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이 막내 kt를 상대로 대승을 거두며 2경기 연속 역전패의 충격을 씻었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넥센 히어로즈는 2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위즈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3방을 포함해 장단 12안타를 터트리며 9-2로 대승을 거뒀다.

두산 베어스와의 홈 3연전에서 2경기 연속 역전패를 당하며 주춤했던 넥센은 kt를 제물로 침체된 분위기를 전환했다. 특히 올 시즌 타율 .143에 허덕이던 서동욱은 연타석 홈런을 터트리며 이날 경기 넥센의 '영웅'이 됐다.

좌우 연타석 홈런 기록을 가진 유틸리티 플레이어

서동욱은 경기고 시절 천안 북일고의 나주환(SK와이번스), 휘문고의 지석훈(NC다이노스)와 함께 '고교 3대 유격수'로 이름을 날리던 선수다. 특히 188cm, 99kg이라는 뛰어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장타력을 겸비한 대형 유망주로 꼽혔다.

2003년 2차 1라운드(전체 4순위)로 KIA타이거즈에 지명을 받은 서동욱은 홍세완, 김종국 등 선배들의 그늘에 가려 1군에서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렇게 KIA에서 3년을 보낸 서동욱은 2005 시즌이 끝나고 트레이드를 통해 LG트윈스로 이적했다.

LG 이적 후 곧바로 상무에 입대한 서동욱은 복귀 시즌이던 2008년 퓨처스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큰 기대를 모았다. 시즌 중반 1군에 올라온 서동욱은 9월 25일 SK전에서 KBO리그 최초로 좌우 연타석 홈런이라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센터 내야수로서 지나치게 큰 체격은 서동욱의 성장을 방해했고 결국 서동욱은 여러 포지션을 오가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 생존법을 찾았다. 서동욱은 2011년 주전 선수들의 잦은 부상을 틈타 112경기에 출전해 타율 .267 7홈런 37타점을 기록하며 백업요원으로는 매우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2012년에도 103경기에 출전하며 LG를 대표하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활약했지만 LG는 조인성(한화 이글스)과 김태군(NC)의 이적으로 포수 자원이 더욱 급했다. 결국 서동욱은 2013년 4월 포수 최경철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으로 이적했다.

1루수 박병호, 2루수 서건창, 3루수 김민성, 유격수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라는 확실한 주전내야를 갖춘 넥센에서도 서동욱의 역할은 백업 내야수였다. 하지만 서동욱은 2013년 104경기에 출전해 타율 .261 6홈런21타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소임을 다했다.

서동욱은 지난해 시즌 초반까지 1군에서 활약하다가 엄지 손가락 부상을 당하며 39경기 출전에 그쳤다. 서동욱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지만 1경기도 나서지 못하고 시즌을 마쳤다.

백업 설움 날린 서동욱의 연타석 홈런, 타율 .219로 상승

지난해 시즌의 부진으로 연봉이 9000만 원에서 7500만 원으로 삭감된 서동욱은 강정호의 미국 진출로 올 시즌 넥센의 주전 유격수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프로 입단 13년 만에 고교 시절 자신의 포지션에서 주전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서동욱은 시범경기에서 타율 .313 4타점을 기록하며 좋은 활약은 펼쳤지만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은 오히려 서동욱의 주전 경쟁에 독으로 작용했다. 결국 서동욱은 올 시즌에도 넥센의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시즌을 시작했다.

염경엽 감독은 2루수 서건창이 무릎부상으로 이탈한 후에도 서동욱 대신 김지수를 주전 2루수로 활용했다. 하지만 서건창에 이어 이택근, 유한준마저 부상을 당하자 염 감독은 24일 kt전에서 장타력을 갖춘 서동욱 카드를 꺼내 들었다.

2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한 서동욱은 1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kt선발 박세웅의 초구를 밀어 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선제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서동욱의 홈런은 이날 경기 넥센의 결승타가 됐다.

서동욱은 3회 2번째 타석에서도 박세웅의 6구째를 받아 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연타석 홈런을 터트렸다. 이날 전까지 홈런은커녕 단 하나의 장타와 타점도 없었던 서동욱은 하루 만에 2홈런 3타점을 적립했다. 서동욱은 8회 5번째 타석에서도 우중간 2루타를 터트리며 .143였던 타율을 .219까지 올랐다.

'평화왕' 강정호가 떠난 넥센의 주전유격수로 자리를 굳힌 김하성도 솔로 홈런을 포함해 멀티히트를 때려냈다. 김하성은 최근 5경기에서 무려 11안타 4홈런 8타점를 몰아치고 있다. 넥센의 선발 라이언 피어밴드는 7이닝 9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3승째를 기록했다.

반면에 kt는 선발 박세웅이 3이닝 3피홈런 6실점으로 무너지면서 초반부터 끌려 가다가 대패를 당했다. Kt는 가뜩이나 빈약한 타선에 타율 .311를 기록 중이던 외국인 선수 앤디 마르테마저 옆구리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등 악재가 겹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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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넥센 히어로즈 서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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