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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삼합불패에서 선보인 황금가루를 뿌린 황금 흑산도홍어삼합이다.
 부산 삼합불패에서 선보인 황금가루를 뿌린 황금 흑산도홍어삼합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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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에서 홍어 없는 잔치는 먹을 게 없다고 한다. 그만큼 남도의 잔칫집은 홍어의 비중을 크게 둔다. 이는 남도 사람들이 홍어를 즐겨먹기 때문이다. 그런데 경상도 땅 부산에 별난 홍어삼합 소식이 들려온다. 맛 또한 빼어나다는 소식에 맛돌이가 직접 찾아가봤다.

흑산도 홍어전문점 삼합불패다. 불패는 '지지 않는다,' 또는 '실패하지 않는다'는 사전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이 뜻대로라면 삼합으로는 어디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다는 이곳만의 자존심일터. 이집은 홍어삼합은 기본이고 고래고기 굴 과메기 등을 더해 사합에 이어 오합까지 선보인다.

진정한 미식의 세계로 빠져들게 하는 흑산도 홍어 애

홍어삼합을 채반에 정갈하게 담아낸다.
 홍어삼합을 채반에 정갈하게 담아낸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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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채반에 정갈하게 담아낸다. 기본 상차림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곳 주인장이 친정에서 가져온 참기름 고춧가루 등의 양념을 사용하는가 하면 모든 식재료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인다. 기본 찬으로 가시오가피와 민들레장아찌 김부각도 내준다. 삼합에 사용하는 배추김치는 특이하게도 들기름에 볶아냈다.

홍어껍데기와 뼈를 이용해 끓여낸 홍어탕이 코끝을 찡하게 자극한다. 흑산도에서 당일 도착했다는 참홍어 애는 홍어 특유의 독특함이 제대로 살아있다.

흑산도 홍어는 뼈는 물론 내장까지 다 먹는다. 버릴 데가 하나도 없다. 하지만 칠레와 아르헨티나 스페인 등에서 들여온 수입산 홍어는 뼈와 내장은 다 버리고 양쪽 날개 부분만 식용으로 사용한다. 흑산도 홍어가 워낙 고가인 탓에 가끔 중국산 홍어가 국내산으로 둔갑하기도 한다. 흑산도 홍어는 배 부분의 까만 점이 W 형태로 나타나나 수입 홍어는 까만 점이 불규칙적이다.

애간장 다 녹이는 맛, 흑산도 홍어 애다.
 애간장 다 녹이는 맛, 흑산도 홍어 애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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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 자르르한 삼겹살과 금가루 뿌린 흑산도 참홍어, 들기름에 볶아낸 배추김치로 만든 흑산도 황금홍어삼합이다.
 윤기 자르르한 삼겹살과 금가루 뿌린 흑산도 참홍어, 들기름에 볶아낸 배추김치로 만든 흑산도 황금홍어삼합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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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드셔보세요, 오늘 흑산도에서 온 거에요."

흑산도 홍어 애를 참기름장에 찍어 먹어봤다. 입안에 닿자마자 부드러운 감칠맛에 사르르 녹아든다. 수입산과 달리 마지막에 톡 쏘는 알싸함이 애간장을 녹인다. 이렇듯 흑산도 홍어는 홍어 특유의 싸한 느낌이 제대로 살아있다.

황금을 뿌린 흑산도홍어(中. 9만원) 삼합이다. 윤기 자르르한 삼겹살과 금가루 뿌린 흑산도 참홍어 들기름에 볶아낸 배추김치로 만든 흑산도 황금홍어삼합이다. 여기에 한잔 술이 더해지면 진정한 미식의 세계로 빠져든다.

홍어 최고의 진미라 여기는 홍어 코는 씹을수록 꼬들한 맛

최고의 진미라 여기는 홍어코는 씹을수록 꼬들한 맛이 배어난다.
 최고의 진미라 여기는 홍어코는 씹을수록 꼬들한 맛이 배어난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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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 특수부위는 덤으로 즐길 수 있다. 최고의 진미라 여기는 홍어코는 씹을수록 꼬들한 맛이 배어난다. 고춧가루소금 양념과 잘 어울린다. 홍어 애는 더 말해 뭘 하겠는가, 애간장 다 녹이는 맛인 걸 다 아는데, 홍어 거시기 또한 최고의 맛으로 꼽기도 한다.

홍어의 참맛은 역시 흑산도홍어다. 바코드 있는 흑산도홍어라야 참맛이 보장된다. 전라도 땅이 아닌 부산에서 홍어 진짜배기를 맛봤다. 그 느낌도 남다르다. 전라도 홍어는 옛말, 이제 흑산도홍어가 전국구로 거듭나고 있다.

전라도 땅이 아닌 부산에서 맛본 홍어삼합, 그 느낌도 남다르다.
 전라도 땅이 아닌 부산에서 맛본 홍어삼합, 그 느낌도 남다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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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삼합은 김에 싸먹어도 별미다.
 홍어삼합은 김에 싸먹어도 별미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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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는 열을 가하면 그 독특함이 더 살아 숨 쉰다. 청보리를 넣은 홍어애탕에 홍어튀김까지 맛봐야 홍어의 진면목을 경험할 수 있다. 눈물 콧물 흘리며 먹어봐야 어디 가서 홍어 제대로 먹었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어와 막걸리는 찰떡궁합이다. 막걸 리가 홍어 암모니아 냄새를 깔끔하게 제거해주기 때문이다. 또한 홍어의 소화에도 도움이 되는 막걸리는 홍어 특유의 독특한 자극적인 맛까지 중화시켜 준다. 이렇듯 성질이 찬 홍어와 막걸리의 따뜻한 성질은 서로의 기운을 상쇄시켜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네이버블로그 '맛돌이의 내고향 밥상'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홍어, #애, #홍어삼합, #삼합불패, #맛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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