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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에서 먹을 수 있는 대표적인 먹거리는 죽순입니다. 교토는 일본에서도 잘 알려진 죽순 생산지입니다. 교토 주변 지역은 분지 형으로 둘레가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여름에는 무덥지만 겨울에는 비교적 바람 피해가 적고 따뜻하기 때문에 대나무가 자라기에 적당하다고 합니다.

       교토 부근 대나무밭과 막 캐낸 죽순입니다.
 교토 부근 대나무밭과 막 캐낸 죽순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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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에 따라서 죽순을 캐는 시기나 방법이 다릅니다. 교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죽순은 주로 맹종죽이라고 하는 굵은 대나무입니다. 맹종죽의 경우 죽순이 땅 위로 올라오기 바로 전, 땅이 약간 솟아오르는 모습을 보고 캔 죽순이 가장 달고 맛이 있다고 합니다.

죽순은 대나무 뿌리에서 땅위로 자라 오릅니다. 죽순을 캐지 않고 놓아두면 하루에 10cm 정도까지 자라기도 합니다. 죽순에서 자라나 새로 난 대나무는 보통 10년 정도까지 큽니다.

맹종죽의 경우 죽순이 땅위로 올라오기 직전이 가장 달고 맛있다고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린 맛이 늘어납니다. 이 죽순의 아린 맛은 옥살산(oxalic acid)이나 호모겐티신산(homogentisic acid)과 그 배당체 따위가 주성분입니다. 죽순의 아린 맛은 먹기도 어렵고 몸에도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에 없애고 먹습니다. 

아린 맛을 없애기 위해서 보통 교토 사람들은 알칼리 성분이 들어있는 물과 같이 삶습니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쌀을 씻고 난 뒤 나오는 뜨물입니다. 그리고 쌀겨입니다. 큰 솥에 물을 넣고, 죽순, 쌀겨(죽순 무게의 1/20 정도), 통고추를 넣고 끓기 시작하면 10분 쯤 약한 불에 끓입니다. 다 끓인 뒤 젓가락으로 죽순을 찔러서 가볍게 들어갈 정도면 좋습니다. 죽순이 크면 반으로 잘라서 끓이기도 합니다.

       교토 부근에서 파는 죽순입니다. 죽순 옆에는 꼭 쌀겨가 놓여 있습니다. 죽순은 크기에 따라서 다르지만 30cm 길이가 300엔 정도이고, 크기에 따라서 700엔짜리도 있습니다.
 교토 부근에서 파는 죽순입니다. 죽순 옆에는 꼭 쌀겨가 놓여 있습니다. 죽순은 크기에 따라서 다르지만 30cm 길이가 300엔 정도이고, 크기에 따라서 700엔짜리도 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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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죽순에는 아미노산의 일종인 타이로신(tyrosine)이 매우 많이 들어 있습니다. 이것이 효소로 작용하여 호모겐티스산(homogentisic acid)이 됩니다. 이것을 막기 위해서 쌀겨와 같이 삶는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땅에서 캔 죽순은 쌀겨와 같이 빨리 삶을수록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 끓인 물을 준비해 놓고 죽순을 캔다는 일본 속담이 있습니다.

중국 사람들은 대나무의 아린 맛을 없애기 위해서 끓인 기름에 넣어서 삶기도 합니다. 죽순은 날로 보관할 수 없습니다. 날로 보관하면 아린 맛이 강해져서 먹을 수 없습니다. 죽순을 보관할 때도 쌀겨와 삶은 뒤 공기를 막아서 저장합니다.

죽순은 아무 대나무밭에서나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죽순을 캐기 위해서 대나무 밭 손질에 주의해야 합니다. 대나무가 땅 넓이에 맞게 일정한 수가 자라야합니다. 대나무 수가 너무 많거나 적어도 좋지 않습니다. 이것은 대나무 품종에 따라서 조금씩 다릅니다.

최소한 사람이 대나무 밭을 관찰하여 죽순이 올라오는지 여부를 살펴서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대나무 밭에 들어가서 사람이 죽을 캐는 일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방치되거나 죽은 대나무가 없어야 합니다.

죽순이 나오는 봄철 일본 교토 이곳저곳에서 죽순을 쉽게 볼 수 있고, 죽순을 이용한 먹거리가 많습니다. 죽순 밥, 죽순 미역국, 죽순 나물, 죽순 찜 따위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밥이나 푸성귀에 담백한 죽순 맛과 씹히는 섬유질의 식감이 느껴집니다. 이것은 봄철 한 달 정도 교토에서 맛볼 수 있습니다. 

       교토에서 맛볼 수 있는 죽순 정식(죽순 밥, 죽순 미역국, 죽순 나물, 죽순 고기 찜)입니다. 봄철 한 달 동안만 맛볼 수 있습니다. 류코쿠대학 후카쿠사 캠퍼스 레스토랑에서 찍었습니다.
 교토에서 맛볼 수 있는 죽순 정식(죽순 밥, 죽순 미역국, 죽순 나물, 죽순 고기 찜)입니다. 봄철 한 달 동안만 맛볼 수 있습니다. 류코쿠대학 후카쿠사 캠퍼스 레스토랑에서 찍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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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나카노(野中 重之) 지음, 죽순 - 재배, 가공에서 활용까지(タケノコ―栽培・加工から竹材活用まで, 農文協), 농문협, 2010. 3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죽순, #교토, #죽순 정식, #쌀겨, #맹종죽 대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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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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