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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준 새정치민주연합 전략기획위원장은 4.29 재보궐 선거 결과에 따라 "박근혜 정권을 심판하느냐, 또는 면죄부를 주느냐가 달려 있다"라고 말했다.
 진성준 새정치민주연합 전략기획위원장은 4.29 재보궐 선거 결과에 따라 "박근혜 정권을 심판하느냐, 또는 면죄부를 주느냐가 달려 있다"라고 말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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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준 새정치민주연합 전략기획위원장은 28일 박근혜 대통령이 발표한 대국민메시지를 "선거용 성명"이라고 지적했다. 진 위원장은 4.29재보궐 선거 이틀을 앞둔 지난 27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선거 '막판변수'로 박 대통령의 발언을 지목했었다.

진 위원장은 "진정한 사과라고 볼 수 없다"라며 "이것은 국민의 분노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특별사면을 거론한 것에는 "새누리당의 물귀신 작전에 대통령이 앞장서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진 위원장은 선거 막판 판세를 "모든 선거구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의 초박빙"이라고 분석했다. 진 위원장은 선거 초반만 해도 이번 선거를 "새정치연합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선거가 돼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진 위원장은 여권의 핵심 인사들이 금품을 수수했다는 소위 '성완종 리스트'가 터진 이후 "승부가 중요한 선거가 됐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선거 결과에 따라 박근혜 정권을 심판하느냐, 또는 면죄부를 주느냐가 달려 있다"라고 말했다.

진 위원장은 서울 관악을과 광주 서을에서 당의 유력인사들이 탈당해 출마한 것과 관련해 "제일 안타깝고 우려했던 대목"이라며 "관악에서 정동영 후보의 출마로 새누리당과 1:1 구도가 되지 못하고, 정권심판론이 작동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라고 말했다.

또 "천정배 후보의 탈당과 출마에 광주시민들이 불만이 있지만, 그의 좋은 이미지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라며 "그러나 아직 새정치연합에 기대와 애정이 남아 있다는 것을 느낀다. 막상 투표를 하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한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진 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국민은 새누리당의 물귀신 작전 손들어주지 않을 것"

- 4.29재보궐 선거가 이틀 남았다. 각 지역의 판세를 어떻게 보고 있나?
"모든 선거구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초박빙이다. 여론조사도 신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도 추세를 보면, '성완종 파문'이 터지면서 우리 당 후보자들의 지지가 오르는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마지막 고비를 못 넘고 있다. 한 번이라도 역전이 있었으면 희망적일 텐데 아쉽다. 그래도 따라가는 추세만 보면 가파른 속도다. 마지막까지 유권자들이 현명한 선택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

- 선거 초반 새정치연합에서는 "1석만 얻어도 선방'이라며 기대치를 낮추는 모습이었다. '의석수보다 지지율을 높이는 게 목표'라는 말도 있었다. 지금은 그런 분위기가 아닌 것 같다.
"처음에는 새정치연합의 변화를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게 하자는 게 목표였다. 그것이 당선보다 더 큰 성과라고 생각했다. 문재인 대표의 취임 이후에 우리 당은 '유능한 경제정당', '유능한 안보정당'으로 정치노선을 바꿨다. 또 사회경제적 의제를 중심으로 국민들의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치를 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런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선거를 생각했다.

하지만 '성완종 리스트'가 터지면서 정권심판론을 꺼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왔다. 이번 선거가 정권의 중간평가 성격이 있다. 그렇다고 선거 때마다 내걸었던 정권심판론을 다시 꺼내 네거티브 선거를 하지는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이제 네거티브의 문제가 아니라 응당 야당이라면 정권심판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선거가 됐고, 그러면서 승부 자체가 중요하게 됐다."

