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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 중원에 출마한 김미희 무소속 후보가 21일 오후 경기도 중원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미희 당선이 진정한 박근혜 정권 심판이다"며 "사퇴는 없다, 반드시 완주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경기도 성남 중원에 출마한 김미희 무소속 후보가 21일 오후 경기도 중원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미희 당선이 진정한 박근혜 정권 심판이다"며 "사퇴는 없다, 반드시 완주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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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의 정당해산과 의원직 박탈 결정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전 통합진보당 의원은 모두 5명이다. 그 가운데 지역구의원은 세 명이었다. 4·29 재보궐 선거는 공석이 된 그 세 자리를 채우기 위해 시작됐다. 전 통합진보당 출신 인사들도 정당해산의 부당함을 입증하기 위해 다시 자신의 지역에 출마했다. 그 가운데 서울 관악을의 이상규 후보가 후보직을 사퇴했고, 경기도 성남 중원에 출마한 김미희 후보가 사실상 홀로 남았다. 

광주 서구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조남일 후보가 전 통합진보당 출신이지만 현역 의원은 아니었다. 또 천정배 전 장관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출마하면서 광주 선거는 '호남정치'의 각축장이 됐다. 전 통합진보당 인사들이 출마 목표로 내세운 '박근혜 정권 심판'이 이뤄질 가능성이 남아 있는 곳은 이제 성남 중원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김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11%~18%의 지지를 유지하며 그 가능성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1일 중원구 선거사무소에서 김 후보를 만났다. 전날 이상규 후보가 사퇴하면서 김 후보 역시 사퇴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되는 시점이었다. 그러나 사무소에서는 그런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선거운동원들은 분주했다. 김 후보는 이날 저녁 예정된 지역 방송의 후보토론회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사퇴 의사를 묻는 첫 질문에도 "사퇴는 없다, 반드시 완주한다"라는 짧은 답변이 돌아왔다. 어떤 여지도 두지 않는 모습이었다.

김 후보는 이상규 후보의 사퇴와 관련해 "새정치연합과 다른 야당이 거부했지만 야권연대는 국민이 원하는 것"이라며 "이 후보는 그런 국민의 바람대로 야권의 단결을 촉구하며 사퇴했고, 성남 중원에서는 김미희로 단일화해 달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새정치연합 일각에서 김 후보의 사퇴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 "오히려 정환석 후보가 대승적으로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라며 "김미희 당선이 진정한 박근혜 정권 심판"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후보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새정치연합, 이상규 사퇴에 반성해야"

- 이상규 후보가 사퇴했다. 김 후보도 사퇴할 수 있나?
"사퇴는 없다. 반드시 완주한다."

- 이상규 후보 사퇴는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나?
"이번 선거는 헌법재판소가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기도 전에 서둘러 통합진보당을 강재해산 시키면서 시작됐다. 동시에 법적 근거도 없이 의원직 상실 결정까지 내렸다. 있어서는 안 되는 선거였다. 이상규 후보와 나는 억울한 당사자다. 우리는 출마회견 때부터 야권연대를 주장했다. 새정치연합과 다른 야당이 거부했지만, 그것은 국민이 원하는 것이다. 이 후보는 그런 국민의 바람대로 야권의 단결을 촉구하며 사퇴했다. 그리고 이곳 성남 중원에서는 김미희로 단일화해 달라는 의미였다."

- 반대로 새정치연합 쪽에서도 김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이용득 최고위원이 "야당은 소위 정적이라 할 적이 여당만이 아니고 또 다른 야당도 있다"라고 말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이번 선거가 왜 시작됐는지, 이번 선거의 의미가 무엇인지 이용득 최고위원이 알고는 있는지 묻고 싶다. 반드시 당선돼야 할 이상규 후보가 사퇴를 결단하는 상황에까지 온 것에 새정치연합은 반성을 해야 한다. 그런데 참으로 엉뚱한 발언을 한 것이다. 오히려 정환석 후보가 대승적으로 후보직을 사퇴하고, 3년 전 야권 단일 후보로, 야권연대로 당선됐던 김미희가 임기 4년을 채우도록 하는 것이 박근혜 정권을 심판하는 길이다."

