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지바롯데 마린스는 한국 선수들과 인연이 깊은 팀이다. 이승엽(삼성 라이온즈)이 아시아 홈런 신기록(56개)을 세우고 해외에 진출한 첫 팀이 지바롯데였고 한화 이글스의 김태균이 거쳐간 팀도 지바롯데였다.

지바롯데는 한국 선수들을 활용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하는 구단이기도 하다. 특히 김태균이 활약하던 2010년에는 모회사의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에서 김태균의 이름을 딴 햄버거가 출시돼 많은 인기를 얻기도 했다.

그리고 2015년 또 한 명의 한국인 선수가 지바롯데 유니폼을 입고 활약하고 있다. 뛰어난 실력에 잘생긴 외모까지 갖추고 있어 벌써부터 지바롯데의 새로운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강속구를 던지는 우완투수 이대은이 그 주인공이다.

빅리그 진출 실패한 이대은, 일본으로 방향전환

신일고 출신의 이대은은 고교 2학년 때까지만 해도 실전 투입이 거의 없었을 정도로 알려진 투수가 아니었다. 하지만 3학년 때 신일고를 대통령배 4강까지 진출시키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결국 이대은은 2007년 7월 시카고 컵스와 계약하며 미국무대에 도전했다. 당시 컵스는 이대은을 비롯해 투수 정수민, 내야수 이학주(템파베이 레이스), 외야수 하재훈 등 비슷한 또래의 한국 유망주들을 수집하던 시기였다.

이대은은 미국 진출 후 2008년 싱글A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했지만 그해 7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으며 1년 이상 실전 공백을 가졌다. 2013년까지 루키리그와 더블A를 오가던 이대은은 작년 시즌 드디어 트리플A무대를 밟았다.

트리플A에서 9경기에 등판한 이대은은 3승2패 3.75의 준수한 성적을 올리며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시즌이 끝날 때까지 끝내 빅리그의 부름을 받진 못했다. 마이너리그에서 7년 동안 활약한 이대은의 통산 성적은 40승37패4.08이었다.

KBO리그에는 무분별한 해외진출을 막기 위해 '국내 드래프트를 거치지 않고 해외구단과 계약을 맺은 선수는 해외 구단을 나온 후에도 2년 동안 국내 구단에 입단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다. 따라서 이대은 같은 경우는 컵스를 퇴단한 후에도 2년이 지나야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있다.

하지만 비교적 준수한 마이너리그 성적을 가지고 있던 이대은은 다른 길을 선택했다. 바로 일본 프로야구였다. 작년 시즌 외국인 선수 문제로 고민이 많았던 지바롯데는 연봉 5400만엔의 조건으로 이대은과 입단 계약을 맺었다.

뛰어난 실력에 잘생긴 외모까지, '스타 요소' 모두 갖춘 이대은

사실 고교 시절 엄청난 유망주도 아니었고 빅리그 진출에도 실패했기 때문에 이대은은 국내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무명에 가까운 선수다. 하지만 지바롯데는 트리플A까지의 과정을 거친 강속구 투수라면 비싸지 않은 가격에 충분히 영입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이대은은 시범경기에서 4경기에 등판해 13이닝 무자책으로 호투하며 지바롯데의 선발 로테이션에 이름을 올렸다. 지바롯데의 경우 작년 시즌 외국인 투수가 선발로 단 1이닝도 던지지 못한 팀이기 때문에 이대은의 가세는 구단 입장에서도 매우 반가운 일이다.

지난 3월29일 '디펜딩 챔피언'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상대로 일본 무대 데뷔전을 가진 이대은은 6.1이닝 동안 9피안타 9탈삼진 4실점으로 호투하며 첫 승을 따냈다. 이후 폭발적인 탈삼진 능력은 다소 떨어졌지만 한층 안정된 투구를 선보이며 지바롯데 선발진의 한 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특히 지난 18일 소프트뱅크와의 리턴매치에서는 7이닝 동안 8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기도 했다. 올 시즌 4경기에 등판한 이대은은 퍼시픽리그에서 다승 공동 2위(3승, 팀 내 1위), 탈삼진 5위(18개, 팀 내 1위), 평균자책점 17위(3.33, 팀 내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한 이대은은 훤칠한 외모와 뛰어난 성적으로 일본 야구팬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대은의 사진이 담긴 각종 캐릭터 상품들이 지바롯데의 홈구장인 QVC마린필드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야구를 통한 '한류의 바람'를 이끌고 있는 셈이다.

이대은과 지바롯데의 계약기간은 1년이다. 올 시즌 활약에 따라 거액의 연봉을 받고 일본 내 부자 구단으로 이적할 수도 있고 빅리그에 재도전할 수도 있다. 다만 27세의 나이에 아직 병역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이 걸림돌이다.

2004년 지바롯데에 진출할 당시 이승엽은 이미 결혼 3년 차의 유부남이었고 2010년의 김태균은 결혼을 약속한 아리따운 여자친구(김석류 전 아나운서)가 있었다. 하지만 이대은은 188cm 86kg의 건장한 체구에 시속 150km의 강속구를 던지는 꽃미남 총각 선수다. 앞으로도 이대은의 활약이 이어질수록 일본 프로야구 속 '한류의 바람'도 더욱 거세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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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프로야구 지바롯데 마린스 이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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