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홍준표 경남지사가 혐의를 거듭 부인하면서 거취를 묻는 질문에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홍 지사는 21일 아침 출근길에 경남도청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답했다.
한 기자가 "특별히 거취 표명에 대해 다른 말씀이 없으신 것으로 이해해도 되겠습니까"라고 물었고, 이에 홍 지사는 "거취는 참 그 이야기 하는 게 불쾌합니다"라고 말한 뒤 "어느 언론사죠?"라고 물었다.
홍 지사는 "그것은 임명직의 문제이지 선출직의 문제는 재판이 확정될 때까지 거취 표명 묻는 것은 불쾌한 이야기입니다"라며 "그것은 관례도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홍 지사는 "국회의원이 그럼 기소돼서 거취 표명하는 일이 있습니까? 선출직들이 선거법 위반 연루돼서 재판 확정까지 거취 표명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성완종 리스트가 터진 뒤 기자들은 거의 매일 아침마다 홍 지사의 출근길에 만나 이야기를 들어 왔다. 이날 홍 지사는 "아침마다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라며 "나중에 어떤 사실이 밝혀질지는 내가 단정 못합니다. 그러나 아침마다 이런 일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한 기자가 "이완구 총리 목 걸겠다고 하다가 사의 표명해서 국민적 의혹이 더 커진다"고 하자, 홍 지사는 "그것 때문에 처음부터 내가 그 얘기도 안 했습니까"라며 "내가 '이 시점에서 국민적 의혹 눈초리가 그리 있는데 무슨 이야기를 해본들 국민들이 믿겠나' 이 소리도 했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지사는 "그러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매일 이렇게 이야기해 본들 사실 관계는 검찰에서 밝힐 것으로 봅니다"라며 "그리 아시고 매일 아침 나와 본들 나한테는 더 이상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게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정치판 곳곳에 올무가 있다는 것을 20년 전 알았다"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홍 지사는 '정치판의 올무'라 표현했다. 홍 지사는 "내가 그 20년 전에 처음 정치를 할 때 선거법 위반이라는 올무를 뒤집어쓴 적이 있습니다. 정치판에는 곳곳에 올무가 있다는 것을 그때 알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도 성완종 리스트라는 올무에 내가 얽혀 있습니다, 그래서 왜 이런 올무에 얽히게 되었는지 그것을 요즈음 다시 한번 검토해보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홍 지사는 "구체적인 사실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를 해본들, 사실 이게 검찰에 가서 할 이야기를 언론에 이게 맞다 저게 맞다 그런 식으로 논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 싶어서 첫날 이야기 하는 것과 똑같습니다"라며 "첫날 내 기억을 더듬어서 이야기를 좀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성완종 전 회장의 녹취록이 <경향신문>에 나온 것과 관련해, 홍 지사는 "경향신문에 녹취록에 '한나라당을 사랑하기 때문에 홍준표한테 돈 줬다'고 했습니다"라며 "그런데 한나라당을 사랑하는 이유하고 홍준표한테 돈 주는 이유가 그게 연결이 되는지 납득하기 어려운 말씀들을 남기고 돌아가셨기 때문에 내가 왜 올무에 얽혔는지 그걸 지금 이유를 찾아보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수사를 어떻게 하든 간에 수사 기관에서 연락이 오면 수사 절차에 따를 수밖에 없게 돼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도정 수행과 관련해, 홍 지사는 "도정은 매일 챙기고 있습니다, 도정을 챙기고 있고 일도 정상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도정에 공백이 없습니다"라며 "그러니까 기자분들 매일 나와서 이렇게 계셔본들 내가 팩트에 대해서 더 이상 얘기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홍준표 지사는 2011년 옛 한나라당 대표 경선 때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 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