- 하지만 두 야권 후보가 표를 나눠 갖고 최종적으로 신상진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된다면 박근혜 정권 심판은 사실상 물거품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나?
"그래서 정환석 후보의 빠른 결단을 촉구하는 것이다. 이번 재보궐 선거만 볼 게 아니다. 내년에 총선, 내후년에 대선에서 야권이 국회 과반을 차지하고 정권 교체를 이루라는 것이 국민의 바람이다. 새누리당 3기 정권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 않나? 이를 위해서는 야권 전체가 단결하고 새누리당에 맞서야 한다. 재보궐 선거는 그 출발점이다."

- 여러 여론조사에서 적게는 11%, 많게는 18% 정도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 통합진보당이 강제해산되고 종북 공세가 계속되고 있는데 이 정도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성남 지역에서 30여 년에 걸쳐 다양한 시민운동을 펼쳤다. 노동운동, 여성운동, 청년운동, 그리고 정치활동까지 이곳에 튼튼한 뿌리가 있다. 박근혜 정권이 아무리 종북공세를 펼쳐도 그것을 가려서 볼 수 있는 눈을 성남 시민들은 가지고 있다. 그동안의 지역활동을 인정받고 또 박근혜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새누리당 지역일꾼론은 중앙정치 잘못했기 때문"

경기도 성남 중원에 출마한 김미희 무소속 후보가 21일 오후 경기도 중원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중원구의 숙원사업을 위해 "남은 임기 1년 하던 사람이 마무리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경기도 성남 중원에 출마한 김미희 무소속 후보가 21일 오후 경기도 중원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중원구의 숙원사업을 위해 "남은 임기 1년 하던 사람이 마무리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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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위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선거운동 현장에서 민심은 어떻게 반응하고 있나?
"정권의 핵심 인사들이 돈을 받았다고 하니까 너무 놀라서 기가 막혀 한다. 허탈해 하시고, 너무 충격이 커서 말을 잘 못하는 정도다. '성완종 리스트'를 정확하게 말하면 '박근혜 불법 대선자금 리스트'이다. 홍문종, 서병수, 유정복 등은 당시 대선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했던 사람들이다. 지난 대선은 국정원과 사이버사령부를 동원한 불법 선거에다, 불법자금으로 치른 '돈 선거'라고밖에 볼 수 없다. 박 대통령은 항상 '깨끗한 정치'를 강조해 왔다. 하루빨리 귀국해서 이러한 의혹에 명확히 해명해야 한다."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성남중원 지역 지원유세에서 '지역일꾼론'을 강조했다. 신상진 후보가 실제로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는데 상대 후보를 어떻게 평가하나? 또 새누리당의 '지역일꾼론'을 어떻게 생각하나?
"새누리당이 지역일꾼을 강조하는 것은 중앙정치에서 잘못한 게 많아서다. 그걸 피해가기 위한 말장난이다. 앞에서는 지역일꾼을 말하고 뒤에서는 종북공세를 펼친다. 양의 탈을 쓴 늑대나 다름없다.

신상진 후보는 성남 시민에게 치명적인 잘못을 했다. 신 후보가 의원이었던 2006년 지방선거 직전에 새누리당이 주도했던 성남시의회에서 시립병원을 대학병원에 위탁해야 한다는 내용의 조례를 통과시켰다. 시가 만들어서 대학에 갖다 바치는 일이다. 그 조례를 수정하지 않으면 직영으로 운영할 수가 없다. 시립병원이 시민을 위한 병원으로 가는 길을 막은 사람을 지역일꾼이라고 할 수 없다."

