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LG트윈스에서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하고 있는 선수는 단연 정성훈이다. 정성훈은 타율 (.429, 전체 1위), 최다 안타(24개, 공동 1위), 타점(12개), OPS(1.125), 득점권 타율(.455)에서 모두 팀 내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보물처럼 아껴야 할 정성훈이 수비에서는 본의 아니게 적지 않은 혹사(?)를 당하고 있다. 지난해 시즌 1루수로 변신했던 정성훈은 올해 3루수로 시즌을 시작했다가 지금은 상황에 따라 1루와 3루를 번갈아 가며 출전하고 있다.

올해 나이 36세, 프로 17년 차의 노장인 정성훈이 풀타임을 무리 없이 소화하기 위해서는 체력 관리가 필수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정성훈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는 2년 차 내야수 양석환의 등장은 LG에게는 매우 반가운 일이다.

한나한의 부상으로 틀어진 LG 내야진 구상

지난해 시즌 성공적인 1루 변신을 했던 정성훈이 다시 3루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인 원인은 바로 외국인 선수 잭 한나한의 부재 때문이다. LG는 지난해 12월 빅리그에서 8년 동안 614경기에 출전했던 3루수 한나한을 100만 달러의 연봉을 주고 영입했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절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의 팀 동료로도 널리 알려진 한나한은 수비력만큼은 메이저리그 내에서도 손꼽히는 선수다. 빅리그에서는 타격이 다소 약했지만, KBO리그에서는 적응만 잘 하면 상·하위 타선의 연결 고리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양상문 감독은 한나한을 영입하면서 지난해 시즌 3루수로 변신했던 손주인을 다시 2루로 돌려 보내고 내야 요원이었던 김용의를 외야수로 변신시켰다. 한마디로 한나한이 3루를 지켜 준다는 전제 하에 올 시즌 내야진을 구성한 것이다.

하지만 양상문 감독의 내야 구상은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무너지고 말았다. 한나한은 스프링캠프에서 종아리 근육통으로 훈련 및 연습 경기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며 조기 귀국하더니 시범 경기마저도 통째로 거르고 말았다.

결국 한나한은 LG의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고 LG가 17경기를 치른 현재까지도 1군은커녕 퓨처스리그에서 조차 실전 투입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10개 구단 외국인 타자 중 데뷔전조차 치르지 못한 선수는 한나한이 유일하다.

순식간에 핫코너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LG는 급한 대로 정성훈을 3루로 돌려 시즌을 맞았다. 정성훈은 3루수로 출전한 8경기에서 실책 없이 투타에서 좋은 성적을 유지했지만, 아무래도 3루 수비는 노장 정성훈에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나한의 복귀 시점이 요원한 상황에서 정성훈의 수비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대안이 등장했다. 바로 2년 차 신예 양석환이다.

정성훈의 수비 양석환의 등장 부담을 덜어준 2년 차 3루수

양석환은 동국대 시절 대학야구선수권대회에서 MVP에 올랐을 정도로 대학 야구를 대표하는 3루수로 활약했다.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대졸 야수로는 비교적 높은 순번인 2차 3라운드(전체 28순위)로 LG에 입단했다(계약금 9000만 원).

나름 기대주라는 평가를 받으며 프로 무대에 입성했지만, 1군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양석환은 작년 시즌 1군에서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한 채 루키 시즌을 마쳤다. 퓨처스리그에서는 9홈런을 때려내며 장타력을 뽐냈지만 타율이 .240으로 저조했다.

하지만 양석환은 철치부심하며 겨우내 많은 훈련을 통해 시즌을 준비했고 시범 경기에서 타율 .471 1홈런 5타점으로 맹활약하며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다. 첫 4경기에서는 정성훈의 백업으로 활약하던 양석환은 지난 4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선발 데뷔전을 가졌다.

양석환은 그 경기에서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양상문 감독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1루수로 기회를 받았던 거포 유망주 최승준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이후에는 꾸준히 주전 3루수로 출전하고 있다.

올 시즌 14경기에 출전한 양석환은 타율 .282 1홈런 5타점을 기록하며 하위 타선에서 쏠쏠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11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3안타를 터트렸고, 지난 17일 SK와이번스전에서는 프로 데뷔 후 첫 홈런을 신고하기도 했다.

지난 9일 한화전에서는 경기 후반 1루수로 자리를 옮겼다가 9회말 뼈아픈 끝내기 실책을 저지르기도 했지만 양석환에게 1루가 익숙치 않은 포지션임을 고려하면 수비에서도 썩 나쁘지 않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양석환은 3루수로 출전한 11경기에서 100%의 수비율을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반가운 일은 양석환이 점점 고령화되고 있는 LG 야수진에서 오랜만에 등장한 만 23세의 유망주라는 점이다. 비록 LG는 올 시즌 초반 하위권에 머물러 있지만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양석환의 기량을 지켜보는 것은 LG팬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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