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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 174명 가운데 60여 명이 참여해 선후배들에게 활기찬 하루를 선물한 대술중 13회 동창회원들.
 졸업생 174명 가운데 60여 명이 참여해 선후배들에게 활기찬 하루를 선물한 대술중 13회 동창회원들.
ⓒ 대술중학교총동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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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제13회 대술중학교총동창회(회장 유승종) 한마음체육대회가 열린 충남 예산군 대술중학교 교정에 까만색 교복을 입은 중년의 남녀학생 60여 명이 등장했다. 대부분 밝은색 운동복으로 맞춰 입기 마련인 단체복에서 벗어났다. 이들의 특이한 복장은 하루종일 내빈과 선후배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올해 주관 기수인 13회(회장 김용균) 동창들은 학창시절 교복을 입어보지 못한 한을 풀기 위해, 이날 대여업체를 통해 교복을 빌려입고 행사를 진행했다. 교복 일제폐지 전면 사복화 정책에 따라 중·고교시절을 통틀어 교복을 입어보지 못한, 올해 우리나이 46세인 1970년생들이다.

까만색 옛 교복 차림의 주관 기수들은 선후배 2명씩 부스에 배치돼 이날 안내와 행사보조역할을 해냈다. 세부적으로 짜인 업무 분장에 따라 60여 명의 주관기수들은 하루종일 분주히 움직였다.

"동창회는 돈이 아니라 정으로 하는 것"

학창시절처럼 목까지 단추를 채운 모범생 스타일도 있고, 모자를 비뚤어 쓰거나 단추를 반쯤 풀어 헤친 반항아 스타일도 있다. 세월은 풋풋하던 이들을 아저씨·아줌마로 만들었지만, 교정에 서면 마치 어제 같은 시간이 펼쳐진다.

이날 행사 역시 복장만큼이나 즐겁게 열렸다. 이어달리기와 줄다리기로 순위를 가르는 경기를 마무리하고, 바로 명랑운동회로 이어졌다.

남다른 복장에 오리발까지 신고 뛰려니 마음만 바쁘지만, 다음 주자에게 달려가는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하다.
 남다른 복장에 오리발까지 신고 뛰려니 마음만 바쁘지만, 다음 주자에게 달려가는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하다.
ⓒ 대술중학교총동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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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마음을 모아 굴려야 하는 커다란 공이 그물망 위에서 춤을 추고 있다.
 모두가 마음을 모아 굴려야 하는 커다란 공이 그물망 위에서 춤을 추고 있다.
ⓒ 대술중학교총동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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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후배 기수를 5개씩 섞은 뒤 4개 팀으로 나눠 오리발릴레이, 럭비공릴레이, 3인 1각 릴레이, 단체 줄넘기, 6인 1각 릴레이, 큰 공 굴리기, 구름 다리 건너기 같은 재미있는 경기가 펼쳐졌다.

순위를 가르는 것은 중요하지 않은 경기들, 웃음소리가 하루종일 모교 운동장을 가득 채웠다.

전국 각지에서 각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주관기수 회원들의 능력이 총동원되기도 했다. 대부분의 행사는 회원들의 재능기부와 물품찬조로 진행돼 "동창회 체육대회를 치르다 거덜난다"는 속설을 무색케 했다.

행사 분위기를 돋우는 공연에는 동문가족들과 지역후배인 대술초 하모니카 연주단의 참여까지 이끌어냈다.

행사 기념품도 주관기수 회원이 손수만든 천연비누를 포장해 동문들의 호응을 얻었다. 덕분에 주관기수가 모은 특별회비는 모교에 전달한 학교발전기금을 제외하고는 고스란히 남았다는 후문이다.

실무를 맡았던 13회 이영미 부회장은 "체육대회를 준비하느라 SNS 모임을 만들면서 연락이 끊겼던 동문들과 졸업 이후 처음 만나기도 했다"며 "이를 계기로 모임이 활기차졌다"고 말했다. 이어 "동창회 행사는 돈으로 하는 게 아니라, 정으로 하는 것임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장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500여 동문들이 함께 했으며, 유승종 총동창회 회장의 인사말처럼 "체육대회를 통해 새롭고 활기찬 에너지를 가슴 가득 충전하는"시간이 됐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신문>과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동창회, #체육대회, #대술중,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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