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조 개그팀 옹달샘(유세윤, 장동민, 유상무)을 둘러싼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인 <옹달샘과 꿈꾸는 라디오>에서 여성 혐오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팟캐스트는 장동민의 코디네이터 비하 발언 논란 등으로 지난해 중단됐지만, 최근 인터넷 상에서 이들의 발언 내용이 퍼진 것이다.

이후 유세윤은 자신의 팬카페에 짤막한 사과글을 남겼고, 장동민은 소속사 코엔즈타즈를 통해 사과의 뜻을 전하는 동시에 MBC <무한도전> '식스맨 프로젝트' 최종 후보에서 물러났다. 설상가상으로 이들이 똑같은 팟캐스트 방송에서 1995년 1400여 명의 사상자를 낸 삼풍백화점 붕괴사건 생존자를 두고 한 발언이 형사 고소로 이어지면서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결국 이들은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죄의 말씀 드린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한밤'의 '장동민 편지 전달 논란'..."다음주 사실 명확히 밝히겠다"

장동민-유상무-유세윤, '침통한 옹달샘' 개그 트리오 옹달샘의 장동민, 유상무, 유세윤이 28일 오후 서울 상암동의 한 호텔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인터넷방송 <옹달샘의 꿈꾸는 라디오>에서의 '삼풍백화점 생존자 비하', '여성 비하 발언' 등에 대해 사과의 입장을 발표하며 침통한 모습을 하고 있다.

▲ 장동민-유상무-유세윤, '침통한 옹달샘' 개그 트리오 옹달샘의 장동민, 유상무, 유세윤이 28일 오후 서울 상암동의 한 호텔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인터넷방송 <옹달샘의 꿈꾸는 라디오>에서의 '삼풍백화점 생존자 비하', '여성 비하 발언' 등에 대해 사과의 입장을 발표하며 침통한 모습을 하고 있다. ⓒ 이정민


이 와중에 장동민이 고소인인 삼풍백화점 붕괴사건 생존자에게 편지를 전달한 경위를 놓고 진실 공방도 벌어졌다.

29일 방송된 SBS 연예 정보 프로그램 <한밤의 TV 연예>는 장동민이 피소 사실을 알게 된 이후 고소인 측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썬앤파트너스 사무실을 찾아가 사과 편지를 전달했다는 내용을 보도하며 "장동민이 변호사 사무실에서 3시간 대기한 것처럼 말했는데 사실은 30초도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장동민의 소속사 측은 이 같은 보도에 즉각 반발했다. 30일 소속사 측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장동민과 매니저는 편지를 전달한 후 변호사나 고소인에게 연락이 올까 건물 밖에서 상당 시간 대기했다"며 "이는 당시 1층 안내데스크를 맡고 있던 직원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으며, 소속사 차량의 CCTV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SBS <한밤의 TV 연예> 측은 '보도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SBS 관계자는 30일 <오마이스타>와의 통화에서 "어제(29일) 보도에는 편파나 왜곡이 없었다"며 "장동민 측에도 (이에 대해) 정식 취재를 요청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관계자는 "다음 주 <한밤의 TV 연예> 방송을 통해 당시의 상황과 정확한 사실을 다시 한 번 밝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29일 방송된 SBS <한밤의 TV 연예>의 한 장면

29일 방송된 SBS <한밤의 TV 연예>의 한 장면 ⓒ SBS


이러한 가운데 이번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썬앤파트너스 선종문 변호사는 <오마이스타>에 "<한밤의 TV 연예> 보도에서 사무실 직원이 <한밤의 TV 연예> 측과 통화를 한 것처럼 음성 변조를 했던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해당 직원이 잠시 1층에 내려간 사이 <한밤의 TV 연예> 취재진이 대화를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음성이) 녹음된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선 변호사는 "장동민의 편지를 고소인에게 전달했지만, 별다른 연락은 없었다"며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선 '옹달샘 방송 하차 운동'...불매 운동에 1인 시위까지

이와 별개로 '옹달샘이 현재 출연 중인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고 자숙해야 한다'는 여론도 커지고 있다.

