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NC와의 3연전을 쓸어 담으며 6연승 행진을 달렸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23일 통합 창원시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NC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장단 15안타를 터트리며 14-4로 대승을 거뒀다.

시즌 초반부터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삼성은 15승 5패(승률 .750)의 성적으로 벌써 승패 마진을 +10으로 만들었다. 올 시즌 삼성이 강할 수밖에 없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여느 상위 타자에도 뒤지지 않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공포의 9번 타자' 김상수의 존재 때문이다.

류중일 감독 직계 후배, 프랜차이즈 유격수 계보 잇다

김상수는 삼성이 배출한 최고의 유격수인 류중일 감독의 경북고 직계 후배다. 사실 삼성은 류중일 감독과 김태균 코치(삼성 2군 수비 코치)가 은퇴한 2000년대에는 틸슨 브리또, 박진만(SK와이번스) 등 외부 영입 선수들에게 유격수 자리를 맡기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청소년 대표를 지낸 연고 지역 출신의 김상수는 삼성에게 귀한 인재가 아닐 수 없었다. 2009년 1차 지명으로 김상수를 선택한 삼성은 그에게 3억 원의 몸값을 안기면서 높은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김상수는 루키 시즌이던 2009년 97경기에 출전해 타율 .244 17도루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김상수는 2010년에도 2년 차 징크스 없이 101경기에서 타율 .245 69안타 30도루로 한층 성숙한 기량을 선보이며 삼성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다.

김상수에게 유격수의 미래를 맡기기로 결정한 삼성은 2010 시즌이 끝나고 계약 기간이 남아 있던 박진만을 조건 없이 방출했다. 당시만 해도 백업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박진만을 방출한 것에 대해 비판의 시선도 적지 않았지만, 김상수는 실력을 통해 자신을 향한 차가운 시선들을 씻어냈다.

김상수는 체력 소모가 적지 않은 유격수 포지션에서 2011년부터 4년 동안 연 평균 125경기에 출전하는 엄청난 내구력을 과시했다. 여기에 매년 2할대 후반의 타율과 안정된 수비로 공수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이어가며 삼성의 통합 4연패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지난해 시즌에는 전 경기(128경기)에 출전해 타율 .288 123안타 5홈런 63타점 53도루를 기록하며 생애 첫 도루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김상수는 지난해 9월 인천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며 입단 동기들 중 유일하게 병역 면제 혜택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시즌 도루왕과 통합 4연패에 빛나는 삼성의 확고부동한 주전 유격수 김상수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20대 스타로 꼽기에 손색이 없다. 연봉도 프로 입단 후 매년 꾸준히 상승해 올해는 3억 2000만 원의 고액 연봉자가 됐다.

9번 타자, 김상수

하지만 김상수는 프로 입단 후 대부분의 시간을 9번 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도루왕에 올랐던 지난해 시즌에도 9번 타순에서 419타수를 기록한 반면 1번 타순에서는 단 8타수에 그쳤다. 올 시즌에도 김상수는 삼성이 치른 20경기에서 모두 9번 타자로 출전하고 있다.

시즌 초반 야마히코 나바로의 부진으로 타순을 조정했을 때도 류중일 감독은 김상수 대신 박해민을 1번으로 올렸다. 3억 2000만 원의 연봉을 받는 프로 7년 차의 스타 선수인 김상수로서는 다소 자존심이 상할 법한 처사다.

하지만 김상수는 9번 타순에서 무시무시한 활약을 이어가며 삼성의 하위 타선을 더욱 묵직하게 만들고 있다. 올 시즌 김상수는 20경기 모두 9번으로 출전해 타율 .324 22안타 2홈런 12타점 10득점 8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김상수의 '전공 과목'이라 할 수 있는 도루 부문에서는 단독 3위를 달리고 있고 타점과 최다 안타 등에서도 각 구단의 중심 타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타격 기회가 적게 돌아가는 9번 타순임을 고려하면 김상수의 활약은 대단히 놀라운 수준이 아닐 수 없다.

김상수가 올 시즌 가장 크게 향상된 부분은 바로 장타율이다. 지난해까지 시즌 최고 장타율이 .417(2013년)에 불과하던 김상수는 올해 22개의 안타 중 9개를 장타로 연결하며 .529의 장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최희섭(KIA타이거즈, .508)이나 최준석(롯데 자이언츠, .500)같은 거포들보다 높은 기록이다.

사실 유격수에 9번 타자라고 하면 건실한 수비에 번트만 잘 대도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김상수는 여느 테이블세터나 중심 타선에 못지 않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김상수의 존재는 올 시즌 삼성이 독주를 이어가고 있는 빠질 수 없는 비결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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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삼성 라이온즈 김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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