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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특조위 이석태 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정부시행령 철회 대통령 결단 촉구' 연좌 농성을 하며 물을 마시고 있다.
▲ 연좌 농성 시작한 이석태 위원장 세월호특조위 이석태 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정부시행령 철회 대통령 결단 촉구' 연좌 농성을 하며 물을 마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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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특조위 이석태 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정부시행령 철회 대통령 결단 촉구' 연좌 농성을 위해 현수막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 세월호 특조위 "정부시행령 철회! 대통령 결단 촉구" 세월호특조위 이석태 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정부시행령 철회 대통령 결단 촉구' 연좌 농성을 위해 현수막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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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대체: 27일 오후 3시 20분]

이석태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아래 특조위) 위원장과 특조위 위원 3명이 27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정부의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특조위의 상황을 국민에게 알리고, 제대로 된 특조위 활동을 하기 위해 나선 것"이라며 "박 대통령의 답변이 올 때까지" 광화문 광장에서 농성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차 답변 기한인 5월 1일까지 특조위 모든 업무는 중단되고, 위원들은 비상 대기를 하게 된다.

특조위 이 위원장은 세월호 특별법에 따라 지난해 12월 '희생자가족대표회의' 몫 3명 중 1명으로 추천됐고, 이어 박 대통령으로부터 특조위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대통령 임명을 거쳐 선출된 특조위 위원장이 대통령을 상대로 농성에 돌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정부 시행령 철회, 대통령 결단 촉구'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1시 정각 도착한 이 위원장과 박종운·권영빈 상임위원, 최일숙 비상임위원은 기자회견에 앞서 세월호 희생자 광화문 분향소에서 국화꽃을 들고 헌화했다. 검은 정장을 갖춰 입은 이들의 왼쪽 가슴에는 모두 희생자 추모를 뜻하는 노란 리본이 달려 있었다.

세월호특조위 이석태 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관련 정부시행령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앞서 분향소에서 헌화를 하고 있다.
▲ 헌화하는 이석태 세월호특조위원장 세월호특조위 이석태 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관련 정부시행령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앞서 분향소에서 헌화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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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여 묵념을 한 뒤, 광장으로 나와 마이크를 잡은 이 위원장은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후 관피아 척결과 참사 원인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약속했으나 아직도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며 "특조위 위원장은 이미 대통령께 두 차례나 면담을 요구했으나 아무런 답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늦어도 5월 1일까지 대통령이 나서서 현 상황의 해결을 위한 분명한 방법을 제시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 이곳 광화문에서 대통령의 결단을 기다리겠다"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해수부가 제출한) 정부 시행령안으로는 특조위가 활동을 할 수 없다, 이는 오히려 책임을 밝혀내야 할 대상에 면죄부를 주는 꼴"이라고 말했다.

햇볕 아래 앉은 특조위 위원들 "국가 지원금 1원도 받지 못해..."

기자회견 낭독과 짧은 질의응답을 마친 이들 4명은 오후 1시 20분께, 이순신 동상과 세종대왕상 사이 광화문 광장 한복판에 얇은 스티로폼 돗자리를 펴고 나란히 앉았다.

이날 오후 1시 서울 중구 광화문 날씨는 체감온도 24.7°C를 기록했다. 바람이 간간히 불긴 했지만 강렬한 햇볕이 그대로 내리쬐는 상황이었다. 최일숙 비상임위원은 쨍한 햇볕에 어지러운 듯 잠시 눈을 감고 있기도 했다. 4명 위원들은 광장에 앉은 채로 잠시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이 위원장은 "국민들께 알리기 부끄럽지만 특별법 제정한 지 벌써 5개월 됐는데 국가로부터 1원도 지원금 받지 못했다, 사실상 무보수로 일했다"며 "이게 우리 사회 가장 중요한 일을 다뤄야 할 특조위를 대하는 정부의 태도냐"라고 꼬집었다. 또 "저희가 사무실에 있는 거나 여기(광화문) 있는 거나 다르지 않다"며 "오히려 국민들이 이런 실상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권영빈 상임위원(진상규명소위 위원장)은 "일각에서는 실무 차원에서라도 정부와 협의한 적 없냐고 하지만 그런 적 없다, 특조위는 해수부와의 만남을 거부한 적이 없다"며 "입법예고 때의 경험 탓에 정부에 먼저 안건을 보내달라고 했지만 그쪽이 거부했다, 그래놓고 '특조위가 면담 거부했다'는 식으로 말하는 건 옳지 않고 사실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박종운 상임위원(안전사회소위 위원장)은 지난 24일 국회 농해수위 소속 김승남 의원(새정치연합)이 해수부로부터 제출받은 '상임위 현안보고시 제기의견 검토' 자료를 토대로 시행령안 문제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해수부는 안전사회 건설대책의 범위를 '416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재해재난'으로 한정했는데, 안전사회 소위원장으로서 볼 때 이건 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법 밑에 시행령이 있는 것인데 어째서 (시행령을 통해) 법에 명확히 규정해 놓은 것도 바꾸는가"라고 지적했다.

