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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완상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 "너무나 억울하게 대한민국 정부의 '갑질'과 시장의 '갑질'을 통해 국민들이 죽게 되었다"고 말했다. 한 전 총재는 19일 한국기독교 장로회 창원 한 교회에서 열린 '세월호 1주기 추모 예배'에서 "예수의 마음과 세월호의 아픔"에 대해 말했다.

세월호 참사는 일제강점기와 남북분단에 이은 민족·민중의 아픔이라고 했다. 그는 "세월호를 사건으로 보는 시각은 잘못이다, 일제강점기와 분단 고통과 함께 역사의 아픔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 장로회 창원 한교회에서 19일 열린 "세월호 1주기 추모 예배"에서 한완상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예수의 마음과 세월호의 아픔"에 대해 이야기 했다.
 한국기독교 장로회 창원 한교회에서 19일 열린 "세월호 1주기 추모 예배"에서 한완상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예수의 마음과 세월호의 아픔"에 대해 이야기 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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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완상 "세월호, 대한민국 정부와 시장의 갑질에 국민이 죽어"

한 전 총재는 "동학농민항쟁이 났을 때, 동학농민의 정당한 요구를 총칼로 짓밟았다, 그 때 다 썩어빠진 조선조 국가의 갑질에다 일본 군국주의자들의 갑질 때문이었다"며 "그 때 민족의 분노를 집약적으로 표출한 게 3․1 만세사건이었고, 지리적으로 보면 교회를 중심으로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해방이 되었지만 민족과 민중은 광복과 해방을 한번도 겪어 보지 못하고 분단이 되었다, 3년간 숱한 동포들이 죽고 냉전이 되었다, 냉전이 열전보다 더 비용이 적게 드는 게 아니고 더 고통스럽다"며 "지난 120년간 민족과 민중의 고통이 해방되고 나서 세월호의 모습으로 집약적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한 전 총재는 "세월호는 침몰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운명이 있었고, 그 배에 타면 죽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몰랐다, 정부라는 갑과 시장이라는 갑이 결탁해서 20년된 배를 수입하지 말아야 하는데 했던 것이고, 국가가 온전하게 관리하지 못했다"며 "정부가 민주국가로서 공정성과 공익성을 갖고 있었다면 그럴 수 없다, 거기다가 그 배가 실을 수 있는 짐보다 더 많이 실었다, 국가와 시장의 갑질이 자기들의 주인인 국민을 죽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사고의 경우 많은 인명 피해가 나더라도 잔인하지 않은 이유는 순식간에 일어나고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세월호는 배에 탄 많은 사람이 죽는 과정을 그야말로, 참으로 국민들이 다 지켜보는 가운데 안타깝게 죽어갔다"며 "타이타닉호도 침몰하고 나서 알았다, 그런데 우리는 세월호 침몰을 집에서, 사무실에서 텔레비전으로 지켜보았던 것"이라 덧붙였다.

한국기독교 장로회 창원 한교회에서 19일 열린 "세월호 1주기 추모 예배"에서 한완상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예수의 마음과 세월호의 아픔"에 대해 이야기 했다.
 한국기독교 장로회 창원 한교회에서 19일 열린 "세월호 1주기 추모 예배"에서 한완상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예수의 마음과 세월호의 아픔"에 대해 이야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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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 총재는 "그러는 과정에서 배에 탄 사람들은 기다리라는 말만 듣고 순종하면서 죽어갔다, 가족들은 말할 것도 없고 국민들은 그 생각만 하면 지금 어떤 생각이 들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나 국가기관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사실, 이것이 엄청난 일"이라며 "국가는 아무 일도 못했고, 한 생명도 살리지 못했다, 선거 때만 되면 그렇게 잘하겠다고 하더니 말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는 무능, 무책임, 무치(無恥)다"며 "무능과 무책임은 이해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부끄러운 줄 모른다는 것이 더 문제다, 부끄러움을 모르면 짐승과 같다, 짐승한테 책임을 묻지 않는다, 짐승과 사람의 본질적 차이는 부끄러움이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는 무능, 무책임, 무치... 부끄러움 모르면 짐승"

그는 과거 민주화운동 당시도 거론했다. 한 전 총재는 "파출소는 얼마나 많나, 옛날에 민주화 운동할 때 사람들이 경찰에 잡히지 않으려고 얼마나 숨어서 다녔나, 그 때 그렇게 많이 강조했던 국가는 세월호 때 왜 없었나"라며 "국가권력을 하루 아침에 상실한 것이고, 그런 국가권력은 영원히 없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세월호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단식했을 때 그 옆에서 '폭식'했던 사람들을 언급한 한 전 총재는 "폭식하는 모습을 보면서 '악의 모습'을 보았다"며 "악을 방조하는 듯한 국가권력도 문제"라고 말했다.

한 전 총재는 "세월호는 대한민국 국가와 시장의 갑질들이 공공성과 공정성, 감동성이 없었음을 보여주었고, 정말 우리가 민주와 평화를 위해 가야할 길이 많구나 하는 걸 알게 해 주었다"고 말했다.

경쟁교육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아이들은 한국의 경쟁교육에 시달리다보니 세월호 타고 제주도에 가서 좀 쉬고 싶어서 간 것이다, 그야말로 서민의 아이들이다"고 말했다.

한완상 전 총재는 "304인은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생물학적으로는 죽었지만, 사회적으로 역사적으로 절대 죽지 않았다, 유관순 열사가 생물학적으로는 죽었지만 정신은 살아 있듯이, 세월호 정신은 영원히 살아 있다"며 "세월호에서 죽은 사람들은, 그 아픔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 전 총재에 이어 고 이창현(안산 단원고 2-4반) 군의 아버지인 이남석 집사가 '유가족 증언'을 하기도 했다. 또 참가자들은 한국기독교 장로회(총회장 황용대)가 지난 14일 발표했던 '세월호 1주기 성명서'를 함께 읽기도 했다.

주문환 집사는 "작년 8월 30일 우리는 이곳에서 기도회를 열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수사권·기소권을 요구해서 성역없는 수사를 하자고 외쳤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자고 기도했다"며 "그리고 유가족의 찢어진 가슴에 못을 박는 발언을 하지 말자고 기도했다, 그런데 지금 아무 것도 바뀐 게 없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 장로회 창원 한교회에서는 19일 "세월호 1주기 추모 예배"를 열었다.
 한국기독교 장로회 창원 한교회에서는 19일 "세월호 1주기 추모 예배"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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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세월호 참사, #한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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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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