- 그렇다면 '성완종 리스트'로 정권심판론을 꺼내 들게 된 것인데, 그에 따른 선거 전략의 변화도 있었나?
"박근혜 정권을 심판하느냐, 또는 면죄부를 주느냐가 이제는 선거에 달려 있다. 그래서 새누리당은 본격적으로 '물타기 카드'를 썼다. 성 전 회장에게 '이례적 사면'이 있었다고 하는데, 사면 자체가 '이례적인 행위'다. 대통령이 사회 통합을 위해 쓰는 고유 권한이기 때문이다. 그걸 마치 누군가의 로비를 받아 한 것처럼 물타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런 물증이나 증언조차 없다. 사면은 불법이 아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 당의 대응도 썩 잘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새누리당의 물타기는 마치 야당도 뭔가 부패한 게 아니냐는 선입견을 작동하게 만들었다. 그것이 정치혐오를 불러오고 시민들이 투표장으로 나오게 하는 길을 막을까 걱정이다. 대형 비리 사건이 터지고 국무총리가 사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부패한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서는 투표를 해야 한다. 시민들이 그런 마음으로 투표장에 오게 만들어야 한다."

- 말한 것처럼 새누리당은 지속적으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사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또 27일 대통령이 귀국했지만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며 별다른 언급을 하고 있지 않다. 이런 정부와 여당의 태도를 어떻게 보고 있나?
"정부와 여당은 선거 정국 관리에 들어간 것이다. 다만 새누리당과 청와대는 약간 다른 판단을 하는 것 같다. 새누리당은 성완종 특사 문제로 물타기에 일정 성공했다고 생각하고, 국민들이 분노할 몇 가지 요소만 제거하면 선거에 승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대표적인 게 이완구 총리의 사퇴다. 박 대통령 출국 전에 김무성 대표와의 면담에서 그런 전략을 논의했고,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논란이 커지면 사퇴카드를 쓴다는 게 그 자리의 결론이었을 것이다. 

그 후 대통령이 나가 있는 동안 이 총리 측의 거짓말이나 증거인멸 시도가 언론에 폭로되면서 사태가 악화되니까 결국 한밤중에 이 총리가 사퇴를 발표했다. 마치 이 총리 사퇴가 이번 비리 의혹들의 해결처럼 느껴지는 진압 효과를 기대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총리의 고뇌를 느낀다"라며 유체이탈 화법을 하자 다시 비판여론이 올라왔다. 여기서 새누리당은 대통령이 진솔하게 사과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다른 생각이다. 해외순방 과정에서 과로로 몸이 아프다고 하는데, 이렇게 와병 상태로 선거 국면을 지나가도 되지 않겠냐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과연 그런 대통령의 태도를 우리 국민들이 그냥 지나갈지 의문이다. 물론 국민들이 투표장에서 분노를 꺼낼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무작정 펼치는 물귀신 작전의 손을 들어주진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28일 추가 질문) 오늘 대통령이 대국민메시지를 발표했다. 예상했던 것처럼 '진솔한 사과'보다는 물타기에 힘을 싣는 모습인데 어떻게 평가하나?
"진정한 사과라고 볼 수 없다. 국민들은 정말 진솔한 사과를 기대했을 것이다. 유감을 표한 대상도 모호하다. 정확히 무슨 문제에 유감인지도 밝히지 않았다. '이번 사건', '최근 사건'이라는 말로 피해갔다. 이것은 국민의 분노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될 것이다. 더구나 별다른 불법의 근거도 없이 대통령 특별사면을 조사해야 한다는 것은 완전히 물귀신 작전에 대통령이 앞장서는 모습이다. 선거용 성명일 뿐이다."

"선거 승리한다면 새정치연합으로 단결하라는 뜻"

진성준 새정치민주연합 전략기획위원장은 4.29 재보선 막판 판세에 대해 "전승 아니면 전패일 거 같다는 말이 나온다. 그나마 2:2는 돼야 우리가 선전했다고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 두 곳도 광주와 관악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진성준 새정치민주연합 전략기획위원장은 4.29 재보선 막판 판세에 대해 "전승 아니면 전패일 거 같다는 말이 나온다. 그나마 2:2는 돼야 우리가 선전했다고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 두 곳도 광주와 관악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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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 구도가 '정권심판'으로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서울 관악을, 광주 서을 같은 곳에서는 오히려 '야권 심판'이 주요 이슈다.
"제일 안타깝고 우려했던 대목이다. 관악에 정동영 후보의 파괴력은 처음 우려했던 것보다는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른 결과의 여론 조사가 많이 나왔지만 정 후보는 3위 후보로 처져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그의 출마로 인해 새누리당과 1:1 구도가 되지 못하고, 정권심판론이 작동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은 안타깝다.

