시설과 재난구호시스템을 다시 설계하고 확충해야 하며, 살고 있었던 보금자리를 버리고 도시로만 이동하는 도시팽창의 문제 그리고 균등한 사회적 분배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갈 수 있어야 한다.

때문에 토건사업을 중심으로 한 재건보다는 네팔이 가지고 있는 자연과 문화적 상황을 고려해서 가장 '네팔답게' 복구해야 한다. 또한 가장 '네팔스러운' 회복이 중요하다. 이번 지진참사를 가난한 나라에서 벌어진 불쌍한 상황으로 인식되지 않아야 한다는 말이다."

"내 도움이 어떻게 쓰이는지 확인·점검하는 과정이 중요"

- 네팔 지진 참사 이후 한국의 많은 분이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지만 방법을 몰라 못 돕고 있다는 말을 많이 한다.
"긴급구호는 말 그대로 긴급하게 써야 할 중요한 자원이다. 때문에 긴급구호에 관심이 있다면 망설임 없이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나의 도움이 어떻게 전해지고, 어떻게 쓰이는지 확인하고 점검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닌 그들이 원하는 것에 도움이 될 수 있어야 한다. ARS 버튼 하나로 결정하기 전에 이를 확인하는 문화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네팔인들에게 종교는 일상이고, 삶이고, 희망이고, 미래다.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눕기까지 그들은 신과 함께한다. 신들이 있는 사원에서는 삶의 중요한 것들이 이루어진다. 결혼, 장례, 잔치, 마을회의, 축제 등... 지금과 같은 참사에서도 자신과 자신의 집을 먼저 생각할 수도 있지만 네팔의 많은 이들은 그들의 사원을 먼저 생각하기도 한다.

그래서 자신의 집을 복구하기 전에 마을의 사원을 복구할 돈을 먼저 모으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런데 내가 내는 돈이 집을 복구하는 곳에 쓰이지 않고 사원을 복구하는데 쓰인다고 생각해보자. 쉽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그들의 문화와 환경을 존중하고 배려하게 되면 그들의 일상이자 정신의 힘이 되는 사원을 복구하는 것에도 기부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특별하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긴급구조 상황 이후의 복구와 삶의 회복을 위한 과정을 지원하는 것에도 관심을 가져달라는 것이다. 긴급구호는 국가나 정부 차원에서 많이 지원한다. 무너진 학교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마을주민들과 함께 더 행복한 배움을 만들어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긴급구조 이후의 과정에 많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 편집ㅣ손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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