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3일(한국시간) 매니 파퀴아오(필리핀)와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미국)의 세계 프로복싱 웰터급 통합 타이틀전이 열린다. 이를 앞두고 오랜만에 인터넷 상에선 권투에 대한 이야기가 줄을 잇고 있다.

한국에선 이제 권투의 인기가 시들해 졌지만, 미국에선 여전히 인기 스포츠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과거만 해도 레너드, 헌즈, 헤글러, 타이슨 등의 경기는 국내 TV에서도 생중계되면서 많은 스포츠팬을 열광시키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영화계에서도 총 6편이나 제작된 <록키> 시리즈, 스콜세지 감독의 명작 <분노의 주먹>(성난 황소) 외에도 그동안 다양한 종류의 권투 소재 영화들이 등장했다.

◆ 무하마드 알리, 할리우드도 사랑한 권투 영웅


 윌 스미스 주연의 영화 <알리> 포스터

윌 스미스 주연의 영화 <알리> 포스터 ⓒ Columbia Pictures

현재 파킨슨씨 병으로 투병중인 무하마드 알리(본명 캐시어스 클레이)는 1960년 로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출발하여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쏜다"라는 명언(?)을 남긴 스포츠 스타다.

특히 1970년대 조 프레이저, 조지 포먼 등과 벌인 혈투는 권투 역사에 길이 남을 경기들로 평가되고 있다. 워낙 드라마틱한 인생을 산 인물인 탓에 그를 소재로 제작된 영화는 상당히 많은 편이다.

1977년 제작된 <그레이티스트>는 아직 한창 세계 챔피언으로 명성을 높이던 알리가 직접 주연을 맡았던 그의 전기영화다. 전문 배우가 아닌 탓에 딱히 연기력은 기대하기가 어려웠고 비평, 흥행 모두 좋은 결과물을 얻진 못했다.

다만 조지 벤슨이 부른 주제곡 '그레이티스트 러브 오브 올' 후일 고(故) 휘트니 휴스턴에 의해 리메이크되어 1986년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면서 뒤늦게 이 영화가 회자되기도 했다.

<웬 위 워 킹스>(1996년)는 1974년 10월 30일 아프리카 자이레에서 열린 조지 포먼 대 무하마드 알리의 대결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챔피언 조지 포먼에게 맞선 도전자 알리의  KO승으로 끝난 이날의 대결은 '정글의 혈전'이라는 애칭이 붙을 만큼 지금까지 많은 권투 팬들에게 언급되는 명승부다. <백야>의 감독 테일러 핵포드가 제작한 이 다큐멘터리는 이듬해 열린 아카데미어워드 최우수 다큐멘터리 부문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으며 브라이언 맥나이트와 다이애나 킹이 부른 동명의 주제곡 역시 좋은 반응을 얻었다.

2000년대 들어선 TV와 영화계에서 잇따라 '알리 영화'가 제작되면서 다시 한번 관심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2000년엔 미국 ABC TV와 폭스 TV가 각각 <킹 오브 더 월드>, <알리 : 아메리칸 히어로>라는 TV 용 영화를 비슷한 시기에 방영해 인기를 모았고 2001년엔 <히트> 마이클 만 감독이 윌 스미스 주연으로 <알리>를 만들었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

◆ 권투에는 코미디가 제격?


 실버스타 스탤론과 로버트 드니로 주연의 <그루지 매치> 포스터

실버스타 스탤론과 로버트 드니로 주연의 <그루지 매치> 포스터 ⓒ Warner Brothers Pictures

<알리> 외에도 단젤 워싱턴 주연의 <허리케인 카터>(1999년), 러셀 크로우의 <신데렐라 맨>(2006년), 이복 형제의 챔피언 도전기를 그린 <더 파이터>(2010년) 등 주로 실화를 소재로 제작된 작품들이 영화팬들에겐 기억에 남는 권투 영화로 언급 만하다.

하지만 진지함은 뒷편으로 던져버린 코막 권투 영화도 제법 발견할 수 있다.

지난 2013년 선보였던 <그루지 매치>는 <록키> 실베스터 스탤론과 <분노의 주먹> 로버트 드니로의 맞대결로 제작 과정부터 화제를 모은 코미디 영화다.

은퇴한 지 오래된 왕년의 복서들이 온라인 3D 게임 제작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가 신경전 끝에 집단 패싸움(?)을 벌이고, 이는 결국 두 사람의 컴백 경기로 이어지게 된다는 내용이다. 두 배우 외에도 알란 아킨, 킴 베이싱어 등 중견배우들도 출연해 관심을 모았지만 흥행에는 아쉽게 실패했다.

지금은 추억의 스타로 언급되는 <러브 스토리>의 라이언 오닐, 팝스타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호흡을 맞춘 <메인 이벤트>(1979년)는 이런 종류의 영화 중 최고로 손꼽을 만 하다.  하루 아침에 빈털털이가 된 향수 사업가 힐러리(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분)의 재기 수단으로 한물간 복서 에디가 선택되며 일어나는 일을 그린 좌충우돌 스토리로 영화팬들에겐 동명의 주제곡과 함께 기억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밖에 무명 복서들의 생존기를 그렸던 안토니오 반데라스, 우디 하렐슨 주연의 <플레이 투 더 본>(1999년)등이 작품의 완성도와 상관없이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 권투 영화, <록키>로 시작해서 <록키>로 끝난다!

< 역대 권투 영화 북미 흥행 성적 >

1위 <록키 4> 1억2787만달러 (1985년)
2위 <록키 3> 1억2504만달러 (1982년)
3위 <록키> 1억1723만달러 (1976년)
4위 <밀리온 달러 베이비> 1억49만달러 (2004년)
5위 <더 파이터> 9361만달러 (2010년)
6위 <리얼 스틸> 8546만달러 (2011년)
7위 <록키 2> 8518만달러 (1979년)
8위 <록키 발보아> 7027만달러 (2006년)
9위 <신데렐라 맨> 6164만달러 (2005년)
10위 <알리> 5820만달러 (2001년)

(자료 출처 : boxofficemojo.com)
북미 지역에서 가장 흥행에서 성공한 권투 영화는 당연히
<록키> 시리즈다. 역대 권투 소재 영화 흥행 순위 1~3위는 모두 <록키>가 차지했으니까 말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물가 상승분을 미반영했음에도 불구하고 역대 권투 영화 북미 흥행 성적표에서 개봉한 지 30년 넘은 실베스터 스탤론의 주연작들이 최근 제작된 영화들을 제치고 상위권에 올랐다는 점이다.

이밖에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걸작 <밀리언 달러 베이비>, <더 파이터>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권투 무하마드 알리 록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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