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사드(THAAD), 집중해부"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 평화네트워크 정욱식 대표
 사드(THAAD), 집중해부"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 평화네트워크 정욱식 대표
ⓒ 임재근

관련사진보기


뜨거웠던 '사드(THAAD)' 논란이 잠시 잠잠해졌다. 하지만 사드 문제가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을 뿐, 앞으로 한반도 배치를 두고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이다. 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는 사드 논란의 원인과 해법을 듣기 위해 지난 27일 MD전문가인 평화네트워크 정욱식 대표를 초청하여 강연회를 진행했다.

"사드가 뭐기에, 지난 1년 동안 한국사회를 들었다 놨다가 하는가?"

정 대표의 첫 마디였다. 정 대표는 "한국사회에 중대한 이슈들이 얼마나 많은데, 지난 1년 가까이 한국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지역까지 들썩이게 했던 게 바로 '사드'다"라며 "기이하고도 주목할 만한 현상임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그는 "사드(THAAD)는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의 약어로 종말단계고고도지역방어로 표현되는 MD(미사일방어)체계 중에 하나"라며 "사드만 아니면 괜찮은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이 한국에 원하는 것은 사드 자체가 아니라, MD 프로젝트이며, 미국의 핵심 목적은 해상MD 구축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말 한미일 군사정보공유약정을 체결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가정했을 때, 북한과 가까운 한국이 미사일 발사 정보를 파악해서 일본 해상자위대와 미국의 이지스함에 전달하고, 이를 바탕으로 SM-3미사일로 요격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집단적 자위권'"이라 표현했다.

그는 "MD작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사일 발사 정보를 탐지하고 전달하는 것이며, 미국은 그것을 북한이나 중국과 가장 가까운 한국이 해달라는 것이다, 사드 배치는 한미동맹 차원을 넘어선 일본의 재무장을 촉진하고, 한미일 3자 군사동맹을 최종 목표로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의 입장에서는 한국으로부터 전달받는 미사일 정보가 유용하고, 절실하겠지만 한국의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일본과 미국과는 MD를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장은 아니지만 내년쯤 논란이 더욱 가속화 될 것"

사드와 관련한 현재 한미 양국의 공식 입장은 다음과 같다.

미국 정부는 "아직 공식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방한한 애쉬턴 카터 미 국방장관도 "사드는 아직 생산 중"이라고 밝히며 배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도 일명 3 No. No Request(요청), No Consultation(협의), No Decision(결정)으로 "요청이 없었기 때문에 협의도 없었고 결정된 바도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사드 문제가 내년에 상당히 공론화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는 "현재 중동 지역을 담당하는 미국 중부군사령관과 주한미군사령관이 사드 배치를 요구하고 있으나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고 싶어도 배치할 포대가 없지만, 펜타곤이 3개 포대를 추가 주문에 나선 상황에서 6월로 예정된 이란 핵협상 최종타결이 순조롭게 진척된다면 중동에 사드를 배치할 이유가 없어 한반도에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한 내년은 한국 총선을 앞두고, 보수진영에서 사드를 통해 안보 프레임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고 말한다.

하지만 신중하게 볼 수 있는 몇 가지 요소도 있다.

정 대표는 "우선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가 상당히 강하다"며, 이 때문에 "이미 MD문제가 펜타곤 차원에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백악관에서 결정할 문제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또한 국민들의 여론도 중요한데, "현재 사드 배치와 관련된 여론이 찬성 6 대 반대 4정도로 나오는데, 이 정도면 반대가 상당히 높은 것"이라 말했다.

특히 사드 배치가 공론화 되면 "사드는 전략무기이기 때문에 우선적인 타격 대상이 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전자파 등 위협요소 증가하기 때문에 해당 지역민들의 반대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 배치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그는 "1991년 걸프전에서 미국이 발표한 패트리어트 요격성공률이 거짓으로 드러났고, 2003년 3월 이라크 침공 때는 오히려 미군과 영국군 항공기 1대씩을 격추시켜 '아군 전투기 잡는 미사일'이라는 오명을 입기도 했다"며 실전에 배치된 패트리어트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런데 "사드는 아직 실전에 사용된 적이 없어 '연습경기' 성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요격시험 결과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펜타곤이 요격시험 결과 요격률이 100%라고 말하지만, 그 내용을 살펴보면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은 사드 요격시험을 17번을 시도 했지만 그중 7번은 날씨와 준비 부족으로 취소했다. 그런데 "미국은 7번을 제외하고 10번의 시험 중 10번을 요격해서 요격률을 100%라 주장한다"는 것이다.

17년째 MD를 연구해 온 정 대표는 "북핵문제 20년은 북핵과 MD가 적대적으로 동반성장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다음과 같이 말을 이었다.

"MD의 가장 무서운 것은 스스로 수요를 창출한다는 것입니다. MD는 사드로 끝나지 않아요. 미국은 벌써 확장형 사드 (THAAD-ER) 개발에 착수했어요. 뿐만 아니라 비싼 차는 유지비도 비싸듯이, 사드 1개 포대 배치하는데 작게 잡아도 1조5천억 원, 유지비는 구입비의 3배 정도 드니까 유지비가 4조5천억 원 정도에요. 모두 합쳐 6조 원은 드는데 제작사인 록히드마틴사는 한반도에 2개 포대 정도가 필요하니 말하니 12조 원 이상이 필요한 거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입니다."

정 대표는 "중국이나 러시아가 우리를 핵공격 할까봐 두려워하는가?"라고 묻고는 "우리가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중국과 러시아가 우리를 공격할 하등 이유가 없기 때문이며, 이것이 바로 관계 개선의 효과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사드 배치론자들은 사드가 없으면 북한이 핵공격을 감행할 것이라 말하고, 사드가 없으면 방어를 못할 거라고 말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라며 "지금 한국이 북한보다 30배 넘고, 미국은 600배 넘는 군사비를 쓰고 있어, 한미동맹은 세계 최고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공격하지 못하도록 억지하고,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그:#사드, #THAAD, #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평화네트워크, #정욱식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