실제 해당 자료에 따르면, '시행령안이 특조위 업무 범위를 축소한다'는 의견에 대해 해수부는 검토 의견으로 "세월호 사고 후속 조치로 입법된 특별법 취지 등을 감안할 때 '세월호 참사 관련 사항'으로 안전사회대책의 내용 한정이 필요하다"며 "이를 확대 해석할 경우, 국민안전처·국토교통부 등 다른 부처와 업무 중복이나 정책 혼선의 우려가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세월호 특별법 5조(위원회의 업무) 6항에 따르면, 특조위는 세월호 참사 원인 규명에 관한 사항 외에도 "재해·재난의 예방과 대응방안 마련 등 안전한 사회 건설을 위한 종합대책 수립에 관한 사항"을 업무 범위로 규정하고 있다.

"특별법은 국가 잘못 확인하고 책임 묻기 위해 만든 것"

세월호특조위 이석태 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분향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시행령 철회를 촉구를 촉구하고 있다.
▲ 시행령 철회 촉구하는 이석태 위원장 세월호특조위 이석태 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분향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시행령 철회를 촉구를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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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295명의 꽃다운 목숨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된 416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도 1년이 지났다"며 "세월호 특별법은 유가족들의 길거리 노숙과 단식, 600만 명 넘는 시민 서명으로 만든 특별한 법임에도 정부의 시행령으로 인해 특별법 의미와 취지가 퇴색돼 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에서 국가는 그 예방 작업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인명 구조도 완전히 실패했다, 참사 원인은 무엇인지 아직 밝히지 못한 부분도 많다"며 "특별법은 이런 국가 잘못을 확인하고 책임을 묻기위해 만들어졌으나, 지난달 27일 발표한 정부 시행령안은 특조위를 허수아비로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3월 27일 해양수산부(장관 유기준)는 세월호 특조위와의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특별법 시행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여기에는 사무처 위원을 애초 125명에서 90명으로 대폭 줄이고, 진상규명 대상 범위를 정부조사자료의 분석·조사로 축소하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어 세월호 특조위는 물론 유가족과 시민단체로부터 거센 반발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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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조위·유가족 등은 앞서 정부 시행령 철회와 더불어 특조위가 내놨던 원안 그대로를 수용하라고 요구해왔지만, 정부는 '전면 철회'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유기준 해수부 장관은 지난 2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와 관련해 일부 수정·보완 정도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조위의 한 관계자는 이날 오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정부 시행령안과 관련해) 이번 주 목요일 차관회의, 다음 주 국무회의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 전에 위원장이 시행령 철회 및 특조위안 채택을 요구하기 위해 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모임인 4·16 가족협의회도 지난 22일 "진상규명 특별법 정부 시행령(대통령령)을 즉각 폐기해, 정부가 직접 진상규명에 대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관련기사: 세월호 가족 "시행령안 폐기 전까지 입장 변화 없다").

한편 박 대통령은 취임 뒤 최장기 해외출장이었던 9박 12일간 중남미 순방을 마치고 27일 오전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나 만성피로에 따른 위경련과 인후염 증세를 보인다는 진단을 받아, 향후 국정운영 일정에 다소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편집ㅣ손병관 기자



태그:#이석태 농성, #특조위 농성, #이석태 농성 돌입, #세월호 특조위, #세월호 특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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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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