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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도에서 전복을 양식하고 있는 윤인범 씨가 관리선을 타고 전복 양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청산도에서 전복을 양식하고 있는 윤인범 씨가 관리선을 타고 전복 양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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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상과 달리 꽤나 외향적이었다. 마을의 어르신들과 부담 없이 지냈다. 선배, 후배들과도 마찬가지였다. 친화력이 좋아 보였다. 매사에 적극적이고 활동적이었다. 전복 양식장이 어디에 있는지 물었더니, 바로 관리선으로 안내했다. 배를 타고 가서 보여주겠다는 것이었다.

"적성에 안 맞았어요. 몇 달간 직장생활을 해봤는데, 제 일이 아니더라고요. 저는 제 몸을 부려서 일을 하는 게 좋아요.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서 일하고, 함께 노는 것도 좋아하고요. 지금 일이 맞는 것 같아요."

윤인범(30)씨의 말이다. 윤씨는 고향 완도 청산도에서 전복 양식을 하고 있다. 그의 전복 양식장은 지리 앞바다에 있다. 완도항에서 청산도로 들어가는 길에 보이는 도청항 왼편의 양식어장이다. 윤씨를 지난 8일 만났다.

전복 양식장에 도착한 윤인범 씨가 겉옷을 벗어놓은 채 그물망을 들어올리고 있다.
 전복 양식장에 도착한 윤인범 씨가 겉옷을 벗어놓은 채 그물망을 들어올리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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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범 씨가 양식장에서 꺼낸 전복을 들어보이며 전복양식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윤인범 씨가 양식장에서 꺼낸 전복을 들어보이며 전복양식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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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씨가 운영하는 양식장의 규모는 전복 3㏊에 다시마 1㏊다. 전복은 가로와 세로 각 2.2m짜리 2000여 칸을 운영하고 있다. 1칸에는 전복 1800∼2000미가 들어 있다. 크기가 작은 치패는 3000미 정도 들어 있다. 다시마는 전복의 먹이로 쓰려고 기른다.

윤씨는 완도수산고 양식과를 졸업하고 전남대학교(여수캠퍼스)에서 양식생물학을 전공했다. 학교에 다니면서도 방학을 하면 청산도에 들어와 아버지의 어업과 양식 일을 거들었다. 일도 열심히 배웠다.

대학 4학년 때엔 남해수산연구소에서 인턴으로 일을 했다. 1년 계약직으로 일을 시작했는데, 9개월 만에 그만뒀다. 일이 지루하고 재미가 없었다. 이왕 고향으로 돌아갈 거라면 하루라도 빨리 들어가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윤임범 씨가 청산도 지리 앞바다에 설치한 전복 양식장. 이 양식장이 그의 청혼 장소이기도 하다.
 윤임범 씨가 청산도 지리 앞바다에 설치한 전복 양식장. 이 양식장이 그의 청혼 장소이기도 하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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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과 동시에 고향 청산도로 돌아왔다. 지난 2009년이었다. 부모의 도움과 금융기관의 융자를 받아 전복 양식을 시작했다. 어업인후계자와 수산경영인으로 활동을 하며 협회에 가입했다. 한국수산벤처대학에도 다녔다. 전복양식 분야의 최고를 꿈꾸며 전문 지식과 기술을 부지런히 익혔다.

"전복양식장에서 청혼을 했어요. 처음에는 시큰둥하더니 받아주더라고요. 청산도의 아름다운 풍경이 한 몫 한 것 같습니다. 지금은 3살짜리 아들을 두고 있고요. 5월 초에 둘째가 태어날 예정입니다."

윤씨는 전복 양식을 하면서 광주에 사는 동갑내기 처자(최미정)를 만나 혼인을 했다. 혼인과 함께 생활이 한층 안정됐다. 급하던 성격도 차분해지고 생각도 깊어졌다는 게 그의 얘기다. 결혼 이후 전복 양식에만 매달릴 수 있었다.

윤인범 씨가 키운 전복. 깨끗한 청산도의 바다에서 키운 것이다.
 윤인범 씨가 키운 전복. 깨끗한 청산도의 바다에서 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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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범 씨가 건져올린 청산도 전복. 군침이 절로 넘어간다.
 윤인범 씨가 건져올린 청산도 전복. 군침이 절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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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씨는 자신이 생산한 전복의 80%를 수출하고 있다. 중개상을 통해 일본으로 보낸다. 일본에서도 청정해역 청산도산이라며 환영을 받고 있다. 일본의 소비자들이 좋아한다. 나머지는 국내 소비자와 직거래를 한다.

"앞으로 전복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 보려고요. 전복으로 저와 제 가족의 알찬 미래를 꿈꾸고 싶고요. 전복 양식이 잘 되면 청산도는 물론 어촌도 활성화될 것으로 믿습니다. 지역 발전도 가능할 것이고요."

청산도에서 전복 양식을 하고 있는 윤씨가 꿈꾸는 미래다. 관리선을 몰고 도청항으로 들어가는 그의 얼굴에 해맑은 미소가 그려진다. 

청산도 지리 앞바다의 전복양식장. 어민들이 양식장에 다시마를 공급해 주고 있다. 다시마는 전복의 먹이다.
 청산도 지리 앞바다의 전복양식장. 어민들이 양식장에 다시마를 공급해 주고 있다. 다시마는 전복의 먹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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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전복 양식장을 보여준 윤인범 씨가 다시 관리선을 몰아 청산도 도청항으로 향하고 있다. 그의 얼굴에서 해맑은 웃음이 엿보인다.
 자신의 전복 양식장을 보여준 윤인범 씨가 다시 관리선을 몰아 청산도 도청항으로 향하고 있다. 그의 얼굴에서 해맑은 웃음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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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전복양식, #윤인범, #청산도, #청산도전복, #전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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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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