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전 붕대 투혼을 발휘한 인천 유나이티드 골잡이 케빈

후반전 붕대 투혼을 발휘한 인천 유나이티드 골잡이 케빈 ⓒ 심재철


마수걸이가 쉽지 않았다. 아무리 상대 팀이 2부리그 소속이라지만 오래 전부터 '032 더비'라 해서 라이벌 의식이 강하게 남아있는 팀이었기에 그 기쁨은 더욱 컸다. 벨기에 출신 골잡이 케빈의 첫 골이 그만큼 소중했다.

김도훈 감독이 이끌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 FC(K리그 클래식)가 29일 오후 7시 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5 FA(축구협회)컵 32강전 부천 FC 1995(K리그 챌린지)와의 홈 경기에서 2-0의 완승을 거두고 16강에 올랐다.

인천 골잡이 케빈의 마수걸이 결승골

김종혁 주심의 시작 휘슬이 울리고 4분만에 인천 유나이티드 팬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그토록 기다리던 골잡이 케빈의 골이 멋지게 터졌기 때문이다. 대전 시티즌(2012년)과 전북 현대(2013년)에서 두 시즌을 뛰며 무려 30골을 몰아넣은 공격수이기 때문에 기대가 컸지만 시즌 준비가 늦어진 구단의 사정 탓에 시동이 너무 늦게 걸린 셈이다.

측면 공격형 미드필더 이성우의 빠른 돌파와 슛이 부천 골키퍼 류원우의 선방에 막혀 튀어나온 것을 케빈이 받아서 2단 발리슛으로 성공시켰다. 골잡이 특유의 집중력이 돋보이는 명장면이었다.

골 세리머니로 이성우를 번쩍 치켜올린 케빈은 약 2분 뒤에도 결정적인 추가골 기회를 잡아 왼발 돌려차기를 시도했지만 각도를 줄이며 달려나온 부천 골키퍼 류원우의 슈퍼 세이브에 막히고 말았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무실점 승리를 이끌어낸 골키퍼 조수혁

인천 유나이티드의 무실점 승리를 이끌어낸 골키퍼 조수혁 ⓒ 심재철


아무리 하위리그 팀이라지만 부천 FC가 이대로 물러설 팀이 아니었다. 알미르가 공격을 이끌며 공을 돌리던 부천 FC는 37분에 수비수 강지용이 프리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빈 골문에 동점골을 차 넣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아 오른발 슛을 날렸지만 인천 유나이티드 골키퍼 조수혁의 신들린 선방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주장 완장을 차고 골문을 지켜야 할 유현이 지난 1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FC 서울과의 홈 경기에서 어깨를 다치는 바람에 그 자리를 메우고 있는 조수혁의 진가가 빛나고 있는 것이었다.

조수혁은 후반전에도 뛰어난 순발력을 자랑했다. 교체 선수 황신영의 결정적인 슛을 왼쪽으로 몸을 날려 쳐내며 부천 FC의 추격 의지를 잠재웠다.

추가골 김진환 "나도 수트라이커"

1-0으로 전반전을 마친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53분에 추가골을 터뜨리며 완승의 분위기를 무르익게 만들었다. 왼발잡이 미드필더 박세직의 날카로운 오른쪽 코너킥을 수비수 김진환이 솟구쳐 이마로 돌려넣은 것이다.

 53분, 인천 유나이티드 FC 수비수 김진환의 코너킥 헤더 추가골 순간

53분, 인천 유나이티드 FC 수비수 김진환의 코너킥 헤더 추가골 순간 ⓒ 심재철


크로아티아에서 데려온 요니치와 함께 인천 유나이티드의 수비를 이끌고 있는 김진환은 25일(토)에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K리그 클래식 8라운드 홈 경기에서도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를 살려내며 멋진 선취골을 터뜨린 바 있기에 새로운 '수트라이커(수비수+스트라이커)'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드러낸 것이다.

늑대 축구를 표방하며 야심차게 K리그 클래식에 도전장을 내민 인천 유나이티드의 김도훈 감독은 이후에도 추가골을 터뜨리기 위해 순발력이 뛰어난 공격수 진성욱을 들여보내 부천의 수비수들을 괴롭혔지만 아쉽게도 류원우가 지킨 골문은 더이상 열리지 않았다.

이렇게 시즌 첫 승리를 FA컵에서 거둔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5월 3일 오후 2시 대전에 있는 퍼플 아레나로 들어가 대전 시티즌과의 원정 경기를 통해 정규리그 첫 승리를 노린다.

 부천 FC 1995의 공격형 미드필더 호드리고

부천 FC 1995의 공격형 미드필더 호드리고 ⓒ 심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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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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