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이 화끈한 타격쇼를 펼치며 노히트노런의 수모를 깨끗이 설욕했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넥센 히어로즈는 지난 21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유한준의 연타석 홈런과 선발 앤디 밴 헤켄의 호투에 힘입어 12-0으로 대승을 거뒀다.

탁월한 공수조화로 4연승 행진을 달린 넥센은 시즌 9승 9패의 성적으로 18일 만에 5할 승률을 회복하며 지난해 시즌 준우승팀의 위용을 되찾고 있다. 반면 4연승을 기록 중이던 두산은 넥센에게 대패당하며 기세가 한풀 꺾였다.

넥센의 팀 색깔마저 바꿔 놓은 노히트노런 수모

넥센은 지난 9일 두산과의 잠실 원정 경기에서 험한 꼴(?)을 당했다. 두산 선발 유네스키 마야로부터 노히트노런을 당했을 뿐만 아니라 부동의 1번 타자 서건창이 두산의 1루수 고영민과 충돌해 무릎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후방십자인대 부분 파열).

마야와 맞대결을 벌였던 에이스 밴 헤켄은 이날 6이닝 5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팀 타선의 침묵으로 시즌 첫 패를 당했다. 히어로즈가 노히트노런을 당한 것은 2008년 팀 창단 후 처음 있는 일이다.

노히트노런의 후유증은 생각보다 컸다. 목동에서 kt위즈를 만난 넥센은 한현희의 호투로 첫 경기를 잡았지만, 다음날 kt의 창단 첫 승 제물이 됐다. 넥센은 이어진 일요일 경기마저 패하며 kt에게 연승과 위닝시리즈까지 선물했다.

이어진 SK와이번스와의 주중 2연전(화요일 우천 취소)을 1승 1패로 마친 넥센은 5승 9패로 단독 9위까지 추락했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이탈 후 어느 정도 전력 약화가 예상되긴 했지만, 지난해 준우승을 차지한 넥센의 부진은 예상했던 범위를 뛰어 넘었다.

이에 염경엽 감독은 1점을 위해 벤치에서 경기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고 밝혔다. 넥센은 지난해 팀 홈런 1위(199개), 팀 타율 2위(.298)를 차지한 무서운 공격력을 자랑하는 '상남자 팀'이다. 그런 넥센이 '작전 야구'를 하겠다는 것은 팀 색깔에 변화를 주겠다는 선언이나 다름 없었다.

그래도 효과는 확실했다. 넥센은 KIA타이거즈와의 주말 3연전에서 4-3,5-1로 승리를 거두며 시즌 개막 후 처음으로 연승을 기록했다. 그리고 '승리의 맛'을 되찾은 지난 19일 경기에서는 홈런 3개를 포함해 22안타를 터트리며 15-4로 대승을 거두며 시리즈를 스윕(3연승)했다.

무안타 수모, 11득점으로 갚은 넥센의 불방망이

이번 주 넥센의 주중 3연전 상대는 2주 전 노히트노런의 수모를 안긴 두산이었다. 두산은 지난 한 주 동안 4연승 행진을 달리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개다가 21일 경기에서 선발로 내정된 노히트노런의 주인공 마야는 무려 11일 간 휴식을 취하며 충분히 체력을 비축한 상황.

두산의 기세가 만만치 않았지만 넥센은 12일 만에 다시 만난 마야와 두산에게 목동구장에서의 넥센이 얼마나 무서운 팀인지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줬다(마야는 지난해 시즌 목동구장에서 4이닝 7실점 평균 자책점 15.75를 기록한 바 있다).

넥센은 시작부터 마야의 기분을 망쳤다. 넥센은 1회말 단 2구째 만에 고종욱의 내야 안타로 마야의 노히트 기록을 무산시켰고, 이어진 2사 1,2에서 유한준이 좌측 담장을 넘기는 선제 3점 홈런(시즌 6호)을 터트리며 초반 기선을 제압했다.

유한준의 홈런은 마야의 '멘탈'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넥센은 2회말 공격에서 김하성의 보내기 번트때 마야의 송구 실책을 유도했고 마야는 이어진 김지수의 스퀴즈 때도 무리하게 홈으로 공을 던지다가 타자와 주자를 모두 살려주고 말았다. 마야가 마운드에서 냉정을 잃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장면이었다.

순식간에 5점을 내준 마야는 유한준에게 만루 홈런(시즌 7호), 윤석민에게 투런 홈런(시즌 3호)을 잇따라 허용하며 무너졌다. 불과 12일 전 9이닝을 던지며 단 하나의 안타도 맞지 않았던 마야는 3이닝 동안 홈런 3개를 포함해 8피안타 11실점(11자책)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첫 두 타석에서 각각 3점 홈런과 만루 홈런을 터트린 유한준은 단 두 번의 타석 만에 7타점을 쓸어 담았다. 하지만 3회초 김현수의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는 과정에서 무릎에 통증을 느끼고 교체됐다. 2번 2루수로 출전한 김지수는 3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보내기 번트 실패, 야수 선택, 볼넷 등으로 출루해 3번이나 홈을 밟았다.

반면에 두산은 선발 마야가 3이닝 11자책으로 무너지면서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무너졌다. 허리 부상에서 돌아온 외국인 타자 잭 루츠는 6번 1루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2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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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넥센 히어로즈 유한준 노히트노런 유네스키 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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