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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유진 선수가 강연을 하고 있다.
 양유진 선수가 강연을 하고 있다.
ⓒ 강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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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꿈은 무엇인가요? 요즘 많은 사람은 당장 해야 하는 것들, 현실 때문에 꿈을 많이 잊고 지내는 것 같아요. 달리면서 만난 4, 50대 분들은 제게 현실에 밀렸던 진짜 꿈을 깨닫게 해줬다고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꿈은 반드시 직업일 필요는 없습니다. 제 꿈은 다른 사람의 가슴에 작은 불씨를 피워주는 것이에요. 제 꿈은 직업이 아니기 때문에 직업인 꿈보다 할 수 있는 일이 더욱 많아요."

'드림 러너'로 불리며 자신의 꿈과 함께 다른 사람의 꿈도 안고 달리는 마라토너 양유진 선수의 꿈 이야기다.

지난 21일 다준다연구소 주최로 신촌대학교 제1강의실에서 마라토너 양유진의 강연이 있었다. 양유진은 '드림 독도 마라톤, 전국 무전 기부 라이딩' 등으로 다른 사람의 꿈을 위해 뛰고 있다. 휴먼다큐 tvN <리틀 빅히어로> 21화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강연에서 양유진은 그간 그의 도전과 실패, 앞으로의 꿈에 대해 이야기했다.

여대생 최초 4대 극지 마라톤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다

양유진 선수는 4대 극지 마라톤 그랜드슬램에 도전 중이다. 양유진 선수가 고비 사막 레이스에 도전할 때는 심각한 무릎 염증을 앓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심각한 통증에도 진통제 여섯 알로 하루를 버티며 고비 사막 레이스를 여자부 3위로 완주했다.

"무릎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뛸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폴대 두 개에 의존해 쉬지 않고 걸었어요. 다른 선수들은 뛰고 10분씩 쉬고를 반복하는데, 저는 걷는 대신 쉬지 않았던 게 나중에는 더 이점이 됐었나 봐요. 발바닥에는 물집이 차고 통증도 심해 매일 아침에 진통제 여섯 알을 받알 네 시간에 한 알씩 먹으면서 뛰었어요."

양유진 선수도 얼마 전까지는 스펙과 취업을 걱정하는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양유진 선수는 평소 꿈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는 마라톤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취업을 위해, 스펙을 위해 정말 열심히 대학 생활을 했지만 문득 내 꿈이 없어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들 만큼 살았지만 나만의 특별한 것이 없다는 느낌. 제 한계를 극복하고,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에서 목표를 찾았어요. 그게 바로 그랜드슬램이었죠."

칠전팔기, 고산병 딛고 에베레스트 등반

그러나 양유진 선수의 도전이 평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아카타마 사막 레이스에서 고산병으로 4일차에 도전에 포기한 것.

"저는 고산병이라는 장애물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고산병 때문에 30m도 못 가고 헛구역질에 4일 동안 아무것도 못 먹었어요. 결국 일정 하루 전인 4일차에 완주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완주에 실패하고 자존감이 낮아져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꿈을 싣고 뛰는 저는 이걸(고산병을) 극복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에베레스트 행을 선택했습니다.

고산병을 견디기 위해서는 아주 천천히 걸어야 합니다. 급하게 올라가면 머리에 산소가 부족해지기 때문이죠. 해발 3000m 이상 올라가면 저체온증 때문에 손, 발을 못 씻는 것은 물론이고 머리도 감지 못합니다. 함께 갔던 한 친구는 그렇게 해도 고산병이 심해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왔어요. 저는 비아그라가 고산병이 도움이 된다는 말에 그 약까지 얻어서 먹었다니까요?"

윤재를 위한 기부 달리기

양유진 선수가 '드림 러너'로 불리는 이유는 다른 사람의 꿈을 안고 달리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장애인 육상 꿈나무 박윤재군의 경기용 휠체어 마련을 위해 두 차례의 기부 마라톤과 라이딩을 진행했다. 두 차례 모두 목표했던 금액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박윤재군의 사연을 알리는 데는 성공했다. SNS를 통해 사연이 알려지자 142명의 시민이 450만 원을 보내왔고 휠체어 회사도 기부에 동참한 것. 결국 양유진 선수의 기부 마라톤으로 박윤재군은 육상용 휠체어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양유진 선수는 또 윤재군을 위한 두 번째 기부 라이딩 영상(휴먼다큐 tvN <리틀빅히어로>의 일부)을 보여줬다. 서울을 시작해서 1700km를 자전거로 달리며 한 사람당 1만 원씩 200만 원을 목표로 한 라이딩이었다. '사서 고생'이라는 타이틀로 양유진 선수를 포함한 4명의 라이더가 태풍 속에도 포기하지 않고 달리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양유진 선수는 앞으로의 꿈에 대한 이야기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그랜드슬램 두 개의 도전이 남아 있습니다. 한 번 실패했던 아카타마사막 레이스, 또 하나는 남극 레이스. 두 개 모두 완주할 것입니다. 그리고 해외에서도 기부 마라톤을 할 예정입니다.

해외 선진국은 기부 문화가 잘 되어 있어 기부 마라톤이 익숙한데 우리나라는 아직 기부에 많이 인색해요. 해외에서 먼저 기부 마라톤을 다시 시작해 한국에서도 기부 마라톤이 익숙해지도록 계속 달릴 것입니다. 그리고 저의 최종 목표는 학교를 짓는 거예요."


태그:#다준다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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