광주의 경우도 그렇다. 천정배 후보가 탈당하고 출마한 것에 광주 시민들이 불만이 있지만, 여전히 천 후보가 가지는 좋은 이미지가 있고 그에 따른 높은 지지가 있다. 그러나 문재인 대표가 뚜벅이 유세로 바닥을 다니면서 느낀 점은 여전히 새정치연합에 기대와 애정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막상 투표하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한다."

- 선거 초반부터 '야권연대는 없다'라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 따르면 성남중원은 야권의 후보 지지율을 합치면 여당 후보를 앞선다. 또 인천 강화에서도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경우 정의당 후보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야권연대를 재고해 봐야 하지 않나?
"보수 세력이 큰 힘을 가진 상황에서 야권은 서로 힘을 모을 수밖에 없는 필연적 구조가 있다. 그것을 우리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불렀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야권연대를 해왔다. 하지만 야권연대가 단순한 선거공학으로 읽히면서 새정치연합이 가진 고유한 정치노선은 무엇인가, 가치는 무엇인가, 선명하게 드러내지 못했다. 선거 때마다 연합을 통해 돌파하는 것에 피로감과 질타가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진보정당 운동이 일어나고, 합리적이고 건강한 진보정당이 건설된다면 또 결정적인 순간에 힘을 모을 수 있다. 국민적 요구가 있으면 얼마든지 연대가 가능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선거는 새정치연합의 고유한 정책과 가치를 내놓고 경쟁을 주문한 것이다."

- 이번 선거를 내년 총선의 전초전으로 보는 분석이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총선 전략도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구상 중인 총선 전략이 있다면 무엇인가?
"광주에서 천정배 후보가, 관악에서 정동영 후보가 승리한다면 정치지형이 바뀔 것이다. 공고한 양당구도에서 파열구가 생기면서, 제3정당 또는 제2야당론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도 내년 총선을 준비하면서 야권 재편의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한다. 반대로 두 곳에서 우리 당이 승리한다면 야권 재편의 가능성은 약해질 것이다. 그리고 새정치연합을 중심으로 야권이 단결하라는 민주개혁진영의 요구가 확인되는 것이다."

"관악과 광주에서 이겨야 선전했다는 평가 받을 것"

- '야당심판'이 제기되고 있지만 당의 지지율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정부여당의 실정,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인한 반사이익이 있다고 생각한다. 부패한 권력을 목도하는 상황에서 야당까지 끌고 들어가 물타기 하려는 정부여당의 태도는 지지를 받을 수 없다. 그런 반사이익이 오고 있다고 본다. 다만 문재인 대표 체제 이전에는 이런 반사이익이 오지 않았다. 문재인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정부여당에 대한 실망이 야당 지지로 오고 있다는 것은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당이 사회경제적 의제 중심으로 정치노선을 바꾸고 노력한 것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당에 대한 지지, 정권교체의 기대감으로 작동하고 있다."

- 이번 선거의 '승패' 조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전승 아니면 전패일 거 같다는 말이 나온다. 전혀 예측할 수 없다. 그나마 2:2는 돼야 우리가 선전했다고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 두 곳도 광주와 관악이 돼야 한다."

- 마지막으로 유권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박근혜 정부의 실정이 누적되는 가운데 부패 사건이 터졌다. 이 과정에서 과연 야당은 자유로운가 의문을 던진다. 아직 어떤 혐의도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그동안 실망스런 모습을 보였던 것 때문에 선입견이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호소한다. 이번 선거를 통해 유권자의 무서움을 보여주지 않으면 부패를 척결할 마지막 기회를 놓치게 된다.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정권을 교체할 가능성과 기회를 상실할 수 있다. 비록 4석밖에 안 되는 미니 선거지만 정치적 의미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유권자분들이 다 나와서 투표해 주시길 빌어본다."

○ 편집ㅣ손병관 기자



태그:#새정치연합, #진성준, #문재인, #성완종,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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