- 반면, 새정치연합은 선거 초반 '유능한 경제정당'에서 성완종 리스트가 불거지자 '정권심판'으로 기조를 변경하는 모습이다. 어떻게 생각하나?
"사실 지역 공약은 누가 당선되더라도 지역 주민의 뜻을 충실히 따라가면 되는 일이다. 이번 선거는 그것 외에도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박근혜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이 그런 심판을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국정원 대선개입, 세월호 참사, 담뱃값 인상과 연말정산 폭탄 등 현안에 얼마나 제대로 대응했나? 박근혜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새정치연합에 실망하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느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박근혜 정권 심판뿐 아니라 새정치연합에도 쓴 약이 되는 결과가 나와야 한다."

- 새정치연합뿐 아니라 다른 야권에서도 전 통합진보당 세력과 연대를 바라지 않는 모습이다. 그러나 후보는 여전히 야권의 단결을 주장하고 있는데, 이유는 무엇인가?
"야권연대를 강조하는 것은 나의 주장이 아니라 국민의 바람이다. 모든 야권이 단결해서 정권의 독주를 막아달라는 것이 국민의 뜻 아닌가?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내년 총선에서 야권의 승리와 내후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야권의 대단결, '반새누리당' 세력의 결집이 필요하다. 다른 정당들이 우리와 연대를 주저하는 것은 부끄러운 모습이다. 종북몰이에, 공안탄압에 당당하게 맞서지 못하고, 그런 공세에 주눅이 들어 연대를 주저하는 것이다. 국민 보기에 부끄럽다. 국민들 앞에 더 용기 있는 야당의 모습을 촉구한다."

"시민들도 종북 딱지에 진저리"

경기도 성남 중원에 출마한 김미희 무소속 후보 선거사무소 한 쪽 벽에 선거 승리를 기원하는 응원 메시지가 붙어 있다.
 경기도 성남 중원에 출마한 김미희 무소속 후보 선거사무소 한 쪽 벽에 선거 승리를 기원하는 응원 메시지가 붙어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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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통합진보당 인사들의 정치적 재기는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다시 정당을 구성할 가능성이 있나?
"통합진보당을 강제해산 시켰다고 해서. 진보정치가 사라진 게 아니다. 진보정치를 해왔던 사람들이 없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 국민들의 진보정치에 대한 갈망과 염원은 여전히 존재한다. 오히려 더 절실하고 더 커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중 속에 더 깊이 뿌리 내리는 정당, 무너지지 않고 더 강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당을 만들기 위해서 앞으로 많이 노력해야 한다."

- 정당해산 이후 '종북'이라는 딱지가 더욱 견고해지는 느낌이다. 선거운동하면서 그런 비난을 받은 적은 없나? 있다면 어떻게 대응하나?
"종북이라는 딱지는 실체가 없다. 진보정당을 공격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뿐이다. 주민들과 조금만 대화를 나누면 그런 딱지는 금방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 경상남도에서는 무상급식을 요구하는 학부모에게도 종북 딱지를 붙인다. 세월호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시민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우리 사회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고 독재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정권이 마구잡이로 몰아세우고 있다. 시민들도 그런 정부의 태도에 진저리가 날 것이다."

-본래 이곳이 후보의 지역구였다. 당선된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
"성남시립병원을 전국 최고의 공공병원으로 만들고 싶다. 100만 시민 주치의제도, 공공산후조리원, 공공아토피클리닉을 연계해 나갈 생각이다. 또 중원구에 재개발을 앞둔 지역이 많다. 그 과정에서 주민들이 피해를 당하지 않고, 분담금도 인하시키고, 여러 가지 대책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 아이들의 안전, 전통시장의 현대화, 요양보호사와 사회복지사 등 비정규직 문제 해결 등에 주력할 생각이다."

○ 편집ㅣ손병관 기자



태그:#김미희, #정환석, #문재인, #통합진보당, #성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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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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