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현역 최다 홈런 타자인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가 역대 홈런 순위를 한 단계 넘을 수 있는 기록에 두 걸음 더 다가섰다. 로드리게스는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원정 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하여 뜨거운 타격감을 이어갔다.

홈런은 첫 타석부터 시작되었다. 2회초 공격에서 선두타자로 나온 로드리게스는 탬파베이의 선발투수 네이트 칸스의 속구를 잡아 당겨 비거리 152m 짜리 대형 홈런을 작렬했다(1-0). 외야 관중석 중에서도 상당히 높은 곳까지 날아간 이 타구는 로드리게스의 시즌 3호 및 통산 657호 홈런이었다. 큼지막한 타구를 날린 로드리게스는 방망이를 휘두른 뒤 공이 날아가는 방향을 잠시 쳐다보고 나서 베이스를 한 바퀴 돌았다.

로드리게스의 홈런으로 앞서가기 시작한 양키스는 4회초 공격에서 스티븐 드류의 솔로 홈런을 추가하며 여유 있게 앞서가는 듯 했다(2-0). 그러나 4회초 공격에서 로드리게스가 3루 땅볼로 물러났고, 선발투수 아담 워렌이 급격히 흔들렸다.

워렌은 4회말 선두타자 아스드루발 카브레라를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탬파베이의 간판타자 에반 롱고리아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하면서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워렌은 데스몬드 제닝스를 풀 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으로 내보내고 이어서 알랜 딕스트라에게 스리런 홈런을 허용하며 순식간에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2-3).

워렌은 안정을 찾지 못하고 게다가 로간 포사이드에게 백투백 홈런까지 맞으면서 점수는 더 벌어졌다(2-4). 팀 베컴은 유격수 라인드라이브로 잡았지만 바비 윌슨에게 또 볼넷을 허용했다. 이후 케빈 키어마이어를 2루 땅볼로 잡고 이닝을 마무리했지만 양키스의 조 지라디 감독은 더 이상 워렌을 믿지 못하고 5회부터 투수를 에스밀 로저스로 바꿨다.

양키스는 6회초에 다시 반격하여 동점에 성공했다. 2번째 타자로 나온 브라이언 맥캔이 볼넷을 얻어 출루한 뒤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선 로드리게스가 탬파베이의 2번째 투수 에르네스토 프리에리의 속구를 잡아 당겨 두 번째 홈런을 기록한 것이다(4-4). 좌측 담장으로 빠르게 넘어가는 라인드라이브 홈런은 로드리게스의 시즌 4호 및 통산 658호 홈런이 되었다.

로드리게스는 8회초 4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선두타자 카를로스 벨트란이 탬파베이의 4번째 투수 케빈 젭센을 상대로 안타로 출루하며 기회를 만들었고, 대주자 브렛 가드너는 로드리게스의 타석 때 도루를 시도하여 2사 2루가 되었다. 여기서 로드리게스는 젭센의 변화구를 가볍게 걷어 올리며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날리며 이 날의 승리 타점까지 만들어냈다(5-4).

이날 수훈선수가 된 로드리게스는 시즌 4개의 홈런과 함께 시즌 타율을 0.344까지 끌어 올렸다. 출루율 역시 0.432로, 장타율이 0.781이나 되어 이 둘을 합한 OPS는 무려 1.213에 달한다. 양키스 선발투수 워렌은 4이닝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패전 위기에서 벗어났고(80구), 탬파베이 선발 칸스는 5이닝 2피안타 4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으나 로드리게스에 의해 승리가 날아갔다(106구).

로드리게스가 멀티 홈런을 기록한 것은 부상을 당하기 전이었던 2012년 5월 24일 이후 처음이었다. 이후 로드리게스는 엉덩이 등에 부상을 입고 장기간 결장했으며, 2013년에는 바이오 제네시스 스캔들까지 연루되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200경기가 넘는 출전 정지 징계를 내리자 이에 항소하고 2013년 남은 시즌 경기에 출전했으나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기에 멀티 홈런 경기는커녕 그해에 7개의 홈런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로드리게스는 이후 항소를 해제하고 2014년 162경기 및 포스트 시즌 출전 정지 징계를 소화했다. 그리고 철저하게 몸을 만들며 시즌을 준비했고 속죄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로드리게스는 이날의 멀티 홈런으로 역대 4위 윌리 메이스(660개)와의 격차를 단 2개로 줄였다.

현재 페이스를 감안하면 로드리게스는 4월 중 홈런 기록과 관련된 보너스를 챙길 수 있을 전망이다. 로드리게스는 양키스와의 계약이 남은 3년 동안 메이스를 포함하여 베이브 루스(714개), 행크 애런(755개), 배리 본즈(762개)와 동률을 이뤘을 경우에 각각 600만 달러 씩 보너스를 받으며, 763호 홈런을 기록할 경우에도 보너스 600만 달러를 받는다. 과거의 징계 사유를 완전히 용서 받을 수도, 모든 팬들로부터 용서 받을 수도 없겠지만 로드리게스의 속죄 시즌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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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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