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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7.9의 대지진으로 엄청난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문화유산이 파괴된 네팔에 국제사회가 앞다퉈 긴급 지원에 나섰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6일(한국시각) 네팔의 미렌드라 리잘 정보장관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피해 규모를 가늠조차 할 수 없다"며 "네팔은 큰 위기를 맞이했으며, 국제사회의 지원과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현재 진동은 가라앉았으나 대부분 건물과 가옥이 무너졌고, 여진의 두려움까지 더해져 많은 사람이 길거리에서 잠을 청했다. 또한 카트만두가 인구 밀집 지역이라 부상자가 많아 임시 의료소도 끊임없이 밀려드는 환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즉각 대외원조를 담당하는 국제개발처(USAID)를 통해 100만 달러(약 10억8천만 원)의 초기 지원금을 전달했고, 존 케리 국무장관이 성명을 통해 "피해 지역에 구호를 제공하기 위해 네팔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실종자 수색을 돕기 위해 62명의 구조 전문 인력과 관련 장비를 급파했다. 유럽도 영국, 프랑스, 노르웨이, 스페인 등이 인도적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약속했다. 영국의 저스틴 그리닝 국제개발청장은 "무엇보다 부상자 치료와 실종자 구조가 우선이고, 그 후 집을 잃은 이재민에게 쉼터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호단체들의 지원도 이어졌다. 국경없는의사회(MSF)는 4개 구호팀이 이날 네팔 국경에 인접한 인도 비하르주에서 네팔을 향해 출발했다고 밝혔고, 아동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은 수십만 명의 이재민에게 필요한 의약품, 식량, 임시 숙소 마련을 위해 모금 운동에 나섰다.

 

그러나 네팔의 유일한 국제공항인 카트만두 공항이 일부 폐쇄되면서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하고, 도로와 통신 등이 단절되면서 국제사회의 지원 노력이 당분간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문화유산도 대거 파손... 유네스코 "지원 준비할 것"

 

이번 대지진으로 네팔의 문화유산도 대거 파손됐다. 네팔 수도 카트만두의 '랜드마크'로 꼽히는 60m 높이의 빔센 탑이 무너지면서 이 안에서만 180명이 파묻혀 사망했다. 지난 1832년에 세워진 빔센 탑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다.

 

이 밖에도 3세기에 지어진 파탄 두르바르 광장, 네팔 왕가가 살았던 바산타푸르 두르바르 광장, 5세기에 지어진 스와얌부나트 사원 등 네팔이 자랑하는 문화유산들이 심각하게 파손됐다.

 

국가 경제가 취약해 문화유산을 앞세운 관광산업에 크게 의존하던 네팔로서는 타격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또한 에베레스트 산에서도 눈사태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전 세계에서 모여드는 등반객들의 발길도 당분간 끊길 것으로 보인다.

 

유엔 산하 유네스코는 성명을 통해 "네팔의 문화유산이 상당수 파손되면서 재건을 위한 도움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네팔 지진으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고, 대체 불가능한 문화유산이 손상되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번 지진은 네팔에서 지난 1934년 카트만두 동부를 8.0 이상의 규모로 강타해 최소 1만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강진 이후 81년 만에 최악의 지진으로 기록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네팔을 비롯한 이 지역 일대는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충돌하며 대지진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잦은 곳으로 악명 높다. 2004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인근 해저에서 규모 9.1의 강진과 쓰나미로 22만여 명이 숨졌고, 2008년 중국 쓰촨성에서 규모 8.0의 강진으로 8만7천여 명이 사망한 바 있다.


태그:#네팔, #지진, #유네스코, #카트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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