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또 한번 드라마같은 명승부를 연출하며 값진 승리를 따냈다. 한화는 25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3연전 이튿날 경기에서 9회말 김경언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7-6,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는 여러모로 한화에게 뜻깊은 의미가 있었다. 2연승을 기록한 한화는 11승 10패(.524)를 기록하며 올시즌 개막후 21경기만에 처음으로 승이 패를 앞섰다. 연승은 지난 17-18일 NC전 이후 두 번째다.

올시즌 개막 후 꾸준히 5할승률 내외를 오락가락했지만 좀처럼 그 이상 치고 올라가지 못했던 한화는 4전 5기만에 드디어 마의 +1 고지를 정복하며 단독 5위로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지난 3년 연속 꼴찌를 기록하는 동안 늘 초반부터 하위권으로 내려앉기 일쑤였던 한화로서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마침 상대가 올시즌 우승후보로 꼽히는 SK 와이번스였다는 점도 의미가 남다르다. SK는 바로 몇 년 전까지 김성근 한화 감독이 이끌던 친정팀이기도 했다. 지금의 SK를 만들어놓은 것이 바로 김 감독이다. 2011년을 끝으로 김감독은 SK 지휘봉을 내려놓았지만 당시의 주축 선수들 상당수는 지금도 건재하다. 이날 선발등판한 SK 에이스 김광현은 김성근 감독이 SK를 떠난 이후 상대팀 선수와 감독으로서 첫 재회이기도 했다.

4-6 경기 뒤집은 9회 말 김경언의 끝내기 안타

김성근 감독은 4년전 SK와의 불명예스러운 결별에 대하여 설욕이라도 하듯 뼈아픈 일격을 남겼다. 24일 1차전에서 2-0 영봉승을 기록한데 이어 2차전에서도 접전 끝에 승리를 거머쥔 한화는 2연승으로 최소한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지난 2연전에서 한화가 보여준 모습은 바로 김성근 감독이 이끌던 과거의 SK의 경기력을 연상시키는 장면들이 많았다.

2차전은 그야말로 완벽하게 패색이 짙었던 경기를 뒤집은 한편의 드라마였다. 한화는 이날 그동안의 승률처럼 8회까지 SK를 상대로 한 번의 리드도 잡지 못한 채 내내 끌려갔다. 특히 2-2로 팽팽하게 맞서던 7회 구원등판한 배영수가 난조를 보이며 0.1이닝간 3실점을 허용했을때는 분위기가 SK 쪽으로 기우는 듯 했다.

하지만 한화의 반전은 마지막 이닝부터 시작됐다. 4-6으로 뒤진 상황에서 9회말 최후의 공격에 돌입한 한화는 주현상의 안타와 이성열의 사구로 2사 1,2루찬스를 만들어냈다. 최진행의 적시타로 점수차를 한 점까지 좁혔고, 김태균이 2루 강습타구로 다시 2사 만루의 찬스를 이어갔다.

그리고 마지막 타석에 들어선 김경언은 SK 마무리 윤길현과 대결 끝에 4구째를 노려쳐서 대역전극의 대미를 장식하는 2타점 역전 결승타를 터뜨렸다. 올시즌 유난히 한화 야구에 초반부터 넘쳐나는 접전 속에서도 가장 손에 꼽을만한 명승부였다. 결승타의 주인공 김경언은 8회까지 3타수 무안타에 그쳤으나 마지막 타석에서 극적인 한 방을 때려내며 12경기 연속 안타 및 25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이어갔다.

SK, 선발 김광현 마무리 윤길현 투입하고도 충격패

반면 이날 패배로 SK는 1패 이상의 타격을 입었다. 전날 영봉패에 이어 이날은 에이스 김광현에 마무리 윤길현까지 투입할 수 있는 최상의 카드를 모두 소진하고도 뼈아픈 역전패를 당한 것은 SK에 큰 충격이 아닐수 없다. SK는 이날도 6득점을 기록했지만 7회 배영수의 난조로 3점을 얻은 것을 제외하면 득점권에서 무기력한 모습이 이어지며 한화를 조기에 무너뜨릴수 있었던 기회를 놓쳤다.

한화는 이날 열세로 여겨졌던 마운드 대결에서 주력 투수들을 아끼고도 승리를 거뒀다는게 고무적이다. 대체 선발로 내세웠던 송창식이 우려를 깨고 5이닝 2실점으로 SK 김광현에 밀리지 않는 역투를 펼쳤다. 최근 롯데전에서 빈볼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던 이동걸은 이날 5번째 투수로 등판하여 2.2이닝을 3피안타 1볼넷 1사구 1실점으로 틀어막고 타자들의 지원에 힘입어 감격스러운 데뷔 첫 승을 기록했다.

비록 배영수의 난조가 아쉬웠지만, 권혁-박정진 등 주력 필승조를 투입하고도 접전 상황에서 올시즌 처음으로 승리를 따냈다는 것은 한화에게 1승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한화가 이제 더 이상 약팀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에 충분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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