29일 한 포털사이트는 <막말 파문 '옹달샘' 방송 출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총 157만 4681표가 모인 이 설문조사에서는 67%에 해당하는 105만 8857표가 '과거 발언에 책임을 지고 자숙해야 한다'며 옹달샘의 방송 하차를 지지하는 뜻을 드러냈다.

 29일 포털사이트 네이트는 여성 혐오 발언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3인조 개그팀 '옹달샘'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29일 포털사이트 네이트는 여성 혐오 발언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3인조 개그팀 '옹달샘'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 네이트 화면 캡쳐


이 같은 주장의 일환으로 옹달샘이 출연 중인 방송 프로그램에 협찬을 하고 있는 기업이나 이들을 광고 모델로 기용한 기업에 대한 불매 운동도 시작됐다. 해당 기업의 제품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광고/협찬 철회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논란에도 옹달샘 멤버들을 출연시키겠다는 방송사에 압박을 가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일부 네티즌은 자발적으로 '옹달샘 출연 방송 및 협찬사 목록'을 만들어 공유했다. 이 목록에는 옹달샘이 어떤 방송에 출연하고 있는지, 이 방송에 어느 기업이 광고/협찬을 진행하고 있는지, 옹달샘이 출연하고 있는 광고는 있는지 등이 상세히 정리되어 있다.

이 불매 운동의 성과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유세윤이 출연 중인 JTBC <마녀사냥>의 협찬사였던 화장품 회사 '시드물'은 네티즌의 항의에 29일 "협찬을 즉시 중지하고 앞으로는 신중하게 협찬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민중기 시드물 대표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지금까지는 프로그램 출연자나 단체에 대해 아주 꼼꼼하게 확인하지 못했다"며 "앞으로는 가능한 한 확인해 조금이라도 시드물의 철학과 맞지 않으면 (협찬을) 진행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유세윤이 출연 중인 <마녀사냥>과 장동민이 출연 중인 <크라임씬 2>의 협찬사였던 인터넷 어학원 '문정아 중국어'도 뒤따라 협찬 중지를 결정했다. '문정아 중국어'는 같은 날 SNS에 "심사숙고 끝에 옹달샘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제작지원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회원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여성 혐오 발언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3인조 개그팀 '옹달샘'의 방송 하차를 요구하는 1인 시위 장면.

여성 혐오 발언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3인조 개그팀 '옹달샘'의 방송 하차를 요구하는 1인 시위 장면. ⓒ FeFeFe


이 외에도 네티즌의 '단체 행동'은 이어지고 있다. 장동민이 <마녀사냥>에서 모델 한혜진을 싫어하는 이유를 두고 남긴 발언인 "설치고 떠들고 말하고 생각하고"는 역설적으로 옹달샘의 하차를 요구하는 이들, 나아가 사회 전반의 여성 혐오 발언을 반대하는 이들의 '구호'가 됐다. 현재 인터넷 상에서는 이 발언을 패러디한 컴퓨터/휴대폰 배경 화면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이 '구호'를 담아 특수 제작된 에코백은 일찌감치 예약 판매가 마감됐다.

앞서 칼럼니스트 김태훈의 '무뇌아적 페미니스트' 발언에 이어 옹달샘의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면서 결성된 페미니스트 액션 그룹 '페페페'(FeFeFe)의 멤버이자 요리작가인 차유진씨는 30일 <오마이스타>와의 통화에서 "이와 같은 움직임은 가시적이고 직접적으로 여성 혐오 발언을 접하게 된 사람들이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다양한 방향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며 "구체적인 사과 없이 '죄송하다'로만 일관한 옹달샘의 기자회견 역시 이 움직임을 더욱 촉발시킨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번 논란이 앞으로 방송-연예계에서의 혐오 발언을 퇴출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이어질지도 관건이다. 차유진씨는 "앞으로도 특정 집단을 비하하거나 깎아내리는 연예인을 향한 즉각적인 대응을 이어나갈 생각"이라며 "1인 시위, 불매 운동, 성명서 발표, 워크숍 개최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옹달샘 한밤의 TV 연예 유세윤 장